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3 09:14

중동항로/ 해운업계 “카타르 물류피해 크지 않다”

GRI 성공에 해상운임 회복세 뚜렷
6월 중동항로에서는 카타르 단교 사태가 도마에 올랐다. 단교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류길을 끊으며 카타르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이집트 바레인 등도 항공과 선박의 영공·영해 통과를 금지했다. 이번 카타르를 향한 중동국가들의 단교는 지난 5월 군사학교 졸업식에서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국왕이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대해 비판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이번 단교 조치에 중동 취항선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월 카타르 하마드항 직항 서비스를 개시한 MSC는 본사에서 승인된 수송건에 대해 카타르행 화물 선적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1위 선사 머스크라인과 아랍에미리트 에미레이트쉬핑라인(ESL)은 카타르 발착 화물의 모든 화물예약을 중단했다. OOCL과 MOL, 코스코쉬핑도 카타르를 통한 해상 운송을 중단했다.

해운사들은 물류길이 막혔지만 우리나라에서 카타르로 향하는 물량이 많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타르 물류길이 막히자 선사들은 대체 수송로를 찾아야 했다. 대체 루트를 찾느라 화물 인도가 지연됐고 이는 곧 화주의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선사들은 선박 귀항과 환적에 소요되는 비용을 화주에게 추가 청구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카타르로 들어가는 건설장비가 대부분 들어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카타르로 향하는 물량이 조금 있어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오만의 살랄라, 소하르항이 두바이와 제벨알리를 대신해 카타르 수출입 컨테이너 허브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항로에서 높은 화물 점유율을 기록 중인 현대상선은 소하르항을 통해 대체 수송로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카타르 단교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동항로를 주력으로 하는 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6월에도 100%의 소석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선사 관계자는 “ 6월 말까지 선적건이 꽉차있어 스페이스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전했다. 선사들은 이달에도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이어간다. 선복조절을 통해 해상운임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하락세를 보였던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6월 들어 반등했다. 700달러대까지 내려갔던 운임이 한 달새 200달러 이상 회복하며 900달러를 웃돌았다. 6월9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해상운임은 TEU당 916달러를 기록했다.

취항선사들은 이달에도 운임인상(GRI)을 실시, 중동 해운시장 정상화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일부 선사들은 6월 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100달러의 GRI를 실시했다. 중동항로 전체 구간이 GRI 대상이었다. 소석률이 높은 덕에 성과는 좋았다. 중동항로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상선을 비롯한 대부분 선사들이 인상 운임을 화주에게 적용할 수 있었다. 선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물량을 나눠갖던 중동 주력 선사들이 여전히 순항하고 있다”며 “하반기 시황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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