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0 09:05

세계 20대 컨항만 ‘코로나 효과’ 상반기 두자릿수 성장

美·中 항만 물동량 강세…LA·롱비치항 40% 넘는 최다 증가율 경신


코로나발 해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세계 20대 컨테이너 항만의 물동량이 전년보다 모두 증가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주요 항만은 상위 20위권 항만 중 가장 높은 물동량 증가율을 나타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최근 매서운 성장세를 보인 중국 항만도 광저우(9.4%)와 홍콩(1.8%)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물동량 증가세를 띠며 선전했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상위 20위권 컨테이너 항만의 전체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난 1억9266만TEU로 집계됐다. 이 중 전체 물동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10대 항만 물동량도 전년 같은 시기보다 15.7% 상승한 1억3559만TEU를 기록했다.

세계 1위 항만인 상하이항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오른 2294만5000TEU를 처리했다. 알파라이너 측은 상반기 이미 2300만TEU에 가까운 화물을 취급했으며, 올해 연간 4000만TEU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항은 올해 초부터 물동량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특히 1월엔  물동량 400만TEU를 넘어서며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춘절이 포함된 2월에도 처음으로 물동량 300만TEU를 돌파하며 호조세를 띠었다.

뒤를 이어 2위 싱가포르항 1873만1000TEU(5.0%) 3위 닝보·저우산항 1607만TEU(21.3%) 4위 선전항 1377만TEU(24.4%) 5위 광저우항 1177만TEU(9.4%) 6위 칭다오항 1166만TEU(12.9%) 순이었다. 선전항은 중국 주요 항만 가운데 최다 물동량 증가율인 24.4%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환적 항만인 부산항은 7위에 머물렀다.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1139만TEU를 기록했다. 부산항은 지난 2분기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물동량 성장을 일궜다. 다만 1분기 환적 등 물량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중국 인근 경쟁 항만들에 비해 물동량 증가폭이 크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홍콩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10위를 기록하며, 어느덧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지위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부산항과 마찬가지로 물동량 증가세에도 중국 인근 경쟁 항만들의 가파른 성장세에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항만의 상반기 물동량은 1.8% 오른 8769만TEU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재작년과 비교해보면 3.6% 떨어진 수치다.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LA와 롱비치항은 작년보다 한 단계 올라간 9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은 모두 4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상위 20위권 항만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두 항만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상승한 1018만TEU를 합작했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욕·뉴저지항은 한단계 상승한 18위로 도약했다. 이들은 상반기 30.6% 오른 440만TEU로 집계됐다. 재작년과 비교해봐도 20.3% 늘어났다. 최근 초대형 선박을 꾸준히 유치하고 배후 도로망 및 철도 등 연계시설을 포함한 부두 인프라를 확충한 게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유럽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올 상반기 물동량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순위 변동 없이 11위에 머물렀다. 로테르담항은 8.7% 증가한 761만TEU를 처리했다. 이 중 수출입 물량은 각각 363만5000TEU 336만1000TEU로 8.1% 9.2% 성장했다.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항은 순위 변동 없이 14위를 유지한 반면 독일 함부르크항은 한 단계 하락한 19위를 기록했다. 안트베르펜항(617만TEU)과 함부르크항(433만TEU)은 모두 전년 같은 시기보다 5% 이상 성장했다. 다만 재작년 기준으론 안트베르펜항 물동량은 5.6% 증가한 반면 함부르크항은 6.7% 감소했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상위권 20위에 속한 동남아시아 주요 항만도 물동량 강세를 이어갔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탄중펠레파스 및 태국 람차방 등 3개 항만은 모두 두 자릿수 물동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12위 포트클랑항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을 제치고 순위 쟁탈에 성공했다. 포트클랑항과 두바이항은 각각 700만TEU 690만TEU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0% 3.4% 증가했다. 탄중펠레파스와 람차방은 각각 556만TEU 426만TEU로 19.8% 12.0% 올랐다.

싱가포르 부산 등 환적 허브항 성장률 낮아

주요 환적 허브항은 올해 상반기 대체로 낮은 물동량 성장세를 나타내며 고전했다. 세계 10대 항만 중 가장 낮은 성장을 보인 3개 항만은 주요 환적 허브항인 홍콩(1.8%) 싱가포르(5.0%) 부산(6.0%) 순으로 꼽혔다. 중동과 북아시아를 대표하는 환적항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3.4%) 대만 가오슝(2.0%) 등도 상위 20위권에 속한 여타 다른 항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말레이시아 포트클랑(17.0%) 탄중펠레파스(19.8%) 등 동남아 환적 항만은 예외적으로 강세를 띠었다. 환적 물량 감소에도 코로나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물량 몰림 현상이 발생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라이너 측은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따른 지속적인 물류 공급망 혼선이 환적항 물량 감소로 직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항만 혼잡 가중으로 결항 등의 선박 운항 스케줄 조정이 계속되고 있어 한동안 환적항의 물동량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싱가포르해사항만청(MPA)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싱가포르항 인근 바다에서 대기 중인 선박이 최대 1주일까지 장기화됐으며, 포트클랑 등 말레이시아 항만에서도 3일 이상의 선박 대기 상황이 지속됐다. 알파라이너 관계자는 “현재의 고운임 추세는 물동량 증가보단 물류 공급망 혼란과 선복 부족 현상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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