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8 13:53

현대중공업그룹, 누계수주액·신용등급 동반하락

주력선종 수주부진, 실적악화로 이어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누계 수주액과 신용등급이 모두 감소하는 쌍끌이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7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실적악화의 주범은 해양플랜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매출액이 1조8951억원을 기록, 지난해 7월 2조820억원에 견줘 8.9%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반면 누계 매출은  전년 동월 13조1665억원 대비 13.2% 성장한 14조911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누계 수주액은 90만5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만2900만달러에 비해 34.5%나 줄었다. 수주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해양·플랜트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양과 플랜트는 지난해 각각 40억5200만달러 11억4600만달러에서 올해 9억7900만달러 9900만달러로 각각 75.8% 91.3%나 후퇴하며 전체 수주액 감소를 이끌었다.

이밖에 엔진기계와 전기전자, 건설장비 부문도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엔진기계는 12억7700만달러, 건설장비는 11억59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0.2% 10.4% 하락한 실적을 신고했다. 반면 상선 수주액은 42만6800만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1.9%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은 매출액이 소폭 늘었지만, 수주액은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미포조선의 7월 매출액은 312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3001억원에 비해 4% 증가했다. 궤를 같이해 누계실적도 13% 성장한 2조1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7월 누계 수주액은 6억8000만달러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52.7%)로 추락했다.

주력 선종인 석유운반선(PC)선과 LPG선의 수주량이 크게 부진하며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18척(약 6억달러)의 PC선 일감을 확보한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7월 수주량은 7척(약 2억7천달러)에 그치고 있다. LPG선 또한 5척(약 2억4천달러)으로 전년 6월 12척(약 6억달러)에 비해 못 미치는 성적표를 썼다.

상선과 해양플랜트의 수주실적 부진은 결국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강등당했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그룹내 조선 3사의 저조한 영업실적이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은 수준의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수익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과거 대비 저하된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도 현대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낮췄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 변경에 대해 한신평은 "해양 및 플랜트 부문의 제한된 이익 창출과 추가적인 손실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과 현재의 부진한 실적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신용등급 변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신평은 EPC(턴키공사) 방식으로 수주한 주요 해양플랜트 생산설비에서 설계 변경, 공정 차질, 현장 설치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되고, 추가적으로 발생한 비용에 대해 발주처와의 공사대금 정산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당분간 주요 조선사의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며, 향후 해양플랜트 사업 등에서 예상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손실의 발생 가능성, 운전자금 증감 여부,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에 따라 추가적인 신용 등급 하락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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