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6 07:02

아라뱃길 물동량, 예측치 5% 수준 그쳐

7개월 평균 '컨'실적 1100개도 안돼

한진해운 경인항 인천터미널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물동량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임시운항 기간부터 올해 8월까지 아라뱃길을 이용한 물동량은 컨테이너 7647TEU, 일반화물 39만2천t에 불과했다.

한국개발원(KDI)이 지난 2008년 12월 ‘경인운하 수요예측재조사, 타당성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에서 전망한 물동량 수치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KDI는 당시 조사에서 아라뱃길의 2011년 물동량을 컨테이너 29만4천TEU, 모래 632만5천t, 자동차 34만t, 철강재 49만7천t으로 전망한 바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월 한진해운이 항로를 처음 연 뒤 6월에 1384TEU로 월간 실적 1천TEU를 넘어선 데 이어 7월 1812TEU, 8월 1991TEU 등으로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월 평균 1092TEU로 당초 예측치의 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동량이 없다보니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하는 화물선도 제대로 운항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25일 아라뱃길 개장 이후 8월까지 3개월여간 운항한 화물선은 중국 칭다오와 톈진 부산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3척(70회), 철강선 6척(15회), 일반화물선 2척(8회)이 전부였다. 화물선 11척이 93회를 운항한 것으로 하루 한 차례도 되지 않는 셈이다.

물동량과 마찬가지로 유람선 여행객도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돈다.

KDI는 2011년 유람선 여행객을 48만6131명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객은 지난 10월 임시개통 기간을 합치더라도 올 8월 말 현재까지 20만5776명으로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인아라뱃길은 물류와 더불어 여행객 확보도 핵심 기능 중에 하나라는 점에 미뤄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특히 임시개통 땐 늘어나던 유람선 여행객은 5월25일 개통 이후 6월 2만7841명에서 7월 1만6851명, 8월 1만5651명 등으로 오히려 감소 추세다. 하루 평균 504명만이 아라뱃길을 찾은 꼴이다.

김태흠 의원은 “KDI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유지관리비는 40년간 8721억원, 연간 약 218억원 소요된다”며 “사업초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물동량과 여행객 확보를 위한 확실한 대책이 없으면 국민혈세만 낭비하게 되기에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뱃길은 지난 2009년 6월 착공해 올해 5월25일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과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을 잇는 주운수로 18km(폭 80m, 수심 6.3m) 구간으로 개통했다.

인천지역에 갑문 2기와 244만㎡(12선석) 규모의 터미널이, 김포지역에 갑문 1기와 187만㎡(10선석)의 터미널이 각각 들어서 있다. 횡단교량은 총 15개소로 수자원공사 9곳을, 지자체 등에서 6곳을 건설했다.

총 3년의 공사기간 동안 사업비 2조2458억원이 투자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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