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의 새로운 미래 전략을 선사·화주들과 공유하고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제8회 광양항 국제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에 따르면 광양시 월드마린센터에서 5∼7일까지 열린 이번 포럼은 선사·화주, 터미널 운영관계자, 학계, 연구단체 및 광양시민을 포함해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광양항을 이용하는 선사와 화주 등 항만 이용자 측면에서 이용시의 장점과 개선해야할 사항 등 현장 중심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광양항의 네임밸류와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개회사에서 YGPA 선원표 사장은 “3~4년내 자립기반 구축의 목표물량인 300만TEU를 달성해 여수·광양항이 호남권역의 경제와 물류산업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동북아시아에서도 주요 거점 항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선원표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광양항, 새로운 비전 설계해야"
"4조원을 들여 항만을 건설했고 이것이 지역시민의 행복으로 연결돼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광양항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여수지방해양항만청 오운열 청장은 광양항이 자족적인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광양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오 청장은 항만운영은 항만공사(PA), 외자유치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도시정비는 광양시 등 여러 주체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광양항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활성화돼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오 청장은 여수엑스포와 트리거룰 정책으로 인해 항만개발을 논의하는 자리가 줄었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 광양제철과 여수국가산단, 등 새로운 형태의 물류비지니스를 고려해 새로운 비전을 설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약 7천만t을 처리한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비롯, 여수국가산단, 광대한 컨테이너부두 배후부지 등을 기반으로 한 광양항의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오일해상환적의 허브항으로의 발전과 해양안전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 8월까지 예정된 연구용역을 통해 광양항의 특화발전전략을 수립해 항만발전 기본계획에 그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더네트워크 전략, 선사들 경쟁력 좌우
광양항이 중추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환적화물 유치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주장이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남성해운 영업추진본부 황정규 이사는 “광양항은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중심에 위치해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최근 중국내 허브항만이 악천후로 인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환적항으로서의 광양항 입지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이사는 또 “광양항이 중추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 피더선사 유치에 역점을 기울이고, 초대형 선사와 피더선사간의 전략적 제휴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해운 영업추진본부 황정규 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최근 동남아발 수출화물이 광양항으로 집중되고 있다. 우드펠릿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호조로 수입 물동량이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이 황 이사의 설명이다. 이에 남성해운은 전략적 입지의 중요성을 인식해 광양항에 정기선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 남성해운은 향후 러시아의 환적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광양항을 기점으로 피더네트워크를 더욱 강화시켜나갈 방침이다. 황 이사는 "광양항에 모선도 많이 기항해야겠지만 피더선도 많이 들어와야 한다"며 "최근 남성해운은 1850TEU급 컨테이너선을 광양항에 투입해 피더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해운시장과 광양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브라이언 노에 크리스텐센 한국머스크 사장은 광양항의 항만 인프라를 하루빨리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적시배송은 해운선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선석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현대화된 항만시설이 요구된다는 것. 광양항은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부두 3-1단계에 설치한 24열 컨테이너크레인 1기를 포함해, 22열 크레인을 16기 보유하고 있다. 24열 크레인을 43기나 확보하고 있는 부산 신항과 비교해 볼 때 대형 하역장비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이언 사장은 "광양항에 많은 피더선을 입항시키기 위해선 대형선을 수용할 수 있어야하는데, 동시에 야드크레인의 수를 늘려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냉동이나 위험화물에 처리에 있어 광양항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스페셜 카고들의 효율적인 처리를 통해 타항만과 차별화된 전략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대만, 항만지역에 6개 자유무역지대 설치
세션2 주제 발표자로 나선 대만물류협회 리차드 예 회장은 항만 인근지역 경제자유무역지대를 통한 고부가가치 혁신서비스 사례를 제시했다. ‘대만 물류 서비스 혁신 사례’에 대한 발표에서 리차드 예 회장은 "선적과 하역 및 환적이라는 전통적인 항만기능 수행 외에 최근에는 항만인근지역에 자유무역지대(FIZ)를 설치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은 항만지역에 6개의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했으며, 혁신적인 물류서비스를 위해 세제혜택, 다각화된 운영방식, 외국인근로자의 고용비율 완화, 원스톱 행정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어 P2B 해운물류전략 및 성공사례를 발표한 한민규 전주페이퍼 차장은 “국내 물류비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출 물류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광양항을 선택해 물류비 절감과 운송의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향으로 진행해 왔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북극항로를 연계한 광양항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 연구실장은 “광양항은 북극항로로 향하는 길목의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점을 갖고 있지만, 이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선박의 화물별 항해패턴과 수출입 물동량 유인에 관한 분석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실장은 아직 북극항로가 안정화되지 않아 2025년까지 벌크선이 주로 투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포럼에 주요 내빈으로 참석한 주한외국적선사협의회 대표들은 YGPA와 간담회를 갖고 광양항의 경쟁력 강화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수도권 및 충청지역의 공동 영업방안, 초대형 선박유치를 위한 크레인 장비 투입 및 교체, 수출입 화물의 복합 운송방안, 한중 FTZ를 활용한 아시아허브 구축 등 광양항 활성화의 새로운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특히 주한외국적선사협의회와 공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항만에서 상생할 수 있는 공동 영업방안에 대해 논의키로 합의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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