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2 13:12

중남미항로/ 설 연휴 여파에 수요부진 심각…동안 공급축소도 ‘무용지물’

주요 선사 2월 대규모 임시결항으로 운임 방어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연휴가 수요 부진의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중남미항로 취항 선사들이 신음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2월은 비수기로 꼽히지만 현지 수요 부진이 여느 해보다 두드러져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설 연휴부터 그 다음 주까지 2주치 물량이 실려야 하는데 중국도 잠잠한 모습이다.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전했다. 수요 침체는 해상운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1일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363달러를 기록해 1월25일 1408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이 항로 운임은 지난달 11일 1675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매주 약 100달러씩 뒷걸음질 쳤다. 운임은 가파른 하락세를 멈췄지만 바닥을 찍고 다시 ‘V자’ 곡선을 그릴지는 미지수다. 선복 대부분을 점유하는 중국시장의 수요 부진이 심각해지자 한국발 운임도 덩달아 약세를 띠었다.

14일 현재 한국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140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선사는 1200달러대를 제시하는 실정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최근 현지 경기 악화로 수요가 부진한 데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연휴 여파로 수출물량까지 급감하면서 공급을 줄여도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인상 계획도 불투명하다.

평소처럼 선주의 계획에 따라 TEU당 500달러나 100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설 거라는 선사도 있었지만, 수요부진이 계속되는 터라 본사가 방침을 내리지 않은 곳도 있었다. 긴급유류할증료(EBS)는 국제유가가 70달러 아래에서 형성되면서 지난달부터 징수하지 않고 있다. 일부 선사는 해상운임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유류비를 포함해 ‘총액운임’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선사들은 추가적인 운임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실시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함부르크수드는 컨소시엄을 맺고 있는 머스크와 선박 각각 1척, 일본계 선사 ONE도 2척을 결항시키는 등 주요 선사들이 대규모 공급 감축에 나섰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환적하는 선사는 서비스 품질 문제로 적재율이 크게 부진했다.

일각에서는 수요가 지지부진하고 공급이 크게 줄어든 터라 적재율을 논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연휴에 투입된 1척과 그 이후에 배선된 1척의 물량을 합치면 선박 한 척을 겨우 채울 정도로 수요부진이 심각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연휴 여파가 3~4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기도 계속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수요가 회복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미서안도 지난달보다 운임이 크게 하락했다. 14일 현재 이 항로의 한국발 운임은 16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선사는 1400달러대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2000달러선을 오르내린 것과 비교하면 연휴 여파가 운임 침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부 선사는 평달처럼 TEU당 750달러의 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장에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연휴 이후 선복을 대거 조정했고, 수요가 곧 회복될 거로 보여 운임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를 거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서안에도 블랭크세일링을 실시했다. CMA CGM이 3척, 머스크와 함부르크수드가 각각 2척, ONE이 3척을 결항했다. 화물적재율은 공급조절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100%를 기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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