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3 10:06

지난해 중소조선 수주 4분기 58% 몰려

해운시장 공급과잉으로 향후 전망 불투명
지난해 4분기 들어 국내 중소조선산업의 수주량이 크게 늘어났으나 공급과잉인 해운시장에 미뤄 시황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대 조선소(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현대미포·현대삼호·STX조선·한진重)를 제외한 중소조선소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75.4% 감소한 68만8천CGT로 잠정 집계됐다.

1~2분기 제로(O) 수주였던 중소조선업계는 3~4분기에 각각 28만8천CGT, 39만9천CGT로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 4분기에만 작년 전체 수주의 58%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004년 평균 분기 수주량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에서 시황이 회복추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조선소들의 대형화 추세로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한데다 지난해 수주를 기록한 중소조선소가 5개에 불과하다는 점 등은 긍정론보다는 부정론에 무게를 두게 한다.

국내 중소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009년 12월말 현재 1245만CGT로 전분기 대비 5% 감소했다. 수주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주잔량의 감소추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중소조선소의 4분기 누적 신규수주액은 14억달러에 그쳤다. 2008년의 88억달러에서 84.1%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건조량은 크게 늘어나긴 했으나 1분기 이후 탱커의 건조 척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선주들의 인도연기 요구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클락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조선소 건조량은 재화중량톤 기준으로 40.7% 늘어난 619만DWT를 기록했으나 척수로는 8% 감소한 132척으로 집계됐다. 2008년에 비해 건조선박이대형화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중 국내 중소 조선산업의 주력 선종인 탱커 건조량은 1분기 총 42척에 이르다 점차 감소해 4분기엔 12척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벌크선의 건조척수는 4척에서 11척으로 늘어나는데 그쳐 전반적인 건조 척수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시황 침체로 선주들의 인도연기 요구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선박 건조가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벌크선과 핸디사이즈 탱커의 신조선가는 4분기에 등락이 엇갈렸다. 탱커는 하락 추세를 이어갔으며 벌크선은 케이프사이즈시장의 호조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추고 0.12% 상승했다. 향후 시장에 막대한 양의 벌크선이 공급된다는 점에서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출입은행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주요 선종인 벌크와 탱커의 올해 해운시황은 전 세계적인 경제회복에도 불구하고 과잉선복량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호전될 가능성은 낮다”며 “중소조선업계도 이 같은 이유로 대량의 신규수주 가능성이 낮아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벌크선의 과잉선복량 해소보다는 단일선체구조 탱커의 폐선과 중동발 석유화학, 정유 물동량의 증가로 내년부터 점차 회복이 예상되는 석유제품운반선 등 탱커시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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