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1 17:30

동남아항로/ 비수기에 항만 적체, 날씨 등 악재 겹쳐 약세 지속

선복 줄어 하반기 운임 회복 기대…“GRI 곧 도입될 듯”
상반기 내내 채산성 악화로 신음했던 동남아 항로는 하반기 시작과 함께 찾아온 비수기로 인해 반전 기미를 나타내지 못했다. 비수기로 인해 소석률이 하락한 가운데 날씨까지 돕지 않아 하반기 동남아 항로의 시작은 상반기 약세를 이어갔다.

동남아행 물동량을 견인해온 레진은 상반기 내내 약세를 보이다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레진의 내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선사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한 바 있다. 그러나 비수기를 맞이하며 레진 물동량은 여전히 주춤했다. 이로 인해 7월 동남아항로의 상황은 상반기의 약세를 이어갔다.

최근 양해해운을 비롯, 국적선사의 일부 항로 철수로 인해 선복이 줄어들며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운임의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최근 유가 등의 지속적인 비용 부담으로 인해 대형선사들도 선복의 신규 혹은 추가 투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운임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재의 채산성으로 볼 때 향후 버텨낼 수 있는 선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선 동남아항로의 기존 선복 감소와 신규 선복 유입 중단으로 인해 베트남과 태국의 시장 상황은 추후 좋아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유가가 여전히 선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올해 할증료 신설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기본운임인상(GRI)은 근시일내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됐던 아시아역내대화협의체(IADA) 선주회의에서 논의된 GRI 도입이 실현될 경우 선사들은 ‘채산성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데 한시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유류할증료(FAF) 부과가 원활하지 않아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선사들이 상황 반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터미널의 적체 현상은 지속됐다. 홍콩의 HIT터미널은 이달 초 적체가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이내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증가한 선사들은 22일부터 항만적체할증료(PCS)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FAF로 보전되는 비용 비중이 낮은데다 운임이 약보합세에 머물러 선사들은 PCS 도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날씨 역시 7월 악재 가운데 하나였다. 북상했던 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과 예년보다 길었던 장마는 정상적인 서비스 진행에 악영향을 끼쳤다.

한편 하반기의 동남아 상황은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거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의 물동량은 상반기처럼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유가의 향후 추이에 달려있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유가가 하반기 동남아 항로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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