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5G의 시대다. TV를 틀면 그리고 각종 인터넷상에서 5G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속도다. 한 시사사전에 따르면 5G란 5세대 이동통신을 의미하는데 최대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기술로, LTE에 비해 최대속도가 빠르고 처리용량도 많다. 강점인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을 통해 가상현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국내를 대표하는 각 통신사들이 앞다퉈 5G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KT에 따르면 1G는 이동전화, 2G는 문자메시지와 제한된 인터넷 이용, 3G는 텍스트 및 이미지 중심의 인터넷 이용, 4G는 영상 중심의 인터넷 이용 등 개인용 단말 중심이었다면 5G는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 등을 활용해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인공지능(AI) 비서, 로봇,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KT는 지난 2018년 9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미디어, 클라우드 5대 영역을 중심으로 기업(B2B)과 정부(B2G)와 협업해 5G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는데 5대 영역 중에서도 스마트시티, 커넥티드카, 미디어 3대 영역은 개인 생활에서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 영역은 5G를 기반으로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이 융합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을 만드는 게 목표다. KT는 드론, 스카이십 등을 활용한 공공안전 솔루션을 비롯해 스마트스쿨, 스마트스타디움 등이 있으며, 제도 정비에 맞춰 5G 기반의 원격 진료(헬스케어), 스마트에너지 관련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커넥티드카 영역은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 차량관제, 운전관리, 인포메이션, 정밀측위 등에 대한 기술 개발과 관련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였던 싱크뷰, 옴니뷰, 360도 VR 등 실감형 미디어와 함께 AR 및 VR과 연계한 실감형 게임이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눈여겨 볼 것이 커텍티드카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AI가 도로 및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운행하는 자율주행은 5G 상용화 이후에도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5G 통신과 달리 자율주행은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과 시장 보급, 제도 정비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가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 및 판교에서 5G 자율주행버스 시연, 영동대로 자율주행 시연, K-City 자율주행 시연 등을 통해 5G 기술을 바탕으로 한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 6월에는 제주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 착수하기도 했다.
또 KT는 지난달 10일 5G 자율주행 원격관제 시스템 ‘5G 리코트콕핏’을 공개했는데 이 시스템은 5G-V2X 통신을 통해 차량 및 도로 인프라를 원격 관제해 사고발생 원인을 실시간 파악 및 대응이 가능하다. 그리고 동월 12일에는 협력사인 아이티텔레콤과 국내 최초 차량사물통신기술(C-V2X) 상용화 기술개발 성공했는데 C-V2X는 차량에 탑재한 센서, 카메라로 차량-차량, 차량-보행자, 차량-교통인프라간 상황을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다. 교통과 물류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이는 주목할만한 것이다.
5G 미디어로 불리는 실감형 미디어도 주의깊게 봐야 한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반의 실감형 미디어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스포츠 산업, 각 산업현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물류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 역시 5G와 밀접하다. KT관계자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5G 시대에 안전한 금융거래 등에 필수적인 융합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을 도입한 금융, 에너지, 유통/물류, 헬스케어, 미디어/콘텐츠 분야는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KT는 블록체인비즈센터를 중심으로 5G 네트워크에 필요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상용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선보였으며, 향후 블록체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서울의 고속화도로에서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실증에 성공했다고 지난해 지난달 18일 밝혔다. 유플러스는 자사의 5G망과 한양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접목해 서울숲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성수대교-올림픽대로-영동대교 구간 약 7km 거리를 주행했다고 설명했다. 유플러스는 5G망을 이용해 주행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자율주행 관제, 주행중 5G 미디어 시청 등을 약 25분 동안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관제는 5G망을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고 경로를 변경하면서 운행하고 주차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고 유플러스는 밝혔다. 또 차량주변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 주차장 진입로 차단 등과 같이 새로운 상황을 감지해 대응하는 과정도 시행됐다. 자율주행중에는 운전자와 승객이 주행중 대용량의 영상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시간 없어 실시간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한양대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강변북로를 포함한 테스트베드에서 5G 환경에 기반한 자율주행차 운행과 다이나믹 정밀지도 정합성 등의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서울 마곡 사이언스 파크 주변에서 5G환경을 통한 대용량 스트리밍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하는 시연도 성공했다.
한편 SK텔레콤은 구랍 20일 5G 스마트팩토리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5G 다기능 협업 로봇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AMR)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래스 ▲5G-인공지능(AI) 머신 비전 등 5G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솔루션 5종을 시연했다. SKT에 따르면 많은 제조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쉽게 전환될 수 있도록 5G네트워크·특화 솔루션·데이터 분석 플랫폼·단말을 ‘올인원 패키지’로 제공한다. 또 5G, AI,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을 설비 전반에 접목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지원한다. 올인원 패키지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원하지만 IT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유용하다. SKT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중앙화 및 가상화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심플 엣지’를 추진하는데 심플 엣지는 각 설비별로 복잡하게 구성된 솔루션을 중앙서버로 가상화하고, 설비 끝단에는 명령을 수행하는 간단한 장비만 설치하는 구조로 구축 장비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 등 총 19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5G-SFA)’를 출범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도입기업은 지난 3년간 생산성 30% 향상, 불량률 43.5% 및 원가 15.9%의 감소 성과를 냈다.
그렇다면 5G와 물류는 직접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실 5G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로 통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가 5G 통신망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데이터 센터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5G는 사물인터넷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5G가 사물인터넷과 결합하면 스마트 팩토리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는데 물류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물량파악, 재고파악 등 수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며 5G로 더욱 지능화된 물류로봇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된다. 한편 5G를 도입하면 상품이 생산되고 배송되는 전 과정에 걸쳐 상품의 개별적 추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능화 된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물류업계 역시 5G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규모가 큰 기업 이외에는 이 기술을 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기업과 대기업 정도가 4차 산업혁명의 타 기술과 함께 5G를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DHL코리아측은 5G를 필두로 모바일 디바이스,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더욱 발전됨에 따라 이를 기반으로 물류 분야 전반에서도 로지스틱스 4.0(Logistics 4.0)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DHL코리아 관계자는 “이제 물류는 과거 제조업의 뒤에서 서포트를 하던 제한적인 역할에서 나아가 IoT와 결합해 물류 시스템 스스로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라 배송이 제품의 유일한 고객접점이 되면서 물류 과정 중 수집된 정보가 더 큰 가치를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물류 시스템과 고도화된 라스트마일 배송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5G 기술의 발달로 자율주행차량 및 로봇이 물류업계에서 우선적으로 실험되고 있으며, 드론, AR 등의 활용을 통해 향후 배송에 드는 리드 타임(lead time, 상품의 주문 일시와 인도 일시 사이에 경과된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다. 이렇듯 5G 시대와 로지스틱스 4.0 시대의 탄생으로 물류는 이제 단순한 배송을 넘어 우리 삶을 바꾸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DHL은 새로운 물류 시대를 맞아 미래 물류 산업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표2>와 같다.
이 밖에도 DHL 이노베이션 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물류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로봇, 자율주행, 무인배송 등과 같은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역시 5G에 큰 관심을 가지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향후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들이 물류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5G 기술이 아직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므로 추이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CJ대한통운은 고객중심 관점으로 구현된 택배앱을 통해 고객 만족 향상을 극대화하고 있다. 원터치를 기본 개념으로 설계돼 실시간 배송추적, 택배예약, 반품접수 등 기본 서비스는 물론 푸시메시지 기능을 통한 택배기사 방문일정 확인, 타 택배사 배송추적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택배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택배챗봇을 도입해 24시간, 365일 문의 대응이 가능해졌다. CJ대한통운 택배앱과 택배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하며 메신저 대화창에 택배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사람이 응대하듯 신속하게 궁금증을 풀어준다. 학습형 인공지능(AI) 기반의 CJ대한통운 챗봇은 자연어 처리,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을 통해 상담원과 하듯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수많은 물류 및 물류 관련 기업들이 5G 기술을 눈여겨 보면서 미래 물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물론 속도라는 것은 앞으로도 꾸준히 빨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물류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 준비한다면, 타 기업보다는 더 앞서가는 기업이 될 것임을 자명하다. 2019년이 밝았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은 현재 진행중이다. 이제 모든 산업의 모든 기업들이 첨단 기술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아야 될 때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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