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5 09:03

대한항공·아시아나, 상반기 영업실적 ‘악재 속 선방’

더딘 수요 회복세에 하반기 국내 항공업계 부담 가중


올해 상반기 글로벌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전 세계 각국의 국내선 수요 회복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영업 실적이 개선됐다. 화물사업도 한몫했다. 항공화물시장에 우호적인 수급환경이 조성되면서 화물운임 급등 수혜를 받아 이익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국제선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느린 상황이고, 고유가와 금리인상까지 겹쳐 단기차입금과 연료비 부담 등 항공업계의 어려운 경영 환경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고환율 장기화 추세에 외화환산손실로 인한 국내 항공업계의 피해가 점점 커질 거란 진단도 나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외형과 이익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2분기 들어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영업 비용 증가 등 수익성에 일부 부담 요소가 발생했지만, 계속된 고운임 추세와 국제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탑승률 상승 등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9% 오른 6조13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조5243억원 9804억원으로 4.7배(374.3%) 16배(1514.0%) 대폭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2조5566억원 영업이익 3882억원으로 각각 0.5배(48.9%) 4.6배(364%) 늘어났다. 순손실은 915억원을 기록,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적자 폭이 755억원 축소됐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도 상반기 외형이 늘고 영업 손실 폭이 축소됐다. 다만 중국 일본 등 주력 단거리 노선 운항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노선 탑승률도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연내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최근 항공사들의 여객 노선 공급 확대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8월 둘째주 국제 여객 이용객수는 48만4951명으로 전주 대비 2.5% 줄어들었다. 이 같은 비우호적 업황은 여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LCC 입장에선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상반기 매출을 키우고 영업 손실 폭을 줄였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제주항공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8% 오른 2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328억원 120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의 1568억원 1338억원에 비해 모두 축소됐다. 진에어도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93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614억원(전년比 1089억원) 597억원(1225억원)으로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제주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은 기존의 시장 전망치보다 20.3%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당초 예상했던 500억원보다 57억원 더 컸다. 티웨이항공의 매출액도 전망치보다 12.4% 후퇴했고 영업손실도 기존(207억)보다 350억원 늘어난 557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외형이 커지고 영업손실은 줄었으나 순손익은 악화됐다. 티웨이항공의 매출액은 66.6% 늘어난 15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688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109억 축소했다. 순손익은 84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의 795억원에 비해 더 악화됐다.

에어부산의 매출액은 69.2% 상승한 1348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57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의 967억원보다 줄었다. 순손실은 14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10억원)보다 더 커졌다.

치솟는 환율에 자금 바닥난 LCC ‘울상’…에어부산은 ‘완전자본잠식’

고환율 장기화 우려에 LCC를 포함한 국내 항공업계는 외화환산손실액이 늘어나고 있고, 단기 차입금 비중과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경영 부담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외화환산손실액은 각각 5057억원 579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2배(99.4%) 2.5배(146%) 올랐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약 2배씩 늘어난 260억원(108.7%) 224억원(99.6%)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3배(204.8%) 2.3배(134.5%) 오른 503억원 72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 또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3사는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부채비율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세자릿수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등 2사는 부채비율이 더 높아졌고, 에어부산의 경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p(포인트) 356%p 완화된 264% 863%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6544%로 무려 4528%p 급증했다. 진에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 441%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446%p 상승한 963%였다.

한편 재무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LCC는 그간의 유상증자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LCC들은 현금흐름 저하에 직면하면서 차입금 증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응해 왔다.

2021년 하반기 차입금 대응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22년 상반기 티웨이항공도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제주항공은 약 79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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