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주)TL ENC 윤현철 대표이사

TL ENC 윤현철 대표.

최근 물류센터의 기능은 과거와 달리 대형화·고기능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물류센터 컨설팅에 대한 기업 측의 의뢰도 잦아지는 경향이다. 특히 국내에 입주한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물류센터 컨설팅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본지는 물류센터 컨설팅 전문가인 티엘이엔씨 윤현철 대표(티엘코리아 부사장 겸임)을 만나 물류센터 컨설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본지 독자들에게 티엘코리아를 소개해 주십시오.
티엘코리아는 1996년 6월 설립해 물류분야에서 역량을 집중해 오고 있습니다. 티엘코리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사업은 고객 만족을 위한 물류컨설팅입니다. 주요 사업영역으로 물류부동산 서비스(부지선정 및 위탁개발), 물류컨설팅 및 엔지니어링(물류센터 타당성분석, 거점설계, 콘셉트설계 및 물류시스템설계), 화주유치 컨설팅(임대 대행), 금융자문 및 매각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진행해온 대표적인 물류단지 또는 물류센터 컨설팅 사례를 말씀해 주십시오.
티엘코리아의 물류센터 컨설팅 실적은 대표적으로 ▲화성동탄물류단지 기획설계 ▲이천패션물류단지 기본계획 수립 ▲남양주 화도물류센터 기획설계 ▲여주 태은물류센터 기획설계 ▲경기 광주 JWL물류센터 기획설계 ▲파주 봉암물류센터 기획설계 ▲광양항 공동물류센터 기본계획 수립 ▲강릉 물류단지 타당성 분석 ▲광명역 복합환승시설 기획설계 ▲수원 고색동 물류센터 기본계획 ▲용인 신갈물류센터 기획설계 ▲평안엘앤씨(네파) 인천물류센터 기획설계 및 물류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다수의 물류단지 및 물류센터 컨설팅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Q 물류센터의 기능이 과거와 달리 스마트한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체감하기에 어떤 변화가 있나요?
과거의 물류센터는 창고라는 이름으로 보관기능 위주의 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반면 현대는 보관 이외에 IT기술을 활용해 유통가공 및 수배송 기능 위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즉, 시속 “o”km의 보관이 의미하듯 상품의 보관 이외에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정보시스템을 접목해 수배송 기능에 중점을 두는 첨단시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특히 페덱스에서 적용해 많은 업체에서 효과를 발휘한  허브앤드스포크(Hub & Spoke) 방식의 거점 네트워크 운영방식에서 물류센터의 기능이 보관 이외에 분류라는 기능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능으로 각광받게 됐습니다. 더불어 재고 절감을 위해 분류 기능을 활용한 크로스도킹(Cross Docking) 기법도 활성화되면서 물류센터는 더 이상 보관을 위한 창고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도구가 됐습니다. 또 영업용 물류센터는 FTA 확대 및 중국 시장과 연계한 물동량 증가, 물류창고업 등록제 실시 및 위탁물류시장 확대에 따라 대형화, 복합화, 고도화 및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경쟁력이 낮고 소규모 시설의 영업용 물류센터는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제조업체는 해외 제조공장 건립으로 야기되는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투자비용과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센터를 조립공정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물류센터의 역할은 이윤센터(Profit Center)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화주가 물류센터를 선정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물론 임대료가 가장 기본적인 조건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입지도 중요한 체크포인트입니다. 고속도로 IC(나들목) 근접 등 교통이 원활하고 주변에 거주시설이 있어 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구인난이 적은 입지를 선호합니다. 물류센터 시설도 중요합니다. 화물차량이 접안할 수 있는 접안 독(Dock)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적정 층고, 평탄 바닥, 단열성이 높고, 결로현상이 적은 시설을 선호합니다.
3자물류(3PL)회사의 경우 직접 배송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운송비와 인건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임대료가 다소 높더라도 소비지와 가까운 입지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체 배송을 안하고 택배운송을 이용하는 회사가 증가함에 따라 인근에 택배사가 인접해 있거나, 물류단지를 선호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Q 외국계 펀드사들이 국내 대형 물류센터를 잇달아 사들이는데 반해 국내 금융기업들은 물류센터 투자수익이 낮고 위험도가 높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실제 시장 분위기는 어떤 것 같습니까?
과거 오피스 빌딩에 주로 투자했던 대형 투자사들의 수익률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이고 시설수준이 좋은 물류센터는 오피스 투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 가능합니다. 현재 아센다스, 메이플트리 등 싱가포르계 투자사를 위주로 국내 물류부동산에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투자사들도 물류센터 매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울러 물류센터를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물류센터를 투자사에 매각하면서 건물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 Back) 방식도 투자의 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Q 티엘코리아는 화성동탄물류단지 물류엔지니어링/컨설팅 업체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화성동탄물류단지는 연면적 89만㎡(27만평)의 대규모 종합물류단지인데요, 기업이 입주할 경우 어떤 이점이 있나요?
우선 서울권에 근접한 동탄에 위치하고 있어 뛰어난 교통입지를 갖추고 있으며 동탄 1, 2신도시가 배후에 인접해 있어 인력 확보가 용이합니다. 그리고 전층 차량접안이 가능하고 10m의 높은 층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상온 및 저온을 동시에 이용 가능해 물류센터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우수한 시설 수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B동의 경우 한 개 층의 넓이가 약 2만평 규모의 대형센터로 이용 중 면적 증설이 용이해 확장성이 풍부합니다. 전체 연면적이 약 27만평에 달해 여러 종류의 물류시설이 입주할 수 있습니다. 물류기능의 집적화에 의한 물류기능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Q 물류센터 선정은 표면임대료가 아닌 총 물류비용을 고려해야한다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운송, 보관, 하역, 포장, 유통가공, 정보 등의 물류비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부분이 운송입니다. 따라서 임대료가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소비지와 원거리에 입지를 선택할 경우 운송거리가 길어져 임대료보다 운송비와 구인난으로 인한 인건비가 상승해 총 물류비 중에서 임대료보다는 오히려 운송비와 인건비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Q 티엘코리아 계열사인 티엘이엔씨 대표를 맡고 계십니다. 티엘이엔씨의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물류센터 건설사업도 병행했으나 현재는 물류센터 관련 컨설팅 서비스에 전력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입지분석 및 선정, 투자효과 분석, 센터기본계획 수립 및 임대대행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Q 윤현철 대표이사님의 리더십 스타일은?
저는 직원들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편입니다. 직원들이 권한을 갖고 자기가 맡은 부분을 열심히 하면 업무효율과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집니다. 그 바탕에는 서로간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열심히 일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밥맛’과 ‘보람’입니다. 땀 흘려 노력한 만큼 밥맛이 좋고 내 업무에서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보람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밥맛과 보람은 없습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열심히 일한 직원은 밥이 더 맛있고 업무성과에 대한 보람이 높을 것입니다. 이는 곧 직원들의 업무효율성 향상과 사기증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항상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편입니다.

Q 윤현철 대표이사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
고객의 성공이 곧 티엘코리아의 성공이라고 믿고 있으며 끝까지 고객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끈기와 인내를 갖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겠으나 고객을 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고객이 신뢰를 가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며 고객이 발주한 사업은 내 사업으로 인식해 극진한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신뢰와 정성으로 투명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시공사업 초기에 있었던 일입니다만 처음 물류센터 건설공사를 수주할 당시 모 물류센터 건설공사 제안서를 제출하고 나서 건축주가 설명회에서 하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티엘코리아는 타사와 비교해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다. 실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견적금액도 제일 높은데 수주를 하더라도 제대로 공사나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타사를 제치고 공사를 수주해 무사히 완공하게 됐습니다. 건축주가 티엘에 발주한 것은 실적도 금액도 아닌 오직 하려고하는 열정과 정성을 보고 신뢰가 생겼기 때문에 공사를 맡겼다고 생각합니다.

Q 물류업계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오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과거 물류센터 시공사업 초기에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물류업계 종사자에게 전해들은 얘기입니다만 모 물류센터에서 완공 후 붕괴사고가 발생해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대충 설계할 것이 아니라 외부 물류전문가를 활용해 최적 설계와 운영매뉴얼을 준비했더라면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컨설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투자 마인드 부족이 불러온 안타까운 결과로 국내 물류컨설팅 시장이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류센터 및 물류설비는 고정시설이기 때문에 한번 투자하면 변경, 이설 및 철거가 어려워 기업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체 전문가가 있더라도 객관적이고 유사 경험이 많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시행착오를 방지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물류업계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국내 물류시장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물류비 수준, 제3자물류 활용비율 및 임대물류센터 투자수준 등 모두 뒤떨어져 있는 상태로 물류센터 개발에서 설계, 매각까지 물류서비스를 충실히 수행해 국내 물류수준 향상에 조금이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물류업계 관계자들을 위해 한말씀.
먼저 경영자 및 관리자분들께서는 물류를 단순히 영업이나 제조의 하부기능으로 인식하지 않고 선진국과 같이 SCM(공급망 관리) 전체 사슬에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전략적 툴로서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류에서 생산량과 판매량까지도 결정하는 최상위 수준의 SCM 모델도 검토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물류 현장에서는 주어진 작업조건에서만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나아가 혁신도 할 수 있도록 의식의 변화가 뒤따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업자들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와 쾌적한 근무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동시에 경영 툴로써 훌륭한 정보시스템과 IT기기들도 함께 필요합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듯이 기본적인 데이터관리에서 KPI(핵심성과지표) 관리까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