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1 09:12

코스코쉬핑포트, 올해 활약 가장 두드러진 TOC

英 로이즈리스트 ‘세계 10대 부두운영사’ 순위 발표



코스코쉬핑포트(CSP)가 올해 세계 부두운영사(TOC)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기업으로 꼽혔다. 이 회사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 힘입어 2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허치슨포트홀딩스(HPH)와 PSA인터내셔널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씩 올라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으며, 차이나머천트포트홀딩스(CMPH)는 경쟁 기업에 밀려 지난해 2위에서 6위로 내려간 뒤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영국 로이즈리스트는 매년 세계 해운항만분야 주요 인물 100인을 선정하고 있다. 신문사 보도국 내부 토의와 업계 의견, 인물이 속한 분야의 전망과 동향 등을 반영해 순위를 매긴다. 이 순위를 토대로 세계 TOC 1~10위를 선정했다.

 



정부 지원으로 중국계 CSP·HPH ‘기세등등’

글로벌 항만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인물의 영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코쉬핑포트(CSP)의 황샤오웬 대표가 차지했다. 재임 2년차인 황 대표는 중국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과 정치적 영향력을 받으면서 자신이 수장을 맡은 기업을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시켰다.

코스코쉬핑포트는 환적 허브항인 그리스 피레에프스항과 스페인 발렌시아항의 운영사 노아툼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꾸준한 자산 구축 전략의 결실을 맺고 있다. 투자 확대에 기인한 시설 증대로 물동량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9월 이 운영사가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8751만8000TEU로 지난해보다 20.6% 폭증했다. CSP는 코스코가 속한 오션얼라이언스의 물량공세에 힘입어 향후에도 항만업계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떨칠 거라는 전망이다.

올해 2위에 안착한 홍콩 HPH는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왔다. 에립입 대표가 이끄는 이 기업은 코스코쉬핑포트와 차이나쉬핑그룹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부두운영사 타이틀을 뺏겼지만, 여전히 세계 6개 대륙에 50개 이상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하며 물동량과 지분율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정점에 올라선 터라 최근 성장세는 더딘 편이다. 그러나, 주요 터미널들의 견실한 실적 상승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펠릭스토항 터미널과 지난 6월 부분 개장한 6억달러 규모의 태국 램차방항 터미널이 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PH는 올해 세계 경기 둔화로 터미널 실적이 저조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HPH 터미널 중 중국(홍콩)지역으로 구성된 HPHT의 경우 1~3분기 처리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629만6000TEU를 기록, 저조한 실적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HPH는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대표 수혜자 중 하나로 향후 성장에 있어선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3, 4위를 기록한 싱가포르 PSA인터내셔널과 아랍에미리트 DP월드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오른 기업이다. 폭시우와 대표가 운영을 맡은 10년 사이 PSA는 미국, 중동, 지중해에 자체 운영 터미널을 개장하며 연간 처리 실적이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이 기업의 총 컨테이너 물동량은 7400만TEU를 기록했다.

세계 1위 환적허브인 싱가포르항의 견고한 성장세와 함께 PSA의 영향력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DP월드 역시 핵심 GTO로 이름을 올리는 기업다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사다난했다. DP월드는 지난 2월 불거진 지부티 도라레터미널의 운영권 문제로 아직도 런던중재위원회 제소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8월 유럽역내선사인 덴마크 유니피더를 인수하며 ‘터미널운영사의 선사 인수’라는 선례를 남겼다.

이 기업의 지난해 처리량은 전년 대비 10.1% 증가한 7000만TEU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도 처리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성장곡선을 잇고 있다.

일포트홀딩스 2계단 상승 CMPH 3계단 하락

터키 로버트일디림씨가 운영하는 일포트홀딩스도 지난해 9위에서 7위로 두 계단 상승, 글로벌 부두운영사(GTO)로 성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이 그룹은 전 세계 항만운영사의 물동량 실적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년째 미국 항만의 터미널 운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포트는 319만TEU를 처리하면서 지난해보다 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CMPH와 필리핀계 운영사인 ICTSI는 전년 대비 순위가 두 계단 이상 하락했다. CMPH는 올해 5위에 머물렀다. 리샤오펭 대표의 뒤를 이어 올해 푸강펭 대표가 부임했지만, 기존 수장의 명성을 따라잡기엔 시간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기업은 세계 18개국에서 36개의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물동량 역시 지난해 7.4% 뛰어오른 1억29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물동량의 75%는 중국 내에서 처리된 것으로, 국제적인 부두운영사라기엔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푸강펭 대표는 지난 상반기 결과를 발표하며 “국외 시설 투자가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엔리케라존주니어가 이끄는 ICTSI는 현재 20개국에 30개 이상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ICTSI는 일포트홀딩스의 적극적인 행보와 상하이국제항무그룹의 성장세로 인해 지난해 7위에서 두 계단 떨어졌다. 그러나, 이 기업은 국제적인 항만 포트폴리오를 지니기 위해 꾸준한 대외 투자를 지속한 덕에 지난해 기준 두자릿수의 이익 증가를 신고했으며, 물동량 또한 전년 대비 5%대의 증가율을 거두는 등 성장가도를 걷고 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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