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8 19:02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항 환적화물 50만TEU 증발”

전국 항만 3Q 물동량 소폭 증가한 1928만TEU 처리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화물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흐름은 심상치 않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누계기준 우리나라 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1928만1000TEU로 집계됐다. 2014년 3분기 물동량이 전년동기 대비 5.8% 늘어난 것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물동량은 한진해운 사태가 공론화되기 전인 8월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해 9월에도 꾸준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사태後, 부산항 환적화물 5.9% 증발
 
부산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감소한 1450만1000TEU를 처리해 전체 물동량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수출입 물동량은 소폭 늘어났지만 중국‧유럽 등 주요국 간 환적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하면서 738만7000TEU를 기록했다.
 
환적물동량의 경우 한진해운 사태 이후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8월을 기점으로 환적물동량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9월 환적물동량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4.7% 줄어든 79만2000TEU를 기록했다. 8월까지 월 평균 처리량 84만2000TEU에서 5.9% 감소한 셈이다.

특히 부산항 전체 환적물량의 75.5%를 처리하고 있는 부산신항은 환적물량 감소로 부두운영 여건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항3부두에 위치한 한진해운신항만(HJNC)의 물동량 처리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수출입화물은 45.9%, 환적화물은 51.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KMI는 다른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항하지 않는 원인으로 한진해운에 특화된 환적운송 노선을 지적하며 이 노선의 한진해운 점유율이 상당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해당노선의 환적물량이 타 글로벌 선사로 이전될 경우 타국에서 직항이나 제3국 항만을 통한 환적운송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광양항도 환적물량이 전년동기 대비 12.7% 감소하면서 전체 물동량은 170만TEU에 그쳤다. 반면 인천항은 중국, 베트남 등 수출입 물동량의 지속적인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190만8000TEU를 기록했다.
 
2016년 3분기까지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된 항만 물동량은 11억487만t으로 전년동기 10억8866만t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수출입 화물은 9억911만t, 연안화물은 1억9575만t으로 집계됐다.

대산항은 이란 경제 재제 해체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물량과 화공품 수출입 물량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9.5% 증가했으며 울산항은 물동량 증가세에 힘입어 3.5%의 성장세를 거뒀다. 반면 광양항은 철강산업 불황으로 물동량이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으며 동해‧묵호항은 시멘트 수출과 유연탄 수입 물량이 줄어듦에 따라 1.8% 감소했다.
 
KMI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해 환적물량 흡수해야”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한진해운 운항 차질의 여파로 9월을 포함한 향후 2~3개월간 일시적인 환적화물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라면서 “현대상선 및 고려해운‧장금상선 등의 대체 서비스 운영과 머스크라인 등 원양 선사의 신규 서비스 개시로 환적 물량은 서서히 회복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KMI는 “부산항 주요 20여개 항만 간 환적노선에서 한진해운 사태 이후 9월에만 대부분의 환적물량이 급감하거나 소멸했다”며 “기존 한진해운이 처리하던 물량이 다른 글로벌 선사로 넘어가면서 부산항으로 재환원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추세에 미뤄 환적물량의 감소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KMI는 부산항 환적물량 유치를 위해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편과 국적원양선사와 연근해 선사 간 협력 강화하고 글로벌 환적운송네트워크를 복원해 이탈된 환적물량을 재흡수할 것을 주문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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