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8 09:09

MZ세대 리더십 앞세워 종합물류기업 도약 꿈꾼다

인터뷰/ HS해운 이창훈 대표이사
미얀마 중동 아프리카 등 NVOCC 대리점 사업 강화
내년 1000TEU급 컨선 근해항로 투입 계획


사업 재편과 과감한 투자로 외형과 내실을 크게 키운 HS해운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30대 젊은 나이에 HS해운을 인수한 이창훈 대표이사는 1000여대의 컨테이너 박스를 매입하고 해운물류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향후 지속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회사를 종합물류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한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운물류기업(NVOCC) 대리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주력인 미얀마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의 컨테이너서비스와 한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철도운송서비스, 국내 창고·포장사업 등에서 성장을 이뤄낸 뒤 근해항로에 선박을 직접 띄우겠다는 계획이다. 

“항해사로 근무하며 승선 당시 이 선박이 내 배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20대부터 가슴 속에 담아왔던 그 꿈을 실현하고자 직원들과 함께 힘을 계속 모으고 있다.”

‘좌초 위기’ 회사, 인수 세달만에 흑자전환 일궈

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항해사로 다년간 근무한 이 대표는 국적선사인 동진상선 수출영업부에서 근무한 뒤 2017년 HS해운을 인수하며 기업 경영자로 변신했다.

인수 당시 HS해운은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었다. 좌초 위기에 놓인 HS해운의 전망은 밝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어떻게든 회사를 다시 일으켜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직원들에게 반년만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줄 것을 당부하며 회사 재건에 팔을 걷어붙였다. 30대 젊은이도 충분히 회사 경영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강했기에 직원들은 믿고 기다렸다. 

결국 HS해운은 이 대표가 인수한 이후 석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순항 중이다.

회사를 인수한 뒤 이 대표는 가장 먼저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과 거래처를 과감히 정리했다. 이어 지난해 가격이 하락한 중고 컨테이너 장비를 대량 매입했다. 더불어 미얀마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기존 관리해오던 고객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영업력을 강화한 결과, 부채 해소는 물론 재작년부터 외형과 내실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컨테이너 박스 1000여대를 들여온 건 회사의 성장에 큰 보탬이 됐다.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구하기 어려운 컨테이너 박스의 매입 가격이 급등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코로나가 불어 닥친 지난해는 모두에게 위기였지만 컨테이너박스와 장비를 가격이 저렴한 시기에 구매한 건 회사에 호재가 됐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인력 확충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도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많아질수록 비용이 아닌 일이 더 늘어난다는 마음으로 인력 충원에 나섰다. 인수 당시 4명에 그쳤던 인력은 현재 14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직원을 2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필요하다면 인력을 과감히 뽑았다. 인력 투자는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신규 채용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의기투합해 회사의 성장을 이뤄낸 임직원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HS해운 임직원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대부분이다. 30대인 이 대표도 같은 세대다. 

직장생활을 경험했고 직원들과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탄력근무제, 청년채움공제,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보너스 및 인센티브 지급, 경조사 지원, 임금 인상, 사내 대출 지원 등의 복지 증진에 힘쓰고 있다. 

“직원들 아니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거다. 저의 욕심만 줄이면 된다. 월급쟁이 생활을 해보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가려운 부분을 안다. 같은 MZ세대라 그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직원들을 다 부자로 만들어주고 싶은 게 저의 목표 중 하나다.”(웃음) 

이 대표는 해외에 비해 인지도가 덜한 우리나라에서 NVOCC 대리점의 기회가 더욱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S해운은 NVOCC 대리점으로 선주에게서 선복을 용선하거나 구매해 자사가 소유한 컨테이너 장비를 사용해 수출입물류서비스를 벌인다. 

“배만 직접 운영을 안 할 뿐이지, 선복과 컨테이너박스를 가지고 있고 터미널 등의 계약은 선사들이 하는 업무와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NVOCC의 인지도가 약한 편이다. 

컨테이너도 소규모이고 해상을 주로 하는 NVOCC 전문기업도 거의 없다. 일부는 NVOCC 사업을 쉽게 생각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비전이 있다고 생각해 회사를 인수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됐다.”

 


부산-미얀마 주 2항차 서비스 제공

내전이나 국가 간 전쟁으로 다른 선사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지역은 HS해운에겐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미얀마 수단 예멘 아제르바이잔 아프가니스탄 등 정치학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벌여 주목받고 있다. 

또한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파키스탄 등 중동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의 위험이 없는 지역으로도 화물 수송이 가능한 ‘전천후 플레이어’다. 

이 대표는 위험이 클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그만큼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얀마는 HS해운이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장기화되고 있는 쿠데타 사태에도 화주들에게 변함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항 중단을 선언한 선사들과는 달리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서비스를 확대했다. 

과거 미얀마 선사인 파이브스타라인 대리점 역할을 하며 쌓았던 노하우와 원활한 컨테이너박스 공급을 기반으로 주 2항차의 만재화물(FCL화물) 소량화물(LCL화물)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선은 부산-싱가포르-양곤 순으로 우리나라에서 미얀마까지 약 20일이면 운송이 가능하다. 항만 시설이 열악해 대형선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1000TEU급 선박이 싱가포르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의 강점은 도착지인 양곤터미널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다른 터미널은 외곽에 위치한 반면, 저희가 이용하는 터미널은 공장들이 많이 인접해 있어 화주들이 선호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탄탄한 물류 네트워크도 HS해운의 강점 중 하나다. 

2008년 창립 이후 미얀마 파이브스타라인, 인도네시아 실카고컨테이너서비스, 파키스탄 엠케이쉬핑라인, 아랍에미리트(UAE) 시마텍쉬핑 등의 국내해운대리점을 맡았던 노하우가 있는 데다 대기업 파트너들과의 관계도 긴밀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 100여개국의 글로벌 선주사, 에이전트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의 향후 목표는 회사를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다. 

현재 HS해운은 우즈베키스탄 파트너와 협력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한 철도운송서비스를 주 2회 벌이고 있다. TCR는 부산과 칭다오 타슈켄트, TSR는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 타슈켄트를 연결한다. 

최근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미국 아마존과 협력해 한국발 중국·미국·유럽행 전자상거래 항공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상품을 중국 미국 유럽 소비자의 집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현재 임차 중인 컨테이너야드(CY)를 향후에 직접 매입해 부산 인천 등에서 운영하고 공격적인 M&A로 사업을 다변화해 포스트코로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특수화물 운송과 포장, 프로젝트물류, 육상운송 등을 강화해 종합물류기업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내년에는 자사선 1척을 직접 운항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컨테이너 장비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1000TEU급 중고선을 도입해 근해항로 취항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선 매입이나 용선을 통해 ‘HS해운’이 새겨진 선박을 근해항로에 투입할 방침이다. 원활한 취항을 위해 컨테이너박스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해나갈 자신이 있다. 20~30대가 이겨내기 쉽지 않은 시대이지만 젊은 사람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성장해 나가는 HS해운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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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ckichang
2021-06-28 16:40:36
같은 동문으로서 참으로 응원합니다 요즘 같은 어려운시기에 해운을 이끌수 있는 굳건한 CEO가 되세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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