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0 14:06

북미항로/ 물류대란속 서·동안 컨운임 역대최고치 갈아치워

서안 평균운임 1년새 87% 상승…물동량은 두자릿수 증가


올 한 해 북미항로는 인력난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류 적체로 얼룩진 시간을 보냈다. 1분기 수에즈운하 여파로 선복 상황이 악화되면서 시작된 항만 혼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연말까지 사그라지지 않았다. 선사들의 스케줄 지연이 잇따르면서 선복이 크게 부족해지자 웃돈을 얹어가면서까지 화물을 선적하기 위한 화주들의 어려움도 계속됐다.

2020년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인 운임은 올해도 급등하며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00달러대였던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운임은 7월 5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2월10일 730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써내려갔다. 1월 초 4750달러로 스타트를 끊었던 동안 운임 역시 5월 7000달러 돌파에 이어 석 달도 안 돼 1만달러까지 넘어섰다.

올해 평균 운임도 크게 상승했다. 올해 1~11월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평균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5131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2744달러와 비교해 87%의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행 평균 운임 역시 FEU당 8157달러를 기록, 전년 3610달러에서 126%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등 서안에서 시작된 항만 적체는 하반기 동안으로 번지며 북미 전역이 물류대란으로 들썩였다. 뉴욕 서배너 등을 기항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동안에서도 물류 병목현상이 심화됐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들의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매달 100%를 기록, 선복 부족이 극심했다.

선사 관계자는 “서안과 동안의 주요 항만이 현재 매우 붐벼 선사들이 올해 대체 기항지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며 “화주들 역시 연초부터 연말까지 선적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극심했던 항만 적체는 연말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사그라들었지만, 내년에 또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A와 롱비치에서 입항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은 1월 50척에서 11월엔 90척에 달하며 물류 혼잡이 최고점에 달했다. 정점을 찍은 대기 선박은 12월 들어 30여 척으로 급감했다. LA·롱비치항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중무휴 24시간 체제 전환과 장기적체화물 벌금 도입 등이 체선 완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항만 체선이 완화되고 있는 북미항로는 내년 태평양해사협회(PMA)와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의 임금협상이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북미항로는 과거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진 서안항만 노사협상 장기화에 따른 항만 혼잡으로 체선이 극심했다. 특히 터코마와 시애틀 두 항만은 하역효율이 최대 50% 수준까지 곤두박질치기까지 했다. 내년 상반기 노사협상이 진통을 겪을 경우 또다시 항만 체선이 극심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북미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강세를 보였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2021년 1~10월 누계 물동량은 20% 증가한 1777만2400TEU로 집계됐다. 1위 중국은 18.8% 증가한 1033만TEU, 2위 베트남은 29% 증가한 205만3700TEU, 3위 우리나라는 20% 증가한 92만7300TEU를 각각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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