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로 잠수함·군수지원함 해외 수출을 이뤄낸 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함을 수주하며 방산 분야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사장 고재호)은 노르웨이 방위사업청과 지난달 28일 베르겐 시에서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최종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베르겐 시는 노르웨이의 과거 수도이자 현재 해군본부가 위치한 곳이다.
수주금액은 약 2억3천만달러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6년 9월까지 노르웨이 해군 측에 인도 및 실전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 관계 발전에도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노르웨이는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에 병원선과 의료진을 파견하면서 큰 도움을 준 바 있다. 정전 60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의 대표 조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반대로 노르웨이에 병원선 기능을 지원하는 군수지원함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계약식에 참석한 안느 그리에트 스트롬 이에릭슨 노르웨이 국방부장관은 “올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노르웨이 해군 역사상 최대의 함정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하게 된 오늘은 매우 역사적인 날”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양국관계는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수주는 대한민국 정부와 민간의 혼연일체 된 국제적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정부는 현지 파견된 국방부 소속 무관을 통해 사업 수주 과정을 돕는 동시에 주노르웨이 대사관 참사관을 계약식에 참석시키는 등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대한민국 해군, 방위사업청과 방산물자교역센터(KODITS),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정보본부 역시 본 계약 성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협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영국 군수지원함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3월 외국 기업으로는 사상 최초로 영국 해군으로부터 항공모함 군수지원함 4척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발주처가 요구하는 납기와 가격, 성능 등 까다로운 요구조건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충족해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프로젝트 수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영국 국방부가 대우조선해양을 노르웨이 정부에 적극 추천했고, 이것이 노르웨이 국방부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1983년 대한민국해군에 초계함(PCC) 인도를 시작으로 방산분야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내며 해당 분야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업체 최초로 잠수함을 수출에 성공했고,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영국 해군에 군함을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현재도 동남아·중남미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각종 군함과 잠수함 건조 요청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방산 분야에서 국내 조선업계 최다 실적으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방산업계 해양 분야 최강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은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심해 해양자원 개발을 진행하면서 해양주권을 지키기 위한 군함 건조 수요도 계속 증가 하고 있다”며 “이미 대한민국 최초 잠수함 수출과 조선업계 방산최다 수출 위업을 이뤄낸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방산 사업을 회사 성장 동력의 중요한 축으로 적극 키워나갈 것”이라고 이 분야에 관한 강력한 성장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방산 분야 강화를 위해 조만간 이 분야를 독자 사업부로 독립하는 조직 개편을 곧 단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15척, 약 50억달러 상당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며 순조로운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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