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0 10:24

물류의 새로운 먹거리 ‘역직구시장’

중화권 중심으로 소비자 증가

<자료제공 : 비주얼 다이브, 코트라> 
 

중화권 고객을 중심으로 한 역직구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역직구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직구와 반대개념으로 외국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에 접속해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다.

국내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역직구 시장규모는 3000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6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2016년까지 시장규모는 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제공 이베이코리아, G마켓, 코트라

역직구시장의 큰 손은 단연 중화권 소비자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외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은 중국이 가장 높으며 다른 나라 소비자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크숍의 역직구 오픈마켓인 ‘OKDGG’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7억원 정도다. 이중 60% 이상이 중화권 고객이다. 국가별 매출 비중을 들여다보면 홍콩이 24%로 1위, 중국 20%로 2위, 미국이 19%로 3위, 대만이 13%로 4위, 일본이 9%로 5위를 형성했다. G마켓에 따르면 ‘G마켓 영문숍’ 해외 역직구 국가별 현황에서는 중국(홍콩 포함)이 46%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러시아 17%, 대만 12%, 미국 4%, 싱가포르 3.9% 순이었다.

역직구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한류열풍이 큰 몫을 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의 드라마에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극중 천송이)이 입고나온 ‘천송이 코트’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공인인증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자금융거래에서 30만원 이상 카트로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전자금융감독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역직구시장의 돌풍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과 상품의 품질도 해외소비자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중국 최대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에서 한국 제품 관련 키워드로 검색되는 상품은 약 4000만개에 달한다. 타오바오에 네티즌이 남긴 의견을 인용하면 “한국 제품은 품질에 비해 가격대가 우수하며 유행을 잘 반영해 선호대상”이라는 평가다. 화장품과 같이 피부에 닿고 직접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제품의 경우 수요는 더 크다.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화장품 할인행사가 진행돼 중국보다 3~4배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소비자의 호응이 좋다.

코트라 성지수 우한무역관은 역직구시장 돌풍을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개선해야 할 사안을 지적했다. 성지수 무역관은 올해 2월부터 국내 쇼핑물 중 최초로 역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L사를 통해 중국인이 직접 물품을 구매하도록 해봤다.

중국 소비자가 해당기업에서 해외 직배송 서비스와 해당 국가 언어 선택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관에 접속해 물건을 구입할 경우 국제 우체국 특송, DHL 서비스 등을 통해 직배송을 진행한다. 올해 5월부터는 중국인 온라인 결제사이트인 즈푸바오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직배송이 가능한 나라는 미국, 일본, 홍콩 등 19개국이다. 올해 2월 글로벌관을 연 L사는 주문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중화권 소비자(중국 38%, 홍콩 15%)가 결제액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국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사항도 지적됐다. 코트라 성지수 무역관은 홈페이지에 중국어 버전으로 들어갈 수 있으나 중국어 버전으로 들어가도 상품 대분류(의류, 화장품 등)만 중문이 제공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더구나 실제 상품 설명은 영어나 한글로 표기되기 때문에 영어 구사가 힘든 중국 소비자라면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나아가 홈페이지 진입 및 상품검색 속도도 매우 느려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목됐다. 또한 한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는 L사에서 중국 신용카드를 직접 결제하는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아 결제에 실패했다.

물류 개선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해야

현재 역직구시장 가능성을 본 한국의 크고 작은 온라인몰 및 오프라인의 행보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역직구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직구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국가별 언어 서비스 지원부터 EMS배송시스템, 해외 결제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빠른 구매 트렌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긴 배송 기간과 높은 운송비, 물품 발송 전 제품을 꼼꼼히 확인해 반품과 교환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까지 제품이 배송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주문일로부터 10일이었다. 운송비는 78위안(한화 약 1만3000원)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의 변심으로 인해 물건을 교환하면 왕복 배송비를 소비자가 부담하지만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배송비를 전액 회사 측이 부담해야한다. 이 경우 소비자는 물건을 다시 수령하는데 20일 정도가 소요되고 회사 측은 별도의 배송비를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애초에 체계적인 배송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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