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해운 매출액 70조원,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50만TEU를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HMM 관리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공정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해운공동행위 등의 질서 방안을 확립해 글로벌 해운업 리더 국가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발표한 2022년 업무보고에서 “선사들의 경영지원을 강화하고 스마트 해운물류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 해운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친환경선박 투자펀드 등 선박 확보 적극지원
올해로 해운재건 5년차를 맞는 정부는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 복원에 최선을 다해 세계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적선사의 신조선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HMM(옛 현대상선)은 과거 발주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지난해 유럽항로에 투입해 만선(滿船) 행진을 이어가는 성과를 거뒀다. HMM의 2만4000TEU급 12척과 1만6000TEU급 8척 배선에 이어 지난해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6척씩 나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정부는 올해 1만3000TEU급 12척의 신속한 설계·건조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총 21억달러 규모의 신조 프로그램과 친환경선박 투자펀드 등을 통해 국적선사의 추가 선박 확보도 적극 지원한다. 선박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규 건조 시 고속 감가상각률을 적용하는 선박 조세리스 제도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선사들의 경영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등과 협의해 선대·항로·물류기반 확대 등의 강화를 위해 HMM의 관리 체계를 검토하고, 동남아항로 국적선사 간 협력체인 ‘케이얼라이언스’의 안정적 운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자산 투자와 협력항로 확대 등을 지원한다.
특히 해운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해운 공동행위 관리·감독 체계 정립을 위해 올해 상반기 ‘해운시장 질서 확립방안’을 추진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해운공동행위 등에 대한 관계기관 역할 정립, 절차·기준 개편, 법령·규정 개정 등 질서 확립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한 해 물류대란으로 몸살을 앓은 수출업계를 위한 수송 지원도 다각도로 추진된다.
정부는 주요 항로에 월 4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우수선화주 인증기업(화주)의 법인세 감면 혜택과 계약이행보증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매출액 100억원 이하의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감면을 허용하고, 국적선사 이용 비중별 감면 혜택을 차등화한다.
중소화주에게도 항차별 900TEU 이상의 전용선복을 물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지원한다. 더불어 부산항 수출화물 보관 장소를 9550TEU에서 1만2050TEU로 확충하고, 40피트 컨테이너박스를 최대 1만개 추가 공급한다.
이 밖에 요소수 등 수급 원활화를 위해 해상운송·항만하역을 적시 지원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해 국가필수선대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적선사의 안정적인 전략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공기업 입찰·계약제도 개선과 종합심사낙찰제 2단계 시범사업 추진을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진해신항 개발 본격 착수…9개 선석 개발
스마트 해운물류시스템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자율운항선박과 관련해 2025년까지 핵심기술개발과 시험선박 건조, 실해역 실증 등 상용화 시스템 및 입출항 관제 등 스마트항만 연계시스템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자율운항선박 개발·상용화 촉진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한 수출입 물류데이터 통합관리·공유 플랫폼 운영을 개시하고, 블록체인 기반 항만 정보공유 플랫폼을 주요 항만으로 확산한다.
컨테이너 반출입 배차예약 등을 부산항은 올 상반기까지, 인천항 광양항 울산항은 하반기까지 완료한다. 이 밖에 인천항 부산항에 스마트공동물류센터를 조성하고 선박-항만-육상 간 물류 연계 최적화 시스템을 2025년까지 개발한다.
물동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항만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확충한다. 특히 부산항은 한국형 스마트 메가포트를 목표로 진해신항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2022년 기초조사 등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컨테이너부두 9개 선석을 개발할 예정이다.
광양항은 자동하역·이송기술 개발과 더불어 2026년까지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한국형 스마트항만 기술의 실증·상용화를 추진한다. 자동하역시스템은 내년까지, 자율협력주행 기반 화물이송시스템은 2024년까지 진행한다.
이 밖에 부산신항의 남컨테이너부두 3개 선석, 서컨테이너부두 5개 선석,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3개 선석, 광양항 석유화학부두 2개 선석 등도 차질 없이 개장 시켜 항만물류 운영 효율화를 제고할 계획이다.
항만배후단지는 2030년까지 여의도 면적 11배 규모(33㎢)를 공급해 지역 특화형 우수기업을 유치한다. 인천항 부산항 목포항 배후단지에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인천항 배후단지에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확대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제4차 항만배후단지 개발 종합계획을 올해 하반기 수립한다. 로테르담항과 바르셀로나항 프로볼링고항 등 해외 공동물류센터 완전 개장도 올해 이뤄져 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추가로 미국 베트남 등에도 물류거점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끝으로 정부는 ‘항만운송사업법령’을 개정해 검수·검량 등을 일괄 제공하는 항만종합서비스업을 신설하고 표준계약서 사용을 추진한다. 또 올해부터는 외항선에 공급하는 선용품·선박수리 용역을 수출로 인정해 수출금융 등을 지원하고, 항만연관산업에도 해양진흥공사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진공법’을 개정한다.
수출실적증명서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3월부터 무역협회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2022년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 극복과 국민경제 회복을 적극 지원하고, 해양수산 분야 탄소중립과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 및 어촌지역 활력 제고에 기틀의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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