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9 07:18

중국 양대해운사 사실상 합병 돌입하나?

중국 1·2위 해운사인 코스코(COSCO)와 차이나쉬핑(CSCL)이 사실상 합병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가 모두 국영기업인 만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선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판도가 다시 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지 관계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코와 차이나쉬핑 총재는 각각 상대방 회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재는 우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한다.

지난해 8월 선임된 마저후아 코스코 총재는 차이나쉬핑 부사장 출신이다. 리샤오더 차이나쉬핑 총재도 코스코에서 해운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는 양사의 합병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해운업체 A사의 중국법인장은 "코스코와 차이나쉬핑 모두 국영기업이다. 이번 인사는 중국 정부의 속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본격적인 합병에 앞서 사전정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국가자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140여개에 달하는 중앙기업을 100여개로 재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중국 3·4위 해운사인 시노트랜스(SINOTRANS)와 창항그룹(CSC)은 ''시노트랜스 CSC''로 거듭났다.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은 상대방 회사를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는 CEO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양사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 결과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은 지난 10월 중국 내항 운송서비스를 공동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가 합병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시노트랜스와 창항그룹의 합병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서둘러 합병에 나서다 보니 중복사업 정리 등 사전 준비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물리적 합병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이 사실상 합병작업에 돌입하면서 세계 유력 해운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세계 해운업계는 선복량 기준으로 덴마크 머스크(259만3261TEU), 스위스 MSC(218만1108TEU), 프랑스 CMA CGM(137만8074TEU) 등 이른바 ''빅3''가 주도하고 있다.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이 합병할 경우 세계 4위(128만2811TEU) 해운사가 탄생한다. 글로벌 해운업계를 좌지우지했던 유럽 업체들에 강력한 도전자가 생기는 셈이다.

국내 선사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이 합병하면 기존 노선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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