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3 10:15

“10년 경력 노하우? 체크 또 체크”

현장사람들/ 무브맥스시스템 강정숙 차장


“업무 시간에는 항상 쉴 틈 없이 바빠요. 요즘에는 바쁜 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여유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정도예요.”

연말이라 한창 바쁠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이 무색해진 순간. 무브맥스시스템 강정숙 차장의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경력 10년 차다운 반응이었다. 그는 지난 2008년 회사에 입사해 10년 동안 해상 수출업무를 담당해왔다. 2001년에 설립된 무브맥스시스템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 주력해 해상 및 항공 수출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강 차장은 졸업 후 전공을 살려 무역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수입업무를 담당했는데, 일을 하며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한다.

“수입업무는 수출업체에서 보내주는 물건을 받는 거잖아요. 그러다보니 배송 지연이 생기거나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명확한 이유를 모른 채 계속 기다려야 해요.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차라리 제가 직접 모든 물류 상황과 일정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더라고요.”

고민 끝에 그는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업무를 찾아 무역회사가 아닌 포워딩업체로 발을 돌렸다. 그는 입사 후에야 자신의 이직 동기가 단순했음을 깨달았다. 그만큼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다는 얘기다.

“신입 때 몇몇 화주들의 거센 항의를 들었을 땐 울었던 적도 많아요. 입사 2년차쯤 수출 화물을 자주 맡기던 단골 화주의 수입화물을 처리한 적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일본에서 칩마운트 기계를 수입해야 했는데, 배송 기한이 너무 촉박했어요. 납기일 아침 일찍 공장에 기계들을 설치하고 시연하는 행사를 앞두고 있었거든요. 그 전날부터 당일 새벽 내내 트럭기사님께 전화해 사정한 끝에 겨우 시간 맞춰 배송할 수 있었어요. 어려웠던 만큼 성취감도 컸기에 기억에 남아요. 그래도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습니다.(웃음)”

강 차장이 꼽은 포워딩 업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체크, 또 체크’였다. 기상 이변이 생기거나 환적 노선에서 갑자기 선박이 결항할 경우 적합한 대안을 빠르게 찾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항만 사정이나 선사들 스케줄을 미리 확인하는 건 기본입니다. 제가 설정한 일정에 차질이 없어야 하잖아요. 종종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서도 적합한 대안을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항상 모든 스케줄을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강 차장에게 2018년은 공과 사 모든 부분에서 뜻깊었다고 한다. 올해로 입사 10년차를 맞이했고,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도 골인했다. 그러니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내년 목표를 물었다. 

“제 좌우명은 ‘현재에 충실하자’예요. 내년에도 지금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요즘 저도 모르게 예민해질 때가 있더라고요. 고객에게 말 한 마디라도 신중하게 건넬 수 있도록 초심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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