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3 09:07

‘국내항 패싱 현실화’ 인천항 6개월 연속 내리막길…부산·광양항도 부진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7.4% 후퇴한 239만TEU…평택항 강세


글로벌 항만 물류대란으로 부산 인천 등 국내 주요항의 11월 물동량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인천항은 6개월 연속 물동량 감소세를 나타내며 유독 부진했다. 지난 3분기부터 선사들이 인천항을 기항하지 않고 건너뛰는 이른바 ‘인천항 패싱’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사들은 중국 등 다른 국가의 화주들이 보다 높은 운임을 제시하면서 인천항 대신 중국 등 인근 항만을 더 선호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천항과 주로 교역하는 동남아 지역의 항만들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세에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다. 물동량이 감소하기 시작한 올해 6~11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63만749TEU로 집계됐다. 이 중 인천항에서 처리된 중국 물동량은 6.7% 후퇴한 99만2098TEU를 처리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동월 대비 7.4% 감소한 239만30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물동량은 134만6000TEU로 5.4% 하락했으며, 수출과 수입은 각각 5.8% 4.9% 후퇴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4.9%) 일본(-4.9%) 중국(-2.9%) 등 주요 교역 대상국이 모두 감소했다. 환적은 9.9% 하락한 103만2000TEU를 처리했다.

부산항 물동량은 8개월 만에 내리막길에 진입했다. 이 항만은 전년 동기 대비 7.2% 줄어든 179만50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동량은 1년 전 같은 시기와 견줘 5.0% 후퇴한 80만8000TEU를 처리했다. 환적도 8.9% 하락한 98만7000TEU를 기록했다. 미국(18.3%↓) 일본(3.4%↓) 중국(13.1%↓) 등 주요 상위 교역국의 환적 물량이 감소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인천항은 6개월 연속 물동량 하락곡선을 그렸다. 월별 물동량을 보면 ▲6월 26만7640TEU  ▲7월 28만1000TEU ▲8월 27만4100TEU ▲9월 25만4000TEU로 전년 동기 대비 5.9% 4.8% 1.0% 11.6% 감소했다. 이달에는 10.6% 가라앉은 26만7000TEU를 거뒀다. 중국 공 컨테이너의 수출 감소로 수출입 물량은 6.7% 하락한 26만2000TEU를 처리했다. 

지난달 물동량 반등에 성공했던 광양항은 11월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신고했다. 광양항은 0.6% 소폭 감소한 18만2000TEU를 처리했다. 다만 수출입 물동량은 중국 물량 증가에 힘입어 14만4000TEU로 2.6% 증가했다. 환적물동량은 11.4% 부진한 3만8000TEU를 처리했다.

평택·당진항은 국내 주요항 중 유일하게 성장곡선을 그렸다. 이 항만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3.0% 증가한 7만96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물량은 3.2% 상승한 7만8800TEU로 집계됐고 환적은 소폭(32TEU) 줄어든 860TEU를 처리했다. 울산항은 22.2% 감소한 3만4300TEU에 그쳤다. 수출입은 22.9% 하락한 3만3400TEU, 환적은 61TEU 증가한 387TEU를 각각 기록했다.

 


유류 유연탄 등 비컨테이너 물동량 나홀로 증가세

지난해 11월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전체 항만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후퇴한 총 1억2848만t으로 집계됐다. 수출입과 연안 물동량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입은 세계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항만의 연쇄적 물류 적체 영향으로 1.9% 감소한 1억883만t을 기록했다. 연안은 광석 시멘트 물동량 감소로 1.3% 줄어든 1965만t을 처리했다.

이 중 비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은 총 8522만t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0.8% 소폭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와 유연탄은 전년 같은 시기보다 늘어난 반면 광석은 줄어 들었다.

유류는 석유가스 수입 물동량의 감소에도 원유 수입 물동량과 석유정제품 수출입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한 3743만t을 처리했다. 유연탄은 포항항 인천항의 수입 물동량 증가에 따라 5.2% 늘어난 1041만t으로 집계됐다. 반면 광석은 포항항 광양항 평택·당진항의 수입 물동량 감소로 13.2% 후퇴한 1091만t을 기록했다.

박영호 해수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세계 주요 항만의 연쇄적 적체로 11월의 경우 부산항의 전년 동월 대비 물동량이 다소 감소한 상황”이라면서 “11월 누계 수출입 물동량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해상물류 적체 상황이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터미널 장치율(컨테이너의 쌓여 있는 정도) 관리 및 수출화물 임시 보관 장소의 원활한 운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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