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08 16:28

레고블럭같은 다용도 물류대, 파워렛

물류비 절감을 이야기할 때 흔히 물류표준화, 물류공동화, 물류자동화 등의 화두를 끄집어낸다. 이러한 화두에 파워렛은 기존의 방법들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한다. 바로 ‘조립’이다. ‘조립’이라는 규정되어지지 않은 유동성이 물류비절감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파렛트를 조립해서 쓴다?


어릴적 누구나 한번쯤은 블럭쌓기 놀이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어 배도 만들고 성도 만들었다가 저녁이 되면 분리해서 조그만 박스 안에 정리해 보관하던 블럭쌓기. 파워렛은 그것과 똑같은 개념이다. 10개 남짓의 블럭(부품)으로 40여종의 파렛트, 박스, 대차, 선반, 렉 등을 만들 수 있다. 만들기도 블럭쌓기만큼 쉽고 분리하기도 쉽다.
그러니까 파워렛은 파렛트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조립식 다용도 물류대. 무엇보다도 조립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조립해서 쓰는 물류기기니 만큼 이용이 끝난 뒤 회수시에는 분리해서 가져올 수도 있고 파손시 부분교체도 가능하다.

회수시에는 분리해서 승용차로...


우리나라 현실상 파렛트 회수비용이 새로 파렛트를 구입하는 비용보다 더 드는 기현상 탓에 파렛트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분리해서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은 물류비절감의 큰 도움이 될 듯.
조립식이라서 가로·세로·높이 조절도 자유롭다. 적재물의 조건에 맞추어 물류대가 조립됨에 따라 효율적 물류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캐스터, 즉 바퀴의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 물류대차에 비싼 캐스터가 고정부착되어 캐스터가 필요없는 곳에도 추가의 물류비용을 지불해야했던 것에 비해 캐스터의 탈부착은 각종 유지비 증가의 원인을 제거해준다.

외국 각지에서 특허출원


(주)파워렛은 이 파워렛 생산만을 위해 태어난 기업이다. 98년 6월 삼해산업이 전신인 이 기업은 2년여간의 파워렛 기술개발과정을 거친 뒤 작년 12월 (주)파워렛으로 회사문을 연 상태. 당연히 아직까지 이렇다할 매출은 없다. 가지고 있는 것은 기술력. 이미 국내 특허출원은 물론 스위스 제네바 국제특허협회에서 유사기술이 없는 우수기술로 선정되었다. 현재도 미국, 일본 등 23개국에서 특허출원중이다.
이제는 시체말로 돈 들어올 일만 남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시장은 수출포장, 농수산물 포장 쪽이라고 한다. 파렛트 자체비용만 보면 기존의 제품에 비해 비싼 감이 없지 않지만 회수비용, 재활용비용 등을 계상하면 비용절감효과가 크다는 것이 (주)파워렛의 주장이다.
회수비용이 적다는 것은 풀시스템과 결합할 때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낳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파렛트풀과의 제휴가 성사된다면 막대한 물류비의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파워렛측은 강조했다.

미니인터뷰

(주)파워렛 최주은 대표이사

물류기기업계의 여사장. 솔직히 특이하다. 자신이 여자라는 점을 강조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다. (주)파워렛의 최주은사장말이다. 최사장은 원래 건설회사 디자인 파트에서 근무했었다. 그러한 기본 토대에서 이 파워렛의 아이디어를 보고는 아예 회사를 차린 최사장.
최사장은 파렛트에 대한 보수적인 선입관을 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파렛트하면 쓰고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돼 있지 않나요? 저희 제품은 버리는 파렛트가 아닙니다. 조립품을 해체하면 승용차에도 기본형 파렛트 7조가 운반가능합니다.”
파워렛 금형제작이 가장 힘들었다는 최사장, 지금은 제품이 다 나온 상태에서 자금 부족이 문제. “기술에 대한 평가가 없어요. 대출배정은 된 상태인데 담보가 없다고 대출이 안된다네요. 우리 기술에 대한 담보평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다급함이라기보다는 진지함이 담긴 목소리였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최사장은 3년여의 기술개발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돈을 많이 번다는 사업적 성공의 방향성이 아니라 물류업계 혁신의 방향성을 (주)파워렛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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