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1 17:22

기획/ 해운업계 저유가로 불황기 파고 넘었다

국내 주요선사 상반기 흑자 성적 거둬


●●●해운시황의 부진 속에서도 국내 주요 해운기업들의 영업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9개 기업 중 7곳이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한진해운은 오랜만에 상반기 흑자 성적을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기조가 선사들의 선전 배경이다.

한진해운 5년만에 상반기 영업익 실현

한진해운은 2분기에 영업이익 592억원 순이익 1042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5배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6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벌크선 부문에선 228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1조98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대의 역신장세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와 벌크 모두 외형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해운은 이로써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가 상반기에 이익을 신고한 건 지난 2010년 이후 5년만의 일이다. 저유가 기조가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물동량은 226만6642TEU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평균운임(20피트 기준)은 지난해 1628달러에서 올해 1526달러로 6.3% 떨어졌다. 다만 환율상승에 힘입어 원화 환산 운임은 지난해 170만9920원에서 올해 167만7220원으로 소폭 하락 하는 데 그쳤다.

평균 소석률(화물적재율)은 지난해 70.6%에서 올해 68.1%로 떨어졌다. 여러 불리한 지표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료유 가격이 지난해 605달러에서 올해 337달러로 44.3% 급락하며 채산 확보의 밑거름이 됐다.


현대상선은 2분기에 영업손실 631억원, 당기순손실 1657억원을 내 지난해에 비해 적자 폭이 늘어났다. 컨테이너 부문에서 494억원, 벌크 부문에서 133억원의 영업 손실을 입었다. 특히 컨테이너는 지난해 264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조5213억원을 기록, 10.4%의 두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1분기에 소폭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던 현대상선은 2분기 부진으로 상반기에 큰 폭의 적자를 계상했다. 컨테이너에서 306억원, 벌크에서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컨테이너 부문 평균운임은 지난해 1136달러에서 올해 1101달러로 3.1% 하락했으며 물동량은 164만3582TEU에서 143만6612TEU로 12.6% 감소했다. 평균 소석률은 지난해 80.2%에서 올해 74.1%로 악화됐다.

지난달 법정관리에서 빠져나온 팬오션은 2분기에 영업이익 512억원, 순이익 -1694억원을 기록했다. 벌크선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실적으로 볼 수 있다. 순이익은 회생채무상환손실 반영으로 적자전환했다.

벌크선 부문에서 24.1% 감소한 428억원, 유조선 부문에서 2.5배 늘어난 98억원,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77% 늘어난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법정관리 이후 컨테이너사업의 향상된 수익성이 눈에 띈다. 매출액은 7.5%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상반기 실적도 2분기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흑자, 순이익은 적자였다. 벌크선에서 903억원, 유조선에서 179억원, 컨테이너선에서 62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4%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8155억원으로 2%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 벌크선이 6.7% 늘어난 7029억원, 유조선이 11.7% 늘어난 844억원, 컨테이너선이 12.7% 감소한 413억원의 매출액을 각각 거뒀다.

부정기선사들,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시현

근해항로 경쟁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2분기에 각각 161억원과 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장금상선은 46.1%, 흥아해운은 70.4%의 성장률이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에서 12.9% 감소한 19억원, 탱크선에서 3.6배 늘어난 38억원의 이익을 냈다.

순이익의 경우 장금상선은 26.5% 감소한 81억원, 흥아해운은 흑자전환한 66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에선 장금상선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흥아해운도 6.7%의 성장을 일궜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에서 전체 매출액의 94%인 1814억원, 탱크선에서 11%인 214억원을 거둬들였다. 이 선사는 상반기에 56만8194TEU를 수송해, 1년 전의 50만7495TEU 대비 12% 늘어난 물동량 실적을 달성했으며, 평균운임은 500달러에서 470달러로 6% 하락했다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은 2분기에 영업이익 319억원, 순이익 203억원을 일궜다. 영업이익은 25.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829억원으로 2.8% 성장했다. 상반기엔 영업이익 619억원, 순이익 331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2.8%, 순이익은 3.3배 늘어난 수치다.  작년 말부터 국내 화주와 맺은 장기운송계약에 신조선 4척을 투입하면서 영업이익률을 16%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81억원으로 소폭의 감소세를 띠었다.

대우로지틱스와 대한해운도 고무적인 실적을 내놨다. 두 회사는 각각 영업이익 97억원 217억원, 순이익 30억원 74억원의 2분기 결과를 신고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해운사업에서 2.5배 늘어난 68억원, 물류사업에서 5.2% 늘어난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해운은 벌크선에서 10% 늘어난 168억원, LNG선에서 60.2% 감소한 32억원의 영업이익을 일궜으며 탱크선에선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액에선 대우로지스틱스 -3.2%, 대한해운 -5.3%의 역신장세를 나란히 기록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해운부문이 9.2% 감소한 788억원, 물류부문이 2.6% 늘어난 6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한해운은 벌크선에서 1.9% 늘어난 944억원, LNG선에서 46.5% 감소한 243억원, 탱크선에서 8.1% 늘어난 31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상반기 누계에선 대우로지스틱스가 6%대의 성장률로, 반기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대한해운도 소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대한해운은 영업이익률 19%로, 실적을 발표한 선사 중 KSS해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KSS해운은 외형은 가장 작지만 수익률은 다른 선사들을 압도했다. 2분기 매출액은 343억원으로 제자리걸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8억원 57억원으로 11.3% 47%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0%에 이른다.

케미컬탱크선에서 3.7% 늘어난 73억원의 매출액과 3배 늘어난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주력사업이라 할 수 있는 가스선의 경우 매출액은 27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보였으며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7억원 113억원으로, 16.7% 50.1% 늘어났다. 매출액은 1.9%의 근소한 증가율을 보였다. 선박유 가격이 649달러에서 376달러로 42.1% 하락한 게 수익 제고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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