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2 15:28

전국 우체국 지부장 80%, ‘토요배송’ 반대…노사 갈등 고조

우정사업본부, 오는 20일부터 토요배송 재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해 8월 중단한 토요일 배송 재개를 계획했으나,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드러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20일부터 토요일 배송을 재개할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제 배송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우체국이 토요일 배송에 다시 나선 이유는 지난해 토요일 배송을 중단한 뒤로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우체국 택배의 지난해 8월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5% 가량 증가했지만, 토요일 택배를 중단한 9월부터 11월까지 평균 20% 정도 물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체국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9%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게다가 최근 로젠택배가 KGB택배를 인수하면서 우체국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택배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우체국은 부랴부랴 토요일 배송 재개에 나섰고,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서비스 개선’을 이유로 토요일 택배 배달을 실시하겠다고 거들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저희 입장에서는 공영기업이기 때문에 이미지도 있고,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토요일 배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노조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서로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체국 택배는 농수산식품과 중소기업제품 전문 ‘공영 홈쇼핑’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토요일 배송을 재개하지 못할 경우, 최종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1일 우정사업본부 천안교육원에서 전국 우체국 지부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토요배송’ 재개에 관한 설문결과에서도 토요일 배송 재개에 대한 반대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날 투표에 참석한 지부장 230명 가운데 182명이 반대를 했고, 찬성한 사람은 39명에 불과했다. 약 80% 가까운 이들이 우체국의 토요일 배송을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15~17일 사이 경영현장 설명회를 열 계획이며, 18~19일에는 우정사업본부 노조 전체적으로 토요 배송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우정노조 최승묵 시흥우체국 지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노사협의를 통해 토요택배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지 1년도 안 돼 우정사업본부가 경영적자를 이유로 주말 택배를 재개하려는 것은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권을 외면한 것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집배원은 18만명에 달하지만, 한국의 경우 집배원이 정규직 집배원(1만2000명)에 상시계약직 집배원(2400명), 별정직 집배원(1500명), 택배위탁기사(1800명), 재택집배원(500명)을 합쳐 1만80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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