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알헤시라스 >호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
세계 최다 선적량인 1만9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한 < HMM 알헤시라스 >호가 수에즈운하를 무사히 통과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 HMM 알헤시라스 >호가 수에즈운하를 25일 통과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홍해와 유럽의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는 선박 길이 400m, 넓이 77.5m로 통항을 제한하고 있다. < HMM 알헤시라스 >호의 길이는 399.9m, 넓이 61m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 중 역대 최대 선적량의 선박으로 기록됐다. < HMM 알헤시라스 >는 수에즈운하를 지나 6월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하면서 유럽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윤 부대변인은 “외국국적 선박에 의존한 채 항로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유럽항로였지만 이번에 우리 국적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직접 투입함으로써 잃어버린 글로벌 핵심항로를 되찾게 됐다”고 전했다.
< HMM 알헤시라스 >는 지난달 28일 부산항 신항에 첫 입항한 이후 중국 닝보와 상하이를 거쳐 이달 7일 옌톈에 입항했으며, 8일 최대 선적량인 1만9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하면서 최다 선적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 HMM 알헤시라스 >가 선적한 1만9621TEU는 지난해 극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주간단위 전체 물동량 20만TEU의 약 10%에 해당하며, 중형승용차 3만 9242대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화물을 생수(500ml)로 싣는다면, 1TEU에 약 3만개, 약 5억9000만개를 실을 수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 인구 약 5억1300명가 한 병씩 나눠 먹고도 남는 양이다. 가정용 휴지(롤)는 총 2억7469만 개를 실을 수 있으며,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 인구 약 5억1300명 중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1롤씩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 HMM 알헤시라스 >에 이어 세계 최대 컨테이너 2호선 < HMM 오슬로 >는 지난 11일 부산 첫 입항을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닝보, 옌톈을 거쳐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고, 3호선 < HMM 코펜하겐 >도 지난 25일 부산항에 첫 입항했다.
앞으로 9월까지 총 12척의 선박이 유럽항로에 모두 투입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 1회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명실상부한 세계경제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부대변인은 “정부가 2018년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부처와 금융기관 해운사 조선사 등이 국적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며 “< HMM 알헤시라스 >의 쾌거는 지난 2년간 민관이 협력해 거둔 눈부신 성과로, 한국 해운재건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대내에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김정숙 여사는 < HMM 알헤시라스 >가 세계 선박 사상 가장 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아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출항하게 된 쾌거를 축하하고, 해협과 운하를 통과하게 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전하게 항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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