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 09:23

해운산업의 경쟁력 원천은 인력양성

해운산업, 국가경쟁력 미치는 영향 커
KMI‘해운과경영’에 기고한 한국해양대 류동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원천은 인재양성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해운경기 침체로 해운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프랑스 최대 선사이자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인 CMA-CGM이 최근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정부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세계 7위이며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하팍로이드에 12억 유로 규모의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오랜 불황을 견디지 못한 국내 중소 해운업체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대형선사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우리정부는 화물운송 위주의 운영과 시장상황에 탄력적 대응력을 갖춘 건전한 해운기업을 육성하고 향후 해운시장 활황 시 과도한 용대선으로 인한 문제 등의 재발을 방지하며 해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외항 화물운송사업의 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대형화주도 해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대량화주 시장진입 규제’완화를 추진 중이어서 해운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매출을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불황을 이겨내는 기업도 있다. 그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는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해운산업의 특성상 해운경기는 일정한 주기로 반복된다. 경기회복을 대비해서 우리나라 해운기업들은 위기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해운산업의 경쟁력 요인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경쟁력이라 함은 Porter (1990)에 의해 정의된 국가 경쟁력을 의미한다. 국가 경쟁력 우위란 특정 국가의 기업들이 특정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국가의 환경 요인을 의미한다. 국가경쟁력은 산업경쟁력, 기업경쟁력, 제품경쟁력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은 한 국가가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산업들에 의해 결정된다. 산업경쟁력은 국가경제를 구성하는 산업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당 국가가 가지는 고유한 원천(금융자산, 인적자본, 과학기술 등)에 의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기업경쟁력은 기업 차원에서 경쟁기업과 비교한 경쟁 능력을 의미하며, 각각의 산업은 관련 기업들과 그들의 경쟁을 통해 구성되므로 기업의 경쟁 능력은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마지막으로 제품경쟁력은 구체적으로, 개별 기업들의 제품들이 가지는 시장에서의 경쟁능력을 의미한다.

해운산업의 경쟁력 평가요인은 크게 인적자원, 물적자원, 재무적 요인, 정부지원, 산업규제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인적자원에는 전문성 조직문화, 인력개발이 포함된다. 물적자원으로서는 기업 이미지, 마케팅 능력, 서비스 품질이 이에 속하며 재무적 요인에는 성장성, 수익성, 안전성이 해당된다.

정부지원에는 해운산업에 지원하는 세제정책과 금융지원이 있다. 산업규제 측면에서는 규제의 효율성과 관련 법 제도의 개선이 경쟁력 요인에 속한다.

해운산업관련 실무자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경쟁력 평가요인에 대한 중요도를 조사한 결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서비스 품질’, ‘수익성, ’세제혜택’, ‘인력개발’ 순으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게 평가된 경쟁력 요인은 ‘기업이미지’와 ‘법·제도 개선’요인이다.

설문조사 결과와 같이 해운산업의 경쟁력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숙련된 전문 인력 보유와 경영진의 전문지식이다. 해운산업의 전문인력은 육상인력과 해상인력으로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이들 두 그룹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하다. 해운산업은 해상운송업, 선박관리업, 해운중개업, 선박금융업, 해상보험업, 해사법률, 해운대리점업, 복합운송업, 예선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각 업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원활한 공급은 개별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해운산업 경쟁력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해운산업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서비스 산업이다. 실무자와 경영자의 전문지식 없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렵다. 해운산업은 위험이 큰 사업인 만큼 투자에 대한 수익 또한 큰 사업이다.

해운시황은 의사결정만이 해운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한다.

따라서 한 번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큰 적자를 보게 되고 심지어 기업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 해기사의 공급은 수요에 비해 2012년에는 4,773명이, 2020년에는 6129명이 부족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 한국 해운의 세계적 위상이 흔들리고 해운산업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이나 유럽 선사들은 오래전부터 선원 부족을 예상하고 베트남, 필리핀의 대학에 장학제도 등을 운영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MOL은 세계 주요 선원 공급 국가인 필리핀, 인도 러시아 등에 선원 연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NYK는 필리핀, 인도, 루마니아, 중국 등에 직접적인 해기사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라인은 필리핀, 인도, 동유럽 등에 연수센터 및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우수한 선원 인력을 적극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해양산업의 위상을 제고하고 해양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2008년에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가 발족됐다. 이 연합회의 발족은 앞으로 우리나라 해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합회에서 추진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해운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전문양성을 위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전문인력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회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그는 항상 “마쓰시타는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인간을 만드는 회사”라고 했다. 이는 곧 제품보다는 인간을, 회사보다는 인재양성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이자 신념이다.

인재양성이야 말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원천이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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