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1 10:53

국내 대형조선사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실적개선 당분간 어려워

국내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신용등급 강등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선과 해양플랜트의 수주실적 부진과 조선사들의 수익구조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왔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수주실적 부진, 신용등급 하락 불러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대형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먼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빅3’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했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강등 조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등급이 한 단계 내렸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수익구조 개선이 불확실하거나 추가적인 하락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재무부담의 단기적인 축소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 ▲조선업의 장기침체하에 상선 및 해양플랜트의 수주부진 지속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신용등급을 하향한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떨어뜨렸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역시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현대중공업계열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나이스신평은 저가 수주물량의 실적반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최근 수주부진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의미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와 상선부문 수주경쟁 심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 나이스신평의 설명이다.
▲'빅3' 조선사 영업실적

대우조선해양도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나이스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8년 6개월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80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시현하는 등 영업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운전자금 부담이 가중돼 순차입금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불리한 시장환경 및 손실발생 프로젝트 제작진행, 인도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은 당분간 낮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떨어졌다. 나이스신평은 삼성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 축소 등 불리한 시장환경과 수주실적 저하, 주요 프로젝트의 마진율 축소 등을 감안한 것이 신용등급 하향의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2013년 말 375억달러에서 2015년 4월말 330억달러로 감소했다.

한신평은 국내 조선업의 전망을 어둡게 평가하면서도 대형 조선사들에게 주목해야할 포인트를 짚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현재의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거나 수주부진으로 인해 조선해양 부문의 영업기반이 약화될 경우,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향후 수익구조의 정상화 여부에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장기매출채권의 회수 추이와 대손충당금의 설장 규모 등이 주요 검토 대상이라고 밝히며, 수익성 및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될 경우 신용등급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은 삼성중공업 역시 발주 침체 영향과 프로젝트의 정상적인 진행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신평은 밝혔다.
끝으로 한신평은 상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예상 범위를 넘어서는 영업·재무적 부담요인이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등급변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빅3' 조선사 순차입금 및 차입금의존도


누계 수주액 전년 대비 밑돌아

국내 조선 대형 3사의 올해 1~4월 수주액은 전년 동기 실적을 밑돌았다. 해양자원개발에 이용되는 장비(시추장비) 생산설비의 수주가 각사 모두 제로가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중공업은 3월까지 2만TEU 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 등을 수주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4월 수주는 탱커 2척에 그쳐 누계 실적에서 두 자릿수 감소로 돌아섰다.

1~4월 현대중공업의 상선 부문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10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주 척수는 유조선 8척, LPG(액화석유가스)선 2척, 기타 2척 등 총 12척이다. 해외엔지니어링 부문 수주액은 해양 관련 성약이없고, 31% 감소한 6억6200만달러로 침체됐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분을 포함한 그룹 3사의 신조선해양플랜트 수주액 역시 54% 감소한 32억달러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의 1~4월 신조선·해양플랜트 수주액은 27% 감소한 25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수주 척수는 20척으로 구체적인 선종별 내역은 컨테이너선 10척, 탱커 8척, LNG(액화천연가스)선 2척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은 16% 감소한 16억달러로 척수는 10척으로 집계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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