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 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0년전 드라이 벌크화물의 해상운임에서 선박연료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였다. 2012년에는 해상운임의 70%이상을 기름값이 차지하고 있다. 선박연료유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다보니 선사들은 선박연료유(벙커C유) 헷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지난 11일 한국선주협회는 협회 대회의실에서 ‘연료유 시장 전망 및 헷지 방법’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었다.
삼성선물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세미나에서는 상품거래중개업체인 FIS(Freight investor services) 정한희 대표가 ‘연료유 및 에너지 시장 전망’을, 삼성선물 상품선물팀 박경탄 대리가 “연료유 헷지 절차 및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선주협회는 삼성선물과 급변하는 해운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선주협회는 “최근 해운원가, 특히 연료유 상승으로 운항에 어려움이 크다”면서 “금번 세미나를 통해 연료유 시장을 미리 분석하고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장 국내 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선박연료유인 싱가포르의 IFO 380은 현재 t당 6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0년전인 2002년에는 t당 160달러였다. 10년 동안 4배 이상 인상된 꼴이다. 한편, 현재 BDI(벌크선 운임지수)는 10년전 수준과 비슷한 모습이다. 과거 유가가 오르면 해상운임이 오르던 패턴은 원유가격이 올라도 운임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FIS 정한희 대표는 “연료유가 t당 1천달러가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겠지만, BDI가 1천포인트 밑으로 내려갈 거라고 생각한 업체도 없었다”며 “선사들이 유가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수록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해 헷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선박연료유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GDP(국내총생산)성장률, 브랜트유의 수요공급, OPEC의 공급 결정,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등을 꼽았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원유 공급의 증가는 원유가격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연료유 가격을 결정하는 공식<(브랜트유+크랙 스프레드)x6.35>에서는 브랜트유와 크랙 스프레드(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 2가지 요소 중 한 가지가 움직여도 연료유 가격이 변동된다.
브랜트유 가격이 하락하면 연료유 가격이 덩달아 하락할 수 있지만 브랜트 가격이 하락해도 크랙스프레드가 상승하면 선박연료유 가격은 변동되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크랙 스프레드가 불안정하게 변하고 있어 연료유 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북해산 브랜트유가 서부 텍사스 원유보다 25달러 정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시리아 등 중동 정세불안은 선박연료유 가격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선박연료유 전망에 대해서는 “브랜트유는 저항선이 120달러일 것으로 전망되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려가도 80~9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싱가포르 IFO 380 CST 선박연료유 기준으로는 t당 550~710달러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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