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6 09:07

기획/ 中 컨테이너항만 시장지배력 커졌다…물동량 점유율 40% 육박

세계 100대 항만 컨테이너 처리량 7.2% 증가한 6억7600만TEU
타이베이·킹스턴·샌안토니오 등 3개 항만 세계 100위권 첫 진입


지난해 세계 해운 시장에 미치는 중국 항만의 영향력은 계속 커져가고 있다. 재작년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성장이 1.2%까지 둔화됐던 중국 항만은 1년 만에 해운 호황에 힘입어 다시 높은 성장 곡선을 그리며 되살아났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0대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6억3100TEU) 대비 7.2% 증가한 6억7600만TEU를 기록했다. 이 중 30대 항만의 전체 물동량은 전년 대비 6.8% 늘어난 4억5000만TEU로 집계됐다. 10대 항만 물동량도 5.8% 오른 2억6800TEU였다. 여기에 속한 중국 항만은 홍콩을 제외하고 모두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들 항만은 1년 전보다 6.8% 증가한 1억9300TEU로 집계됐다. 

100대 항만에 이름을 올린 중국 항만의 물동량 점유율도 39.1%로 전년 대비 10.5%p(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항만은 전년과 동일하게 총 25곳을 기록하며, 타 국가에 비해 여전히 가장 많았다. 이 중 과반수가 넘는 19개의 중국 항만이 물동량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타이창 진저우 옌타이 자싱 등 4개 항만은 중국 내수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항만네트워크 강화, 수입 품목에 대한 새로운 세관 정책 등에 힘입어 각각 35% 17% 11% 14%의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일궜다. 

반면 홍콩(-0.9%) 잉커우(-7.8%) 둥관(-0.6%) 푸저우(-6.5%) 등 6개 중국 항만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롄(-28.1%)과 취안저우(-13.5%) 등 2개 항만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띠며 유독 부진했다.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선과 중국 인근 항만간 인수합병 과정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발생한 게 영향을 끼쳤다.

 

佛 르아브르 등 일부 항만, 선박 대체 기항지로 반사이익 누려

12년 연속 컨테이너 최다 처리 항만인 상하이항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4703만TEU를 기록했다. 상하이항은 지난해 1월부터 월간 취급량이 400만TEU를 넘어서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작년 상반기(1~6월) 처리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8월엔 역대 최대 실적인 432만TEU를 달성했다.

2분기엔 코로나19 재확산세에 한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이 시기에 중국 당국의 상하이항 봉쇄 조치 여파로 이 항만은 4~5월 약 100만TEU 수준의 물동량 손실이 추정됐다. 이 시기에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효율성도 기존에 비해 25~50% 수준으로 떨어졌고, 선박 대기 시간도 3~4일 길어졌다. 다만 코로나 봉쇄 조치가 점차 완화됨에 따라 6월 초부터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했고, 하반기 들어선 기록적인 물동량 처리 실적을 내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어 2위 싱가포르항 3747만TEU(1.6%) 3위 닝보·저우산항 3107만TEU(8.2%) 4위 선전항 2876만8000만TEU(8.4%) 5위 광저우항 2418만TEU(2.9%) 6위 칭다오항 2371만TEU(7.7%) 순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은 사상 처음으로 컨테이너 물동량 3000만TEU를 넘어섰다.

이로써 상하이항과 싱가포르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3000만TEU를 처리한 항만으로 기록됐다. 닝보·저우산항은 지난해 컨테이너항로 수가 1년 전보다 27개 증가한 287개로 늘어났고, 27개 이상의 신규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물량이 증가하게 됐다. 

2위 자리를 놓고 닝보·저우산항과 힘겨루기를 했던 선전항은 순위 도약에 실패한 채 3위 자리에 머물렀다. 작년 6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옌톈항 부두 폐쇄 여파로 물동량이 두자릿수 감소세를 띠며 부진했다.

8위 톈진은 처음으로 2000만TEU 고지를 밟았다. 또한 세계 10대 항만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내며 승승장구했다. 최근 급성장 중인 아프리카(10%)와 동남아(7%) 지역의 물량이 강세를 보였고, 내수경제 활성화에 따른 피더서비스 활성화도 실적 성장의 배경이 됐다.

9위 홍콩항의 부진은 계속됐으나 감소폭은 둔화됐다. 홍콩항은 지난해 0.9% 줄어든 1779만8000TEU를 기록했다. 상하이 선전 등 인접한 중국 항만에 비해 항만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로테드담항은 지난해 아시아발 수입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1500만TEU를 경신했다. 이 항만은 6.6% 증가한 1530만TEU를 처리했다.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항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항만 적체 악화에 물량이 부진했다.

앤트워프항은 0.1% 소폭 떨어진 1202만TEU로 집계됐다. 이 항만은 올해 안에 제브뤼헤항과의 합병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통합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한 해 안트베르펜항과 제브뤼헤의 컨테이너 취급량은 1380만TEU였다. 이 중 제브뤼헤항은 180만TEU를 처리했다. 

독일 함부르크항과 영국 펠릭스토항은 항만 적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처리 실적 상승을 맛봤다. 함부르크항과 펠릭스토항은 각각 871만5000TEU 370만TEU를 처리, 2.0% 5.7% 늘어난 실적을 일궜다. 두 항만은 선사들의 선박 건너뛰기(스킵) 현상으로 기존의 기항지에서 이탈한 물량을 대신 처리하면서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프랑스 르아브르항도 같은 이유에서 추가 선박 90척이 기항하면서 물량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항만인 포트클랑와 탄중펠레파스도 선사들의 대체 기항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 항만의 물량은 각각 3.6% 14.3% 늘어난 1372만4000TEU 1120만TEU를 기록했다. 포트클랑항의 노스포트 터미널에선 작년에만 15개의 항로 서비스가 신설됐으며, 이로 인해 150개의 추가 임시 선박이 투입됐다.

베트남 까이멥항은 20% 이상의 물동량 증가폭을 보이며 동남아 최다 성장 항만으로 거듭났다. 까이멥항은 신규 항로 서비스 유치와 심해 터미널 운영 등에 힘입어 22.1% 성장한 538만5000TEU를 처리했다. 까이맵항의 최다 규모 터미널인 TCIT은 2년 연속 20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성과를 냈다.

또 다른 터미널인 CMIT에선 2M 짐라인 등 주요 선사들의 베트남-미국 항로 서비스를 신규 유치해 컨테이너 처리량이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운영을 개시한 게말링크(Gemalink) 심해 터미널에서 첫 해 80만TEU에 이르는 물동량 처리 실적을 냈다.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항은 항만 순위가 모두 한계단씩 올랐고, 물동량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LA항과 롱비치항은 각각 1067만8000TEU(15.9%) 938만4000TEU(15.7%)로 두자릿수 증가폭을 나타냈다. LA항은 사상 최초로 1000만TEU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욕·뉴저지항과 서배너항도 물동량 강세를 보였다. 이들은 각각 898만6000TEU 561만3000TEU로 18.5% 19.9% 상승했다. 다만 100대 항만에 이름을 올린 북미 항만 중 오클랜드항은 유일하게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항의 물동량은 244만8000TEU로 0.5% 소폭 떨어졌다. 북미 서안 항만 인근 체선 악화와 더불어 예정된 선박 기항이 대거 취소되면서 치명적인 수출 물동량 손실을 겪었다. 

팬데믹 이후 급성장 중인 문드라, 자와할랄네루 등 인도 주요 항만의 성장세도 매서웠다. 이들은 평균 20% 이상의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자와할랄네루항은 100대 항만 중 가장 많이 성장한 톱5 항만에 포함됐다.

문드라항과 자와할랄네루항의 물동량은 각각 666만TEU(17.7%) 563만TEU(26.0%)였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항만 인프라 시설 투자와 복합운송망 서비스 강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문드라항은 수심 26m 수준을 확보한 심해항으로서 대형 컨테이너선의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철도터미널 내 컨테이너 운송 등 잘 갖춰진 복합운송망을 기반으로 물량 처리 효율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복합운송망을 통한 컨테이너 물량 처리량은 38%까지 전년보다 6%p(포인트) 올랐다. 자와할랄네루항도 작년부터 소형 컨테이너 항만 내 철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복합운송망을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항만 처리 효율성을 높여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항만의 작년 선박 기항 수는 2103척으로 전년보다 무려 292척이나 늘어났다.

이 밖에 대만 타이베이(88위) 자메이카 킹스턴(93위) 칠레 샌안토니오(99위) 등 3개 항만이 처음으로 세계 100위권 항만에 진입했다. 지난해 물동량은 ▲타이베이 209만1000TEU(29.2%)  ▲킹스턴 200만4000TEU(22.9%) ▲샌안토니오 184만TEU(17.1%)로 집계됐다. 타이베이항은 대만의 최대 항만인 가오슝항의 적체 악화로 물량이 대거 이전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100대 항만에 속한 우리나라 3대 항만은 명암이 엇갈렸다. 부산항은 7위 자리를 수성한 반면 인천항과 광양항은 각각 전년보다 5계단 2계단 떨어진 60위 85위에 머물렀다. 부산항 물동량은 4% 오른 2269만TEU를 처리했다. 중국(5.2%) 미국(10.6%) 등 주요국의 교역량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환적 또한 러시아(30.6%) 등 인근 교역국과의 물량이 증가하면서 2% 상승한 1226만TEU로 집계됐다.

인천항은 세계 항만 순위에선 뒤처졌지만 물동량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항만은 2.5% 증가한 335만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개설된 중국·베트남 신규항로의 유치 효과가 영향을 끼쳤다. 반면 광양항은 1.6% 감소한 212만TEU를 처리했다. 

 

아시아 등 전 지역 물동량 강세…북미·중남미 두자릿수 성장

100대 항만을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51곳)에 과반수가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북유럽 지중해(남부유럽) 등 세 개 지역은 11곳을 명단에 올렸다. 이어 중남미 7곳, 중동 4곳, 아프리카 3곳, 오세아니아 2곳 순이었다.

아시아 항만의 물동량 처리 실적은 4억5500TEU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두 번째로 처리량이 많은 북유럽은 5.2% 성장한 6025만9000TEU를 신고했다. 이어 북미 5517만4000TEU(10.6%) 지중해 4211만2000TEU(6.7%) 중동 2487만8000TEU(5.4%) 중남미 2180만2000TEU(14.1%) 순이었다.

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물동량 1000만TEU 미만을 처리했다. 후순위에 속한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각각 915만7000TEU(9.9%) 567만1000TEU(5.2%)를 기록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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