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만·물류기업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 적극 지원
Q. 2011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주력 추진사업은?
A. 해양수산 국가발전 전략 등을 연구하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미션은 『해양수산 부문 국가 정책수립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저는 작년 7월 원장에 부임해 『5대 해양강국 실현을 위한 세계 일류의 해양수산정책 연구기관』을 KMI의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국부창출과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기능 강화’, ‘해양강국 실현을 위한 신해양산업의 전략적 육성’, ‘미래지향적 정책대안 제시 기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연구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2011년도 해운물류분야 주요 연구과제는 ‘해외물류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물류기업 동반진출 방안’, ‘미래형 선박을 활용한 신해양비즈니스 모델 구축방안 연구’, ‘해운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박매매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연구’, ‘세계 해상운임선물거래(FFA) 시장의 국부창출방안 연구’, ‘항만배후단지 특성화 발전방안 연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세계 해운시장 선도 역량 강화,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미래 물류기술 연구 등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원장님께서 내다보는 올 한해 국내외 해운경기 전망은?
A. 올 한해 해운경기는 약세를 보이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케이프 선형을 중심으로 한 건화물선 시황의 약세와 변동성이 연중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해운수요는 연평균 6% 정도씩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 선대는 2008년 말 위기 이후 2009년 10%, 2010년 16.5%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공급부담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신조선 인도지연이나 감속운항 등 공급조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1-2년은 공급부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선박공급이 과잉되는 경우 시장은 시황변동 요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BDI를 기준으로 한 올해 시황전망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2,200~2,600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기업들의 전략 기준은 이보다 더 낮게 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운서비스는 재고 없이 생산 즉시 소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역별 또는 시기적 수급불균형에 따라 시황 등락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평균 BDI는 전년도보다 약간 하회하는 수준인 2,600p 수준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화물선 선대구조는 2000년대 이전에 확보한 선박이 약 54%, 2000년대 초반에 확보한 선박은 약 10%, 2006년 이후 확보한 선대가 36% 정도 차지하고 있어 호황때 고가에 확보한 선박 비중이 전체의 1/3 수준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낮은 시황이 장기화될 경우 다소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원을 추가 확보하거나 선대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KMI는 시황전망은 물론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Q. 해운물류업계의 산-연 협력연구체제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 원장님의 구상은?
A. KMI는 해운물류업계와 다양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실용 가능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실 해운물류업계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보완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면, 그것이 곧 ‘산-연 협력연구체제 구축’일 것입니다. 그렇지 못했기에 이런 지적에 대해 송구합니다. 해운물류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많이, 정확히, 그리고 공평하게 청취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등을 위해 업계를 찾아가거나 내부 세미나 및 회의 등을 통해 업계의 분들을 저희 원으로 초빙하고, 공개 세미나 등을 통해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하되, 이러한 노력이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해운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운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확대를 위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해운중개업체와 대형선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업계 전문가를 초빙해 진솔한 경험을 듣고 미래에 KMI와 해운업계가 할 일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물류기업 CEO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물류기업의 CEO급 인사를 초빙, 의견을 청취하고자 합니다. 현장의 애로사항, 성공사례, 주요 동향, 정책 사각지대, 보완대책 등을 특정 기업 및 분야별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KMI 연구보고서에 이를 반영해 정책을 제안할 것입니다.
또 국내 물류기업의 해외진출에 관한 정보를 수집, 가공·분석해 제공하는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의 2011년도 업무수행에 우리 물류기업의 수요를 우선적으로 반영할 계획입니다. 수요조사 등을 통해 관심 권역 및 국가 등을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각종 리포트, 지원대상 사업선정, 가능사업 설명회 및 진출방안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건설협회, 엔지니어링진흥협회, 한국항만물류협회, 한국항만협회, 통합물류협회 등 관련 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우리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사업을 발굴하고 정보지원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아울러 항만운영사, 포워딩, 물류기업, 엔지니어링사, 주요 화주 등 항만물류기업 CEO를 대상으로 조찬포럼을 개설하고자 합니다. 반기별 개최를 원칙으로 발표 주제는 기업의 항만·물류 애로요인 및 전문가 특강으로 선정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해외 진출 정보 확보,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강화, 기업의 항만·물류 애로요인 개선 관련 과제의 공동개발 및 공동연구는 물론 정책과제 수주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물류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물류기술포럼’을 운영하고, 항만물동량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항만수요예측센터 전문가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입니다.
Q. 우리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 KMI 지원방안은?
A. 먼저, 국내 물류기업의 해외진출에 관한 정보를 수집, 가공, 분석해 제공하는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중소물류기업의 해외 물류전문 컨퍼런스 및 전시회 참가를 지원해 기업 홍보 및 해외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해외진출에 관심 있는 민간기업의 자발적 협의기구인 국제물류투자협의체의 운영을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별 관심 기업끼리 소그룹을 구성하고,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와 국토해양부 등과의 정례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종합적인 컨설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관심지역을 선정해 해당국가의 관계자를 초빙, 가능사업 설명, 진출절차, 성공사례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해 해외 물류사업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또 무역협회, KOTRA, 자원개발 공기업 등과의 업무협력체계를 구축해 제조업 및 자원개발 등과의 동반 해외진출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의 해운시장에 대한 기초조사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우리 정부와 아세안간 해운협력을 위해 금년에는 아세안 역내의 단일해운시장 연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수집된 기초자료와 연구자료는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과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아프리카 지역 연구도 강화할 계획인데, 관련 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진출방안을 같이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는 물류뿐 아니라 수산이나 해양분야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접근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Q. KMI의 최대 현안문제는 무엇인지요?
A. 세계 물류강국은 1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물류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물류시장의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으며, 주요국 또는 글로벌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좁은 국내에서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KMI에서는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 항만·물류기업의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략 수립과 지원을 통해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녹색물류기술, 첨단터미널 시설, 항만하역장비 산업 등 글로벌 항만물류기술시장은 2020년 2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업의 항만하역시설비 등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5% 내외로 세계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 기업의 항만하역시설 및 장비산업의 글로벌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사업 발굴과 정책수립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항만물동량 예측은 항만 개발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항만 정책과 개발 계획의 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KMI 항만수요예측센터를 OSC, 드류리(Drewry)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물동량 예측 전문 기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KMI는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 기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실무경험자가 필요한데 연구기관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실무 경험을 가진 전문인력이 적습니다. 이로 인해 현장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를 거쳐 상호 순환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 연구원이 일정기간 업계에 가서 근무를 하거나, 업계 분들이 KMI에서 일정기간 근무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 있습니다.
Q. 우리 해운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면과제는?
A. 먼저 해운업계의 업종이 좀 더 다양하고 기업이 대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해상운송서비스가 주업종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지금의 해상운송사업 외에 법률, 금융, 보험, 회계, 시황전망,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사업 활성화로 시장규모를 확대시키고 수익구조를 다양화해 쏠림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운기업은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장래 예상되는 초중량화물 운송시장과 해양플랜트, 자원운송, 근해시장 네트워크 구축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또 녹색해운 부문은 미래 패러다임 변화의 근간이 될 것입니다. 기업은 더 이상 비용절감 차원의 대응이 아닌 비즈니스의 기회로 이를 활용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이 있겠지만 우선,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운 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인력양성은 중요합니다. 머스크의 성공 이면에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많은 기여를 했다고 판단됩니다.
다음으로 선박 S&P 비즈니스와 같은 새로운 해운영역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선박 S&P 시장은 Martin Stopfold 교수가 말하는 해운의 4대시장 중 하나지만, 그동안 우리는 해상운송에만 관심을 갖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진형 비즈니스인 S&P 사업에는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이제 선박 S&P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인력 양성 등을 통해 해운의 지평을 넓혀 나가야 합니다. 이에 대한 정책방안을 미련하기 위해 저희 연구원에서 올해 기본과제로 선정해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Q. 관계 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A. 이제는 물류 경쟁력 시대입니다. 제품의 도입원가, 인건비 절감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으며, 국가 간, 기업 간 제품품질의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류 경쟁력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리고 물류 경쟁력은 곧 네트워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물류기업의 해외진출이 미약한 현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수송수단 및 분야별로 분산된 정부의 물류 거버넌스 기능을 통합·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물류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홍보지원, 타당성 조사, 자금지원 등에 대한 예산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해외기업의 동아시아 지역본부 및 물류거점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우리나라의 물동량을 확충하고 물류산업의 규모를 키우며 선진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국제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간 해운산업의 해외진출은 기업들의 몫이었습니다만 이제 많은 국가가 자국 해운산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제와 질서를 국적 해운기업에 유리하게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새로운 국제회의를 만들고 신해운질서를 형성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대외협력을 해 나가는 것은 물론 이를 총괄해 상대국별로 협력전략을 만들고 추진할 수 있는 기능이 확보돼야합니다. 소위 ‘해운항만 국가별 협력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공무원들의 경우 잦은 인사 이동으로 국제기구 및 주요 국가 전문인력들과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희 KMI와 같은 지속적 연구기반을 갖춘 조직과의 협력체제 구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해운물류업계에 바라는 바는...
A. 해운의 경우 어느 때보다 해운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시황변동에 대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울러 보안, 환경, 선원문제 등 국제적인 룰에 의해 정해지는 기준과 협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협약 등이 발효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동 시간을 활용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소 선사의 경우 이러한 대응이 늦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비용문제가 수반되기는 하나 철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UAE 원전수주 및 세계 플랜트 산업 성장 등으로 인해 중량화물 및 프로젝트 화물 운송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중남미 및 아프리카 등의 진출 시에는 독자적인 BM을 통한 진출 뿐 아니라 국제기구의 조달물류를 함께 수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항만·물류 유관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문제와 항만물류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조찬포럼’을 개설하는 문제는 KMI의 주도적인 추진만으로는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업·단체의 절대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협의체와 포럼이 항만·물류 애로요인과 현안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더 나아가 업·단체가 수립한 발전목표 및 성장전략이 상호 연계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