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5-17 17:14
국내 초유의 벤처 ‘파렛트’ 기업
철제파렛트 대량생산라인 본격 가동
국내 파렛트시장의 구성은 목재가 약 75%, 플라스틱 15%, 철제 및 기타 종
류 10%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시장 구성 자체를 변화시키겠다는 철
제 파렛트업체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름도 생소한 경북 포항 소재의 (주)한세.
이 회사는 최근 월 2만매 이상의 철제파렛트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라인
을 본격 가동하면서 파렛트시장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 올 전망이다.
기존 파렛트업계의 판도를 일거에 바꿔 놓을 새로운 형태의 철제파렛트가
본격 추리됨에 따라 관련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경북 포항시 소재의 (주)한세가 개발한 이 파렛트는 아연도금강판(내부식성
CGI) 소재를 사용하며, 특히 생산라인에 용접로봇을 채용, 완전자동화하여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었다. 특허, 실용신안, 의장등록, 상표등록, 국제특허
(일본) 등 무려 21개의 각종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이 신제품은 이제 겨우
출범 2년여를 넘긴 중소기업이 개발한 것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스형 파렛트는 국내 유일
(주)한세의 원류는 92년 12월 P&S라는 회사로 부터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
파렛트사업을 시작한 것은 95년경부터. 95년 (주)한세로 상호를 변경하고
박스형의 철제파렛트 개발에 착수한 이 회사는 97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
갔다. 같은해 스키드형 철제파렛트 생산설비를 도입하였고, 각종 특허출원
과 함께 금년 5월부터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박스형 철제파렛트의 실질적인 개발자인 이 회사 김학수 이사는 제품개발배
경에 대해 “20여년간 포항제철의 설비기획, 협력업체관리업무를 하다보니
목재가격의 상승에 따라 변동되는 파렛트의 대량사용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고 설명하면서 “특히 1회용으로 밖에는 사용할 수 없는 목재를 철제 파
렛트가 대체할 수 있다면 회사 차원에서 대폭적인 원가절감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
현재 (주)한세에서 생산되는 철제파렛트의 종류는 크게 4종.
최초 아이템인 박스형 철제파렛트(Box Type Steel Pallet)와 후프형(Hoop T
ype) 철제파렛트, 중량 스키드형(Skid Type) 철제파렛트, 평파렛트(경량 Sk
id형) 등이다.
이중 박스 타입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곳이 한세 한 곳뿐이며, 스테인
레스, 동판, 특수강판 등 고급강재나 특수강의 판재류 포장용으로 사용된다
. 이 파렛트는 제품을 적재한다기 보다는 완전 포장하는 형으로 전체를 목
재로 사용했을 경우 1회용으로 밖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안한 것.
특히 파렛트를 사용한 후 볼트만 풀면 완전 해체할 수 있어 공간활용이 극
대화되고, 조립시에도 역시 볼트조임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 목재대비 중량·가격면에서 2/3 수준이며, 내구성은 5.3회전까지 가능하
다.
파렛트 사이즈는 폭 5백㎜ 이상, 길이 1천㎜ 이상, 중량 2백㎏ 이상이면 모
두 제작 가능하다. 재질은 일반 열연 코일을 사용.
경량 스키드형 대량생산 시작
박스형 철제파렛트는 지난해 5월 이후 포항제철에 월 2천세트씩 납품하고
있으며, 동부제강, 삼미특수강 등에 샘플을 제시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
다.
후프형 철제파렛트의 경우 박스형과는 달리 제품을 단순 적재할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 주로 냉연 코일, 저온창고 보관품 등 비교적 저가이거나 하자
발생이 적은 제품을 적재하는데 사용된다. 파렛트 사이즈는 5백㎜ 이상, 높
이 5백㎜ 이상, 중량 2백㎏ 이상 생산 가능하다. 재질은 코일을 사각 파이
프로 제작하여 사용.
중량 스키드형의 경우 열연, 냉연, 석판, 내화벽돌 등 일반 판재류나 중량
물 적재용으로 개발된 것. 주로 포철노재, 조선내화 등 용광로 내부보호용
벽돌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 소요된다.
이상 3종류의 파렛트는 주로 수작업에 의존하는 제품들로서 소량주문형태로
생산되는데 반해 경량 스키드형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경량
스키드형의 경우 월 2만개까지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것. 이 제품은 0.8∼1
.2㎜의 냉연아연도급강판을 소재로 사용하며, 9대의 지그(가로×세로×높이
×중량까지 모두 조정가능한 설비)와 6대의 용접로봇을 통해 제품의 완전자
동생산을 가능하게 해준다. 용접로봇의 생산능력은 8시간 기준 2만매로 1일
최대 6만매까지도 파렛트를 생산해낼 수 있다. 형태에 따른 제품의 종류도
지그시스템의 도입에 따라 낱개형 파렛트, 양면형, 단면형, 상자형 등 모
든 형태가 제작 가능하다.
특히 이 자동화라인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시험가동하여 최근
본격적인 제품생산을 시작했는데, 전 공정에 3명의 인원만 있으면 가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원목 대체효과 8백억원
경량 스키드형 파렛트의 장점은 목재파렛트의 소재인 원목수입대체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 즉 연간 8백억원에 달하는 파렛트용 원목수입을 철제파렛
트로 대체할 경우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목재와 달리 자원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 파렛트 전량을 철제로 대체
할 경우 년간 20만톤의 철강 신수요가 창출되며, 이는 포항제철의 월 조강
생산량중 10%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주)한세가 양산체제를 갖춤에 따라 가격적인 면에서
목재에 비해 유리한 입장. 현재 경량 스키드형 철제파렛트의 경우 약 2만원
선까지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목재가 열대림 고
갈과 환율변동으로 대폭상승하고 있으나 철강은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때문
에 가격변동폭이 매우 적다.
그러나 이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큰 메리트는 반복
사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목재의 경우 내구연한이
한정되지만 철제는 파손될 때까지는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
다.
기술적으로 볼 때도 목재에 비해 약 70%의 중량이기 때문에 하역·상차작업
에 매우 유리하다.
“경량스키드 철제파렛트 생산라인에 투입된 자금만 7억원에 달합니다. 특
히 고가의 용접로봇을 도입한 것은 용접량이 워낙 많아 수작업으로는 시간
이 많이 걸리고, 제품도 조악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용접로봇을 채용할
경우 제품의 품질도 크게 향상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가이
면서도 고품질의 파렛트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김학수 이사의 설명이다.
6월부터 본격 양산 돌입
현재까지 (주)한세의 주력상품은 박스형과 후프형 제품이었으나 향후에는
중량·경량 스키드형 철제파렛트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경량 스키드형 철제파렛트의 경우 일반제품, 가공조립용부품, 식료품
등 목재파렛트 적재물품과 동일한 제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체재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경량 스키형이 본격 양산되는 6월
부터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제품설명회 등을 통해 일반에게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기존 한국파렛트풀과도 연계하여 일부는 풀시스템용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주)한세는 지난 95년 본격 사업에 착수한 이후 97년 포항에 소재한 3
천8백여평의 공장을 인수하여 생산설비를 완비하였고, 금년들어 자본금을 5
억원으로 증자하여 공격경영을 위한 1차작업을 완료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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