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2 10:37

중동항로/ 이란제재 장기화 전망으로 선사들 ‘울상’

시황 약세 지속···4월 턴어라운드 기대
비수기와 설 명절 연휴로 인해 중동항로는 2월부터 3월 말까지 수출입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유가하락은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며 예년보다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선사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해 지역에서 시작되는 신규 프로젝트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며 물동량 하락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여기다가 기존 진행 중이었던 프로젝트들 또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며 중동으로 가는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2월 중동항로는 가장 저점을 찍는 비수기지만 평소보다 물량이 감소했다”며 “중동항로는 3월 중순 이후 물량이 어느 정도 회복을 보일지가 관건이다”라고 밝혔다.

이란제재가 장기화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정부간의 갈등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중동항로 시황 악화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 일각에서 이란제재에 대한 추가제재 움직임을 보이자 이란 정부도 강경하게 맞서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미국 의회가 추가 제재를 의결하면 이란이 일부 유예했던 핵활동을 재개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해외건설 프로젝트 급감도 중동항로를 기항하는 선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해 1월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수주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해외건설 실적에 따르면 중동지역 수주실적은 28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달러에 견줘 대폭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입찰 연기와 세계경제 저성장, 엔저 등이 실적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서안항만 적체도 중동항로를 기항하는 선사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항만 적체로 인한 스케줄 지연으로 물동량 점유율이 높지 않은 중동행을 휴항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게 선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선사 관계자는 “중동의 물동량 점유율이 높지 않은 일부 원양선사들은 북미항로에서의 스케줄 지연으로 인해 휴항을 몇 차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월의 운임과 시황은 1~2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구정이 지나고 3월 중순부터 서서히 물동량이 오르기 시작해 이때 기본운임인상(GRI)이 실시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GRI를 계기로 시황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하락으로 인해 화주들의 운임인하 요청이 강해진 상황에서, 물량은 1월과 대비해 감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운시황의 전반적인 침체로 작년 한해 동안 중동항로 역시 한 달에 한 번 GRI를 시도하며 운임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대 이란 제재에 우리나라 또한 동참하면서 중동 지역을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란 수출 물량이 중동으로 가는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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