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09:07

美서안항만 적체 다시 악화…컨처리기간 사상최고치 경신

7월 5.2일로, 1월 기록 뛰어넘어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미국 서부항만의 화물 적체가 해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다시 악화하고 있다. 

미국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 7월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두 항의 수입 컨테이너 평균 처리기간(dwell time)은 5.2일을 기록, 종전 최고치였던 올해 1월의 5.1일을 뛰어넘었다. 

두 항만의 화물 체류기간은 지난해 상반기 내내 2일대를 유지하다 하반기부터 악화일로를 달렸다. 지난해 7월 2.8일에서 8월 3일을 넘어섰고 9월엔 1년8개월 만에 4일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항만 혼잡은 더욱 심해져 지난해 12월 사상 최초로 5일을 돌파했고 올해 1월엔 5.1일을 기록하며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후 석 달간은 항만당국의 노력으로 적체가 완화되는 모습을 띠었다. 2월에 4.1일로 하루 정도가 떨어진 뒤 3월엔 3.77일로 개선됐고 4월엔 3.65일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5월 들어 3.96일을 기록,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6월엔 4.76일로 껑충 뛰었고 7월엔 혼잡이 더 심해지면서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미 서부항만에 하역된 컨테이너가 부두 밖으로 반출되는 시간이 석 달 새 사흘에서 닷새로 이틀가량 늘어난 셈이다. 

10%대까지 떨어졌던 장기 체류 화물 비율도 크게 뛰었다.  5일 이상 터미널에 머문 화물 비중은 지난 4월 13.1%까지 하락했다가 5월 15.5%로 반등한 데 이어 6월엔 23.6%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20% 선을 돌파했고 7월엔 26.7%로 상승했다. 지난 1월의 27.4%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6월에 비하면 무려 11배 이상 높은 수치다.

5일 이상 장기 체류 화물 비율은 지난해 6월 2.4%에서 한 달 뒤 5.7%로 늘어났고 8월 10%, 9월 20%를 연달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2월 이후 하락세로 꺾여 4월에 최근 11개월 사이 최저점을 찍었다. 

2월까지 7~8일 수준이었던 철도터미널 내 컨테이너 처리일수는 지난 3월 10일을 넘어선 뒤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중서부 시카고 철도터미널이 컨테이너수장비와 섀시 부족으로 복합운송망의 혼란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1개월 이상 화물이 묶이면서 보관료 상승 등 화주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까지 두 항만의 수입 적컨테이너 처리량은 총 689만4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2만4500TEU에 견줘 29.5% 급증했다. 

PMSA 측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생한 물동량 급증세가 끝을 보이지 않고 계속되면서 컨테이너가 항만터미널을 가득 채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터미널에 수입화물이 많이 쌓여 있을수록 근로자들은 수출화물을 실어보내려고 불필요한 작업을 하게 되고 터미널 혼잡도 덩달아 악화한다”고 현재의 터미널 상황을 설명했다. 

제시카 알바렌가 PMSA 매니저는 “물동량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터미널이 계속 가동되고 있지만 화주들은 제때 컨테이너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록적인 물동량과 항만 적체로 공급망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부두 노동자들은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에서 화물을 옮기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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