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 항만 혼잡이 크게 개선되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이 약 2년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 세계 34개 항로를 대상으로 조사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은 전월 대비 6.6%포인트(p)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이 50%대로 올라선 건 2020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역대 최저 기록인 1월 30.4%와 비교해 21.6%p나 급등했다. 10척 중 절반이 여전히 연착하는 셈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은 올해 1월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6월까지 30%대의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북미 서안항만의 물류 적체가 크게 해소되면서 7월 40%대를 회복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50%대로 올라섰다.
인력난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류대란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팬데믹 시기 공급망 위기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서안항만 체선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대기선박 수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0척을 기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100여 척의 선박이 항만 인근에 대기하며 적체가 극심했지만 현재는 물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안 항만 체선은 여전히 극심한 상태다. 11월 말 버지니아 서배너 휴스턴 등에는 40여 척의 선박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지연 도착은 3개월 연속 5일대를 기록했다. 올해 10월 평균 지연 도착 시간은 5.6일로 전월 대비 소폭 줄었다. 가장 지연이 심각했던 올해 1월 7.95일과 비교해 2.35일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 평균 지연도착일은 4.13일과 비교하면 1.47일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 운항정시율 21개월 연속 1위
10월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은 전년 또는 전월보다 모두 상승하며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다. 정시 운항률이 50%를 넘어선 선사는 3곳이었다.
덴마크 머스크는 56.4%의 정시율을 기록, 2020년 2월 이후 21개월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10월 제 때 도착한 비율도 전월 대비 3.2%p 상승하며 60%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2위를 기록한 스위스 MSC는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평균 정시율이 전년과 전월 대비 모두 상승했다. MSC가 스케줄에 맞춰 도착한 비율은 전월 대비 8.5%p, 전년 대비 22.0%p 뛰었다. 3위는 프랑스 CMA-CGM으로 전월 대비 5%p 상승한 50.5%로 집계됐다.
머스크 MSC CMA-CGM 등 3곳을 제외한 11곳의 선사들은 40%대의 정시율을 기록했다.
4위는 독일 함부르크수드로 전년과 비교해 11.8%p 오른 49.5%를, 5위 대만 에버그린은 전년 대비 34.3%p 오른 47.7%로 14개 선사 중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 HMM도 정시 운항률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HMM의 선박이 10월 제 때 도착한 비율은 46.5%로 전년과 비교해 27.5%p 상승했으며, 전월 대비 8.6%p 올랐다.
이 밖에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이스라엘 짐라인, 싱가포르 PIL, 대만 양밍해운 완하이라인, 일본 ONE(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독일 하파크로이트 등의 선사들도 정시 운항률이 상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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