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정부도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발해 대학에 보급하는 등 전문인재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물류산업의 핵심경쟁력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물류교육기관의 커리큘럼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남대학교 물류통상학부는 변화하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교육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변화·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남대학교 물류통상학부 배종욱 교수
인터뷰/ 배종욱 교수
“산업계와 대학은 물류산업 생태계 동반자”
본지 독자들에게 전남대학교 물류통상학부를 소개해 달라
본 학부는 국립 거점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학부과정이 물류 분야로 특화 운영되고 있다. 1999년 여수대학교 물류교통시스템학부로 개설된 후 2006년 전남대학교와 통합하면서 현재는 물류교통학전공과 국제통상학전공으로 구성된 물류통상학부로 개편되어 운영 중이다. 학부생은 270명, 대학원생은 20여명이 재학 중이며 소속 교원은 13명이다. 특히 물류교통학전공 담당 교수 6명 모두 정부출연연구기관, 공기업 및 대기업의 실무 경력을 지니고 있어 이론 교육뿐 아니라 현장 문제 해결 경험을 토대로 실무형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학부 커리큘럼의 차별화된 장점은 뭔가?
1학년 학부과정에서 물류와 국제통상에 대한 기초 교과목을 수강한 후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해 관련 전공 교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물류교통학 전공은 해운·항만 기업물류 등 다양한 물류 분야 외에 교통에 대한 교과목도 개설해 물류 전반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재학생 대부분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약 8주간의 기업체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능력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산학협력 체결현황이 궁금하다.
2015년부터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해운항만전문인력 산학협력 인력양성단을 주관대학을 운영하며 여수광양항만공사, CJ대한통운, KIT 등 주요 물류기관 및 업체로부터 특강 및 현장실습을 지원받고 있다. 또한 대학원에서는 해양수산부 해운항만전문인력 양성단의 협력대학으로 참여해 지역 내 해운항만 산업체 재직자들의 심화 교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학생들의 주요 진출분야가 궁금하다.
졸업생 대다수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항만하역, 전문물류기업, 연구기관, 공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평소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수업과 정기 상담시간 외에도 전공 행사와 취업캠프, 현장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취업, 학교생활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
과거 후방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물류산업이 이제는 국가기간산업으로 그 중요성과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교수님께서 보시는 물류산업의 전망과 미래방향은?
기업의 비용 절감,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 국제교역의 활성화 등으로 물류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설, 장비를 중심으로 하는 하드웨어적 성장과 더불어 혁신적 사고를 지닌 창의적 인재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소프트웨어적 체계가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산업의 범위가 단순 배송이나 포장 보관의 범위를 넘어 제조와 유통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
기업의 수직계열화와 새로운 사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사업체간 업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업이 반드시 수립해야 할 전략에는 협력을 통한 역량 확보와 적극적인 신규 비즈니스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신속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 형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변화하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까?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은 융합기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리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과학기술의 발달은 항상 산업체에 새로운 사업 모형과 신기술 접목을 요구해 왔다. 소극적인 수용보다는 경쟁에 앞서나가는 적극적이고 담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류산업의 외형이 커지면서 기존 전통기업과 스타트업의 갈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통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은 조직문화, 기술 도입 등 여러 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IT 분야에서 이미 대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확보를 위해 CVC(Corporate Venture Capitial·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자본과 시장 선점을 통해 전통기업이 스타트업을 억제하는 것은 물류산업의 미래에 씨앗을 뿌리지 않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기존 전통기업이 발굴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며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고 단단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통기업과 스타트업은 공동 발전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해운법 개정안을 놓고 선사와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존 대기업 물류 자회사의 경우에 모기업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후 운임인하 강요, 일방적 계약 변경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 우리사회의 화두는 동반성장이다.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매우 어렵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으로부터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물류업계 관계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한다.
산업계와 대학은 물류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상호 동반자다. 지속적 교류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변화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외 경쟁에 대응해 물류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공동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4학년 김대영 학생, 3학년 장이주 학생
인터뷰/ 4학년 김대영 학생·3학년 장이주 학생
“우리가 대한민국 물류의 미래입니다”
전남대학교 물류통상학부를 선택한 계기는?
김대영 수능시험이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모았다. 꼭 사고 싶었던 시계가 있었는데,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아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로 구매했다. 그런데 10일이 지나도 상품이 도착하지 않았고, 그러던 중에 수능시험 성적표가 도착했다. 부모님께선 대학에 진학하길 원하셨다. 저는 가까운 국립대에 진학하고자 마음먹고, 전남대학교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 우연찮게 경상학부에 접속했다. 마침 물류가 눈에 들어왔고,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은 상품이 생각났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여서 내 상품은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는 것일까? 내가 직접 공부를 해서 이런 불편사항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다다르면서 과감하게 원서를 접수했다. 다행히 시계는 잘 도착했고, 지금도 사용 중이다.(웃음)
장이주 우리 생활에 밀접한 물류라고 하면 택배를 가장 많이 떠올릴 거다. 그런데 물적 서비스는 이동한다는 개념에서 그 범위가 더 폭넓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유통분야 뿐만 아니라 조달물류 생산물류 등 물류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처럼 우리 생활에 매우 밀접하고 중요한 물류산업에 흥미를 느꼈고, 더 깊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물류통상학부에 진학했다.
교육커리큘럼에 만족하나?
김대영 물류통상학부는 1학년 교과과정을 마치면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 할 수 있다. 1년간 다양한 수업을 듣고, 본인이 심도 깊게 공부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저는 2학년 때부터 물류교통학을 전공하며 물류관리사와 유통관리사 교과목을 수강하며 자격증을 취득했다. 단순하게 자격증을 위한 교과목뿐만 아니라 최근 물류산업의 이슈, 실무와 관련된 교과목, 경제학, 회계, 통계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항만을 직접 견학하고 해운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통해 방학기간에는 현장실습을 하면서 실무경험도 쌓을 수 있다. 본인의 참여 의지만 있다면 좋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장이주 사실 1, 2학년 때는 직접 수강 신청한 수업을 열심히 듣고, 시험시간에 공부를 한 것이 전부였다. 사실 학교에서 추진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직접 참여한 경험은 없었다. 3학년이 되니까 덜컥 취업이 걱정되기 시작했고, 자기소개서를 전략적으로 작성하는 방법부터, 이미지 메이킹 및 모의면접 등 다양한 학교활동에 참여했다. 또 요즘 공공기업 채용에 기반이 되는 NCS 강의 등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들도 큰 도움이 됐다. 요즘은 나한테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 청취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
학생이 생각하는 물류의 매력은 뭔가?
김대영 물류는 세상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모든 흐름 속에 나의 손길이 곳곳에 닿았다고 생각하면 자부심을 갖게 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장이주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물류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물류에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다. 선박의 정박기간을 줄이고, 화물의 양·적하 시간을 줄여 고객 서비스를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내가 느끼는 물류의 매력이다.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대영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고객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효율적인 SC를 구축하고 디지털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대응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이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 중 하나는 물류다. 인간이상의 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물류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아마존은 로봇을 물류센터에 투입시켜 물류효율성을 높이고 창고의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고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무인자동차, 드론을 이용한 유통의 효율성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산업이 디지털화 되면서 노동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술의 발전과 노동자의 역할을 조화롭게 융화시켜 나가는 기업이 성공할 것 같다.
취업을 선호하는 물류기업과 직종이 있다면? 또 그 이유가 궁금하다.
김대영 저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 여수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입사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이유는 어느 특정 분야가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갖고 여수와 광양을 한눈에 들여다보면서 총체적인 관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여수광양항만공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더욱 깊은 공부를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훗날 광양항이 국내 최고의 항만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
장이주 저는 교통관련 분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안전시설부에 입사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기 엄마, 휠체어를 타는 분 등 모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
학생들이 물류기업 취업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김대영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그 이유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류의 범위는 너무 넓다. 기업도 다양하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으면 일이 재미없고, 그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목표를 정하고, 그 기업이 원하는 기준에 맞춰 준비를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이주 물류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취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인가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동기부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저는 방학기간에 영국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당시 보행신호가 적색임에도 사람들이 지나가면 차량이 정지했다. 그러한 현상은 문화적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듯 보였다. 그때 저는 목표를 정했다. 차량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도로를 만들겠다고. 목표와 동기부여가 있다면, 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생기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대영 앞으로 물류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더욱 빠르게 진화 할 것이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이에 발맞춰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사회 경제 구조와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물류산업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이주 물류는 미래유망 직업 중 하나다. 물류의 전문적인 지식도 배울 수 있고, 물류나 교통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경제, 회계, 통계분야의 지식도 배울 수 있다. 저희학과는 물류와 교통 중 본인에게 더 적합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래 물류와 교통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많이 진학하면 좋겠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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