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5 10:23

커버스토리/울산항만공사 박종록 사장

"울산항 오일허브 사업 통해 미래 무한한 잠재가치 발휘할 것"
울산항 개항 50주년 맞아 다채로운 행사 마련
외국계 기업·트레이더 참여 유도 위해 관세 및 환급체계 개선 필요해

울산항만공사 박종록 사장.

21세기 동북아 액체물류 중심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울산항은 지난 반세기 한국 경제를 이끈 산업 지원항만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액의 14%, 국내 유류 항만 처리 물량의 36%를 처리할 정도로 국가적인 기능을 해왔다. 개항 50주년을 맞은 울산항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울산항만공사(UPA) 박종록 사장을 만나 개항 50주년 행사와 앞으로의 울산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박 사장의 경영전략 및 좌우명에 대해 들어봤다.

오는 9월 25일 울산항은 개항 50주년을 맞습니다. 개항 50주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울산항의 근대적 의미로 개항한 지는 50년이 됐지만 울산항의 역사는 삼한(三韓)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신라시대부터는 국내 최대의 무역항으로 번성했고, 조선 초기에는 부산포, 제포와 함께 염포라는 이름으로 3포의 하나로 개항해 무역항의 역할을 다하는 등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난 1962년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따라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듬해 울산항이 무역항으로 지정돼 개항되면서 울산항은 특정공업지구를 지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됐습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공업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 산업항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 울산항에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상업항으로의 기능도 수행했고 배후 산업단지의 산업물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항만 규모가 크게 확장돼 액체화물 처리량은 50년전 100만t에서 2억t으로 200배나 증가했습니다.

이제 울산항은 부산, 광양항에 이어 물동량 처리 국내 3위를 차지하고, 액체물류 측면에서는 확고하게 국내 제1위를 넘어 동북아 오일허브를 꿈꾸며 세계속의 항만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울산항 개항 50주년은 그간의 기록들을 되돌아보고 시민들에게 울산항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 앞으로의 50년을 구상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울산항만공사는 개항 50주년과 관련해 어떠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개항 50주년의 행사는 그 의미를 울산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울산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범시민적인 의지를 결집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행사는 기념식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제작, 울산항 50년사 발간, 국제 학술대회, 국제회의(항만국장회의) 등 울산항의 역사적, 학술적 의미를 고찰해보는 행사들과 함께 그림·글짓기대회, 문학행사, 울산항 콘서트, 체육대회 등 울산항만가족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테마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27일 실시한 바다사랑 어린이 그림, 글짓기 대회를 시작으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울산항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진 공모전과 걷기대회, 개항 50주년의 의미를 담은 캐치프레이즈 공모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다양한 계층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울산항 투어도 지난 8월 1~2차 진행했고, 9월 세 번째 투어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투어는 배를 타고 울산항을 직접 체험하면서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울산항 개항 50년사 발간과 2편의 전문 다큐멘터리 제작을 했습니다. 울산방송(UBC)에서 ‘울산항 24시’를, 울산MBC에서 ‘ESPO를 가다’를 제작·방영할 예정입니다. 지난 5월 러시아의 코즈미노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방문해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에서 원유를 직접 도입하는 것을 추진했습니다. 3천만t 가량의 원유를 4700km의 최단거리로 공급받을 수 있어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큰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항 개항일인 9월25일을 전후해서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9월25일에는 울산 롯데호텔에서 기념식을 개최 할 예정이며, 9월13일 열리는 ‘울산항 콘서트’에는 김건모, 설운도, 울랄라세션 등 인기가수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항만가족과 울산 시민들이 개항 50주년의 축제의 장에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해 국가품질경영대회 품질경영상에 이어 올해 7월 ‘2013 지속가능경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하게 된 계기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우리 공사는 국가에서 주관하는 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인 품질경영대상을 수상해 2007년 설립 이후 항만이용자들을 위한 고객중심 경영체계를 성공적으로 갖춰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에는 국가 및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민 삶의 질적 향상·국민행복 추구에 기여한 기업으로 선정돼 지속가능경영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울산항만공사는 기업의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사회공헌 전략을 수립해 나눔경영, 일자리창출, 동반성장 등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 구현을 위한 사랑나눔’ 실천에 앞장서고 지속가능경영체계의 기틀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나눔경영을 위해 매년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사회공헌 사업비로 조성하며 매칭그랜트,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 사업, 재능기부봉사단 운영, 지역메세나 운동, 공동모금회 동참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공사 설립취지에 맞는 사회공헌사업을 더욱 내실있게 전개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겠습니다.

울산항만공사가 올해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따른 변화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됨으로써 울산항만공사는 2013년 경영성과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지정하는 평가단에 의해 경영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에 따라 책임경영이 한층 강조되고 기관의 효율적 운영이 강도 높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금년 1월 준시장형공기업으로 지정된 후 우리공사의 정관과 규정을 준시장형 공기업 체계에 맞춰 개정 작업을 마쳤으며, 공기업으로서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제반작업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직원수와 규모면에서 작은 공기업이지만 내실있는 책임경영을 통해 우리 공사가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울산항만공사는 울산항을 친환경 항만으로 조성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울산항은 국내 항만 중 최초로 ISO14001 획득 이후 환경경영 시스템의 사후관리를 통해 깨끗한 항만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에 맞게 울산 본항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비산먼지 감축을 위해 하역사와 협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간 사료 부원료에 대해 창고를 건립해 수용함으로써 노면야적에 따른 비산먼지를 최대한 억제하고, 하역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호퍼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호퍼는 깔대기 모양의 출구를 열어 내용물을 내보내는 하역설비로, 울산항만공사는 기존의 것보다 집진성능이 70% 이상 향상된 친환경 호퍼를 11월 안에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석탄에 대해서도 하역 및 보관시설을 보강했으며 우드칩은 신항으로 전배 조치해 환경문제를 최소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ISO14001 인증 획득 후 환경친화적인 항만이 될 수 있도록 그린포트 추진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실행방향과 과제를 설정해 친환경적인 항만체계를 확립하고자 합니다.

울산항이 액체화물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 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액체화물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입니다. 먼저 외국계 기업·트레이더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관세 및 환급체계를 개선하고, 블렌딩 허용 등 대폭적인 규제 완화가 추진돼야 합니다. 또 물류비 절감, 석유제품 입출항의 원활한 지원 및 법인세 감면 등 탱크터미널사업자와 트레이더사 등을 유인하기 위한 개선과제를 발굴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석유거래소 개설에 필수적인 국제적 역량을 겸비한 트레이딩 전문 인력 양성과 해외 전문인력 유치가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상업용 저장시설 운영 기반의 석유상품거래소 개설에 따른 사항입니다. SGX(싱가포르 거래소), DMF(두바이상품거래소)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부 주도의 석유거래소 개설이 추진돼야 합니다. 또 거래소 가격을 중심으로 석유가격을 산정해 두바이 유가, 싱가포르 석유제품가 등과 같이 동북아 지역 기준유가로 고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향후 운영상황을 감안해 추후 선물 및 파생상품 시장으로 확대돼야 할 것입니다.

향후 동북아 오일허브의 중심이 될 울산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말씀해 주십시오.

울산항은 앞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이 완성되면 오일허브에서 트레이딩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울산항은 동북아의 액체물류 중심항만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기반형 비즈니스가 울산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면 오일허브 터미널 운영 및 트레이딩, 그리고 금융 분야 등에 다양한 일자리도 창출될 것입니다. SK에너지 및 S-Oil에 대한 유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항만, 정유, 금융 등 관련산업의 동반성장도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울산항은 산업항에서 무역항으로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모해왔듯이 오일허브 사업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해 미래에 무한한 잠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울산항만공사 3대 사장으로 임기의 절반이 넘어섰습니다. 임기 후반 경영전략은 어떤가요?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이바지하고 책무와 소임을 다하고자 숨가쁜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특히 더디게 진행됐던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의 기반시설을 우리 공사가 맡아 건설하도록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오일허브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점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설계가 마무리돼 11월경이면 역사적인 첫삽을 뜨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고객중심의 항만운영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끌어 올리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임기 후반기는 동북아 오일허브사업과 배후단지 조성 등 항만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고객만족경영을 정착시키고 항만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시책들도 내실있게 추진해 “액체물류 중심의 First Class 항만”이라는 비전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장님의 좌우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으로 씨를 뿌린 대로 거둔다고 생각하고 생활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게 되면 최상의 결과를 낳는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 그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할 줄 아는 자세로 임해왔습니다.  아울러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원칙을 중시하고 있습니다만 지나치게 원칙을 강조하다보면 일처리가 경직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공기업의 경우 상황의 변화와 고객입장에서 일처리를 하기 위해서 신축성있는 접근이 중요한 바 항상 직원들에게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주문하고 있습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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