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5 18:22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물류 시장

베트남 진출…제도 및 인프라 파악 중요

2018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오면 사람들은 큰 틀의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세부 계획을 짠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올 한해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사업을 펼쳐나간다. 그렇다면 올해 물류기업들은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게 준비하고 있을까. 국내 시장이 좁은 이들에겐 글로벌 시장이 대안이며 그 중 베트남은 물류기업에게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9천만이 넘는 인구 그리고 소득 수준의 상승은 베트탐 소매업의 발전을 가져왔고 이에 따라 물류업도 동반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2014년 이후 매년 6%대를 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의 60% 이상이 30세 이하일 정도로 풍부한 경제활동 인구에 기반한 내수시장과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적인 제조업 투자, 석유, 가스 등 천연 자원 등으로 인해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국가로 꼽힌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현재 대기업을 필두로 베트남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한진이 지난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내 육상운송은 전체 물동량의 65%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50인 이하의 열악한 영세 기업에 의해 진행되며 10년 이상 노후 트랙터의 운행으로 잦은 고장 등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트럭운송은 개인차주, 민간기업, 국공영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육상운송의 문제점은 대부분의 도로가 편도 2차선으로 오토바이가 동시에 이용해 교통이 혼잡하며 전체 국도의 60% 정도가 비포장 도로다. 호치민, 하이퐁, 나트랑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중량물 운송이 사실상 불가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자금력 있는 물류기업의 부재, 독점국영의 업무진행, 지역마다 통행세 부과 등으로 높은 물류비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철도를 통한 운송은 단선 및 비전철 노선, 시설 노후화로 사실상 이용이 힘든 상황이다. 한진 관계자는 “통관 및 운송 서비스가 가능한 유력 물류기업과 거래를 통해 운송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항만은 하이퐁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항은 베트남 북부 홍강 하류에 위치하며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의 관문항 역할을 하고 있다. 하이퐁시의 발달 및 항만시설 부족으로 하구 지역으로 항만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주요 수출화물로는 쌀 옥수수 주석 광석 시멘트 등이 있으며 주요 수입화물로는 기계 석유제품 와인 등이 있다. 하이퐁항의 시설은 컨테이너 터미널 750m(5선석), 일반부두 20m(1선석)이며 연간 화물 1200만톤 컨테이너 68만TEU의 처리가 가능하다. 내륙수로를 살펴보면 베트남은 2,360개의 강과 수로에 의해 형성된 4만2천km의 내륙수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륙수로는 화물과 여객을 운송하는 주요 운송수단이지만 강과 자연상태로만 이용하고 내륙 수운되는 물량 증가에 따라 투자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베트남 항공당국은 항공업의 급격한 성장추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공항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체공항을 26개로 확충하고 그 중 10개를 국제공항으로 개발, 태국 싱가포르에 이어 동남아 권역 내 3위의 항공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베트남의 철도는 1881년 건설된 이래 베트남 물류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 전용열차는 아직 편성되지 않은 상태며 일반 화물열차와 컨테이너 화물열차를 혼합 편성하고 있다. 현재 한진은 이런 점에 주목하고 분석하며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베트남 최대 종합물류사업자로 도약하며 범 아시아 1등 전략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과 물류 및 해운부문 인수를 위한 자본출자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제마뎁 100% 물류부문 자회사인 Gemadept Logistics Holding(GLH)와 해운부문 자회사인 Gemadept Shipping Holding(GSH) 지분 각 50.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금액은 약 1,000억원으로 CJ대한통운과 재무적투자자(FI)가 7:3으로 투자하게 된다. 제마뎁은 지난 1990년 국영기업으로 설립된 후 민영화를 거쳐 육상운송, 국제운송, 물류센터 운영, 항만하역, 중량물 운송 등을 영위하고 있는 베트남 최대 민간 종합물류기업이다.
제마뎁은 전국 20개의 창고(약 30만㎡)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 육상운송 및 국제운송, 계약물류 등으로 밸류 체인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남부 핵심 경제지역인 호치민 인근에 저온물류센터를 오픈해 콜드 체인 물류에도 진출하는 등 종합물류사업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제마뎁은 베트남에서의 높은 브랜드 파워와 우수한 운영, 영업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을 유치해 최근 5년간 연평균 14%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1,000억원이다. CJ대한통운은 제마뎁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전국 네트워크 및 인프라, 시장 인지도를 활용해 현지 보관 및 배송, 라스트마일 등을 비롯한 계약물류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제마뎁을 통해 진입장벽이 높고 성장이 기대되는 베트남 내륙 수로 및 남북간 연안운송 사업에 진출하고 남부 호치민, 중부 다낭, 북부 하노이 등 베트남의 핵심 경제구역 인근에 위치한 물류센터 및 전국적 수송 네트워크에 CJ대한통운의 체계적인 수·배송 시스템을 더해 베트남 전 지역에 걸친 통합 물류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고유의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Solution) 개념을 기반으로 한 첨단 물류 기술 역량과 물류 전 영역에 걸친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마뎁 물류와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CJ그룹 식품, 소재, 사료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한 보관 및 배송사업 확대와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7월 베트남 물류사업 확대를 위해 MP 로지스틱스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MP 로지스틱스는 베트남 물류시장에서 내륙 운송부문 강자로 베트남 1위 운송 장비 보유 업체다. 베트남은 도로운송 시장이 로컬 화물운송 시장의 65%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로컬 물류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충분한 운송 역량을 확보한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라고 삼성SDS 측은 전했다. 삼성SDS에 따르면 베트남은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중국·일본·유럽연합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아세안경제공동체 가입 등에 힘입어 소비재, 유통 물류 중심으로 연간 15~20% 물류시장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SDS는 자사의 강점인 IT, 물류 컨설팅과 글로벌 운송 역량을 MP 로지스틱스의 로컬 물류 역량과 결합해 기존 하이테크 중심에서 소비재, 섬유 등 물류시장까지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냉동·냉장 컨테이너, 트럭, 창고 등의 온도, 습도, 충격, 보안 등을 모니터링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MP 로지스틱스는 현지에 저온창고를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및 해외물류시장에 정통한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은 국내 물류기업 뿐 아니라 화주기업에 있어서도 베트남을 비전이 밝은 시장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 박노언 중국센터장은 베트남에 진출하려면 그 나라만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 박노언 중국센터장과의 일문일답.



“현지 파트너를 잡아라”

국내 기업의 베트남 진출 비전은 어떤가.

각종 자원 특히 인적자원이 풍부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노동 가용 인력이 전 국민의 70% 정도다. 이들은 머리가 좋고 손재주가 뛰어나다. 또 한국정부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제일 많은 나라다. 이와 함께 인도차이나 반도의 창구 및 베트남 인접 4국동맹의 리더로 평가된다. 아울러 중앙정부 주관 투자창구 일원화 및 개방형 경제체제 지향으로 지속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다.

그렇다면 실제 진출 시 애로사항은.

아직까지 각종 제도가 미비되어 있으며 나라가 남북으로 길어 교통 물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매력일 수도 있다. 또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자존심이 매우 강한 나라다. 따라서 소자본 창업은 한국을 잘 아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진출 시 준비사항에 대해 조언 해줄 수 있나.

▲현지 제도 및 절차 파악 철저▲중장기 발전 및 투자계획 사전 수립▲현지 파트너 사전 준비▲인건비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남에서 북▲배후 인접국가 및 인도네시아 등 대체지역 사전 확보 및 이전 계획 수립 등이 있다. 현재의 발전 현황은 중국의 2000년 초반에 비교할 수 있고, 향후 발전 추세는 거시적으로는 중국식 발전모델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꼭 알아야 할 현지 문화가 있다면.

이 나라 국민들은 주로 대 가족제도 속에서 살고 있으며 성실근면하다. 또 공산주의식 사회주의며 역사적으로 반 중국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 한편 호치민은 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던 곳으로 자본주의체제에 친숙한 반면 하노이 지역은 전통적 공산사회주의 지역으로 변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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