2024-07-30 10:00

특별기고/ 선박관리산업 현주소 ‘떠나는 감독직’ (3)

DSI마리타임파트너스 이상조 대표
문제를 알면 해결책이 보인다


▲워라밸  ▲자긍심 하락 ▲보상 구조 불만 ▲해외 이전 이 4개의 블록 중 하나만 빼내더라도 기술 관리의 기반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선박관리업의 해외 이전(글의 취지를 고려하여)을 제외하고 각각의 세부적인 방안을 설명해 보겠다.

 


1. 워라밸 개선

감독 1명이 관리하는 척수를 줄여라.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국내에서 감독이 담당하는 척수를 명문화하여 정하고 있는 회사는 없다. 선대의 증가에 따라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도 감소할 수도(극히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등급(경력)에 따라 소폭 차등을 두고, 일시적으로 척수가 증가할 경우, 증가 척수에 대한 보상 체계를 별도로 두면 된다. (기한을 정하되 “미안하다, 부탁한다”고 말이라도 하라.) 보조 감독을 두고 감독의 서류 업무를 지원하거나 감독 결원 시 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성공한 케이스를 별로 보지 못했다. 따라서, 권하고 싶진 않다. 

척수를 줄이는 방법에 한계는 있다. 감독은 선박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일인 만큼 24시간 운항하는 선박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일과 삶의 불균형을 100% 해소하는 건 어렵다. 

앞서 말했듯 박탈감이 ‘상대적인 감정’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척수를 줄이는 건 그 약효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

2. 자긍심 향상

권한은 축소되고 책임은 그대로인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리, 검사 정도를 감독이 담당하고 예산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까지 구매 부서로 이관되어 버린 상황이다.

무작정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부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부정이나 부패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된다면 감독에게 구매 권한을 부여하더라도 윤리 경영과 업무 효율을 달성하면서 감독들이 가진 자괴감이나 박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가령 구매 기획이나 해사 기획 부서에서 명확한 기준을 통해 거래처를 선정하고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사후 검증(샘플링)을 시행하면 된다. 

선원에 대한 평가와 배승(配乘 승선 배정) 권한 역시 마찬가지다. 해상 인사는 운영 계획/채용/양성/교육·훈련만을 담당하고 평가와 배승은 가장 그들과 가까이 있는 현장 감독들이 결정한다. 감독의 권한 확대는 자존감의 회복뿐 아니라 본선도, 고객도 감독을 중심으로 일원화된 소통과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므로 본선/감독/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3. 역할 기반 보상

가장 쉬운 얘기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급여를 많이 주라는 얘기다. 감독의 역할을 인정하고 그들이 가장 희소가치가 있다면 역할에 부합하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해외 관리회사 출신의 깨어 있는 후배의 자료를 살짝 인용해 보았다. 

LNG선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지만, 요즘 해외 취업의 경우 LNG선 외에 다른 선종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유의미한 자료로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돈을 많이 주면 되는 걸 누가 모르느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표에서 알 수 있듯 비슷한 관리수수료(관리회사 수입)를 원천으로 함에도 감독 연봉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건 눈여겨볼 지점이다.

<계속>

이상조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공학과를 졸업하고 벌크선과 자동차선에서 승선 근무했다. 배에서 내린 뒤 대형 선사와 선박관리 자회사에서 해사 업무를 담당해 오다 올해 선박관리회사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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