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3 09:35

기획/ ‘운임·물동량 사상최대’ 컨선사들 지난해 역대급 실적잔치

컨선사 10곳 이익폭 세자릿수 폭증…HMM 8배↑
평균 컨운임, 북미 2배·유럽 5배 ‘껑충’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컨테이너선사들이 지난해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일제히 신고했다. 2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운임이 치솟으면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선사 10곳 모두 이익 폭이 세 자릿수 폭증한 가운데, 우리나라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유럽항로 ‘컨’ 물동량 역대최대

지난해 원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보복 소비에 따른 수요 급증을 배경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2021년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2120만6300TEU로, 1년 전 1839만9000TEU에 견줘 15% 증가했다. 

북미수출항로 연간 물동량이 2000만TEU를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1위 중국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243만3000TEU를 미국으로 수송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고, 2위 베트남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35만TEU를 기록, 처음으로 200만TEU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해 110만3800TEU의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수출한 우리나라는 전년 96만1500TEU에서 15%가량 물동량을 늘리며, 사상 최초로 100만TEU 돌파에 성공했다.

유럽항로 물동량 역시 북미와 마찬가지로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706만9300TEU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동북아시아발은 7.4% 증가한 188만TEU, 중화권지역이 10.1% 증가한 1290만7100TEU로 집계됐다. 반면 동남아시아발 화물은 0.7% 감소한 228만1600TEU에 그쳤다.

해상운임도 양대 기간항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선사들의 영업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북미서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347달러를 기록, 전년 2719달러와 비교해 2배(97%) 뛰었다. 동안 운임 역시 전년 3587달러에서 2.4배(135%) 상승한 8434달러로 집계됐다. 

유럽항로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119달러를 기록, 전년 1204달러에서 5.1배(408%) 급등했다.

대만선사들 외형·내실 동시 사냥 성공

HMM은 지난해 운임 급등과 초대형선 투입 등에 효과에 힘입어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7조3770억원, 순이익 5조3370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의 9800억원 1230억원에서 영업이익은 7.5배(653%), 순이익은 43.3배(4239%) 폭증한 실적을 신고했다. 

매출액은 2020년 6조4130억원에서 지난해 13조7940억원으로 2.2배(115%)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53.5%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HMM은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항만 적체가 지속되면서 미주 유럽 등 전 항로에서 운임이 상승하는 등 시황이 크게 개선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대만 선사들도 지난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에버그린의 지난해 매출액은 2.4배(136.3%) 급증한 4894억700만대만달러(약 20조76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848억6200만대만달러(약 12조1000억원)를 거둬, 전년 동기 346억6800만대만달러에서 8.2배(721.7%) 폭증했다. 

양밍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3336억8700만대만달러(약 14조2000억원), 영업이익 2033억8500만대만달러(약 8조6300억원)를 각각 냈다.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 1512억7700만대만달러에서 2.2배(120.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4억6000만대만달러에서 10.5배(945.1%) 급증했다. 

완하이라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2.8배(178.5%) 증가한 2280만500만대만달러(약 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0배(898.8%) 폭증한 1276억7300만대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달성했다. 

 


일본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의 정기선 부문 통합법인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ONE은 2021 회계연도 4~12월에 전년 18억8200만달러에서 6.4배(536%) 급증한 119억7000만달러(약 14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도 96억7300만달러에서 216억6500만달러(약 26조3100억원)로 2.2배(124%) 증가했다. 

중국 코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3336억9400만위안(약 63조6400억원), 영업이익 1282억4200만위안(약 24조4600억원)을 각각 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95%, 영업이익은 9.2배(822%) 폭증했다. 

머스크 영업익 22조…6배↑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머스크는 영업보고서에서 지난해 해상운송 사업 부문은 매출액 482억3200만달러(약 58조6000억원)를 기록, 전년 291억7500만달러 대비 65.3% 성장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1억9600만달러에서 179억6300만달러(약 21조8200억원)로 5.6배(462%)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프랑스 선사 CMA CGM의 해운사업 매출은 88.5% 증가한 452억9000만달러(약 55조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6배(503.5%) 증가한 193억4100만달러(약 23조5000억원)를 달성했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111억1100만달러(약 13조5000억원), 순이익 107억5000만달러(약 13조1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15억100만달러에서 7.4배(640.2%)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으며, 순이익도 10억6800만달러에서 10배(906.6%) 개선된 실적을 냈다. 

이스라엘 짐라인은 58억1600만달러(약 7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억2200만달러에서 8.1배(705.5%) 성장했다. 순이익은 46억4900만달러(약 5조6500억원)로 전년 5억2400만달러에서 8.9배(787.2%) 증가했다.

짐라인, 화물 1개당 이익률 가장 높아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지난해 TEU당 평균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스위스 MSC, 홍콩 OOCL, 양밍해운을 제외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지난해 1100억달러(약 134조원)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시인텔은 “2010~2020년 영업이익 합계가 375억4000만달러(약 45조8200억원)였다. 즉, 2021년도 영업이익은 과거 10년간에 비해 3배로 증가한 것”이라며 “이것은 전례 없는 수준의 수익성”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TEU당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선사는 짐라인으로 1671달러를 기록, 전년 254달러 대비 6.6배(557%) 급증했다. 짐라인의 2018년 TEU당 평균 영업이익은 -8달러였지만 이듬해 54.2달러를 기록, 흑자 전환했다.

짐라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일군 선사는 HMM으로 TEU당 1575달러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7배(595%) 급증한 수치이며, 한화로 환산하면 TEU당 190만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3위 ONE의 TEU당 영업이익은 1136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하파크로이트와 CMA CGM의 TEU당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6배(563%) 5.7배(474%) 증가한 900달러 878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머스크는 전년 127달러 대비 5.4배(442%) 증가한 686달러를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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