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로직스, 수정회생계획안 부결…담보권 4분의3 동의 실패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벌크선 전문 해운기업 삼선로직스의 두 번째 회생절차가 난관에 봉착했다.

11일 오전 서울법원종합청사 3별관 1호 법정에서 열린 삼선로직스 제2,3차 관계인 집회에서 삼선로직스의 2차 수정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이날 삼선로직스는 추가로 신고된 회생채권 14건 398억원, 중 5억원을 시인했으며 조세채권이 6건 2천만원 추가됐다. 특별조사기일까지 확정된 삼선로직스의 채권액은 회생담보권 104억원, 회생채권 3845억원, 조세 채무 1억원으로 총 3951억원이다.

삼선로직스 관리인 허현철 전 대표이사는 “선박매각, 용선계약 해지,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장기 용선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창출 및 비용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채무자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회생계획안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삼선로직스가 이날 발표한건 2차 수정회생계획안이다. 지난해 12월21일 1차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으나 회생자금규모가 달라져 이달 7일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 보증채무에 대해 주 채무자로부터 우선 변제 받거나 담보 목적물을 처분해 변제받되, 채무불이행이 1년이 넘는 경우 채권잔액을 현금으로 변제키로 했다. 개시 후 이자는 연 3.27%의 이자율을 적용해 오는 3월31과 12월30일에 균등분할해 변제한다는 계획이다.

회생담보권 미확정 구상채무에 대한 원금 및 개시이전이자는 채권잔액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되 제1차연도인 2016년 3월31일과 2016년 12월30일에 50%씩 균등분할해 변제키로 했다.

회생채권인 금융기관 대여채무, 상거래채무, 관계회사 채무는 원금 및 개시이전 이자의 74%는 출자전환하고, 26%는 현금으로 변제키로 했다. 현금으로 변제할 채권의 25%는 제1차연도(2016년) 3월31일과 12월30일에 각각 균등분할해 변제하고, 20%는 2017년에 15%는 2018년에 변제한다. 12%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균등분할 변제하고, 나머지 28%는 2025년에 변제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보증채무에 대해서는 광업권 처분이 오는 12월30일까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제1차연도 변제기일에 채무자가 변제할 사유가 발생할 것으로 정했다. 회생채권 특수관계인 채무는 전액 면제키로 했다.
 
또한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발행한 보통주 220만주(액면가 1000원) 중 송충원 및 관계회사 삼선글로벌과 신광이 소유한 보통주 400만주에 대해 액면가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키로 했다. 이후 자본금 적정화를 위해 발행주식 1주당 액면가 1000원의 보통주 20주를 1주로 재병합할 예정이다. 출자전환 및 재병합으로 회사 구주주 보유주식수는 93만주로 감소해 출자전환 후에는 총 발행주식수의 7.16%를 보유하게 된다. 

허 관리인은 “현재 여건상 회생과 채무 변제에 삼선로직스 자체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회생계획안을 수립하는데 있어 주주의 권리를 일부 변경하고 변제기간을 유예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경영정상화를 반드시 달성해 채권자에게 더 이상 피해를 입히지 않고 회생계획안에 따라 정상적으로 채무를 변제를 위해 관리인과 임직원은 일치단결해 조기 회생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사위원 삼정회계법인은 “회생계획안의 청산가치 보장여부 및 수행가능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회생계획안에는 회사가 시인한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등 채권전액이 변제조건상에 반영돼 있다”며 “회생채권 등의 변제를 위한 변제재원의 조달계획은 그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종전 삼선로직스의 회생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이번 수정회생계획안에 반영된 향후 전망 예측의 타당성에 대해 비판했다.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4판사부 윤준 수석부장판사는 “해운업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향후 수익성이 물동량 증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의 시장지배력에 의해서도 변화될 수 있는데도 이 부분을 간과했다”며 “정확한 시황 데이터를 가지고 전망을 예측해 반영하지 못했다”고 꾸짖었다.

이어 지난해 12월31일기준 삼정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대해서도 회생계획안 수행평가 가능성을 두고 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기준일 이후에도 자료 조사를 통해 수행이 가능한지를 분명히 따졌어야한다고 지적하며 회생계획안 수행가능성을 다시 산정해 올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로부터 질타를 받은 삼선로직스의 2차 수정회생계획안은 이날 결국 부결됐다. 회생담보권의 4분의3, 회생채권자의 3분의2 동의를 얻어야하지만 회생담보권 의결권의 53.6%밖에 얻지 못해 통과되지 못했다. 

회생절차 폐지 사유가 발생하자 허 관리인은 속행결의를 요청했고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속행 절차를밟게 됐다. 결의 결과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4월8일 오전 10시에 삼선로직스의 관계인 집회 속행은 이뤄진다. 허 관리인은 충분한 검토와 준비를 통해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