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컨테이너 증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팬브릿지는 탱크컨테이너 보유량을 두 자릿수로 늘려 순위 상승을 꾀했다.
국제탱크컨테이너기구(ITCO)에 따르면 2026년 1월1일 현재 전 세계 탱크컨테이너 박스 개수는 1.9% 늘어난 89만9000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율은 조사를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탱크컨테이너 규모는 1992년 6만7000개에서 매년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다. 1997년 10만개를 넘어선 뒤 2008년 20만개를 돌파했다. 이후 2013년 30만개, 2015년 40만개, 2017년 50만개, 2019년 60만개 등 2년 주기로 10만개 이상 늘어나는 가파른 성장세를 띠었다.
이어 2022년에 70만개, 2023년에 80만개에 올라섰다. 코로나19 사태발 해운 호황을 배경으로 7에서 8로 앞자리를 바꾸는 기간은 1년이면 족했다. 30만개에 도달한 2013년부터 80만개를 달성한 2023년까지 10년간 평균 박스 증가율은 10%를 기록했다. 특히 2013년엔 역대 최고치인 20%를 찍었다.
장비 신조실적 14년새 최저치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증가율은 평균 4%로 곤두박질 쳤다. 2024년 6%에서 2025년 4%로 둔화했고 올해는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는 역사적인 부진을 보였다. 올해 90만개 돌파가 점쳐졌지만 성장률이 크게 위축되면서 목표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시장 침체는 신조와 폐기 실적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2025년 한 해 새로 제작된 탱크컨테이너 장비는 32% 감소한 2만8500개에 그쳤다. 연간 신조 물량이 2만개 선으로 떨어진 건 2011년의 2만8000개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은 코로나 사태 초기 시장이 급전직하한 2020년의 -34%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장비 신조 실적은 지난 2022년 6만7800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3년 5만6600개로 감소한 데 이어 매년 큰 폭의 하락세를 띠고 있다.
반면 지난 한 해 폐기된 장비 숫자는 1만1500개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탱크컨테이너 폐기 실적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4000개에도 미치지 못하다 시장 둔화가 표면화한 2023년 1만개로 급증한 뒤 매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해사물류통계 ‘전 세계 탱크컨테이너 운용 추이(1월1일 현재)’ 참고)
ITCO는 “2021년과 2022년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급망 대란이 발생하자 석유화학기업과 물류회사들이 운송과 임시 저장 용량을 확보하려고 탱크컨테이너 사용을 늘리면서 신규 제작 수요도 강세를 띠었다”며 “이후 글로벌 물류시장이 안정화하고 석유화학시장이 침체되면서 장비 수요도 점차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에선 원료 단가 상승과 환경 규제, 수요 부진으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에선 공급 과잉으로 각각 공장 폐쇄, 생산 시설 이전, 신규 투자 연기 등의 구조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침체로 유휴 장비 숫자도 늘고 있다. 임대업체들이 보유한 탱크컨테이너 중 임대되지 않은 장비는 5만9800개로, 지난해에 비해 4% 늘어났다. 2023년까지 평균 3만TEU 초반대였던 유휴 장비 숫자는 2024년에 전년 대비 73% 늘어난 6만3900개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에도 5만개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류기업(운영사) 또는 화주 등이 시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장비는 83만9200개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2% 증가했다. 실사용 장비 규모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평균 9%의 성장률을 보이다 2024년 이후 4%대로 크게 둔화했다.
탱크컨테이너 운영사들이 보유한 물량은 2% 늘어난 63만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5%의 성장률로 60만개를 처음으로 넘어선 뒤 올해도 우상향곡선을 이어갔다.
운영사 시장의 특징은 과점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10대 탱크박스 운영사들이 보유한 장비 규모는 9% 늘어난 32만9900개로, 시장 침체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52%를 기록, 2023년 이후 2년 만에 과반을 회복했다.
특히 미국의 인터모덜탱크트랜스포트가 무려 60%나 성장한 3만2000개를 신고하며 순위를 9위에서 5위로 4계단 끌어올렸다. 성장률로는 전 운영사 중 최고치다. 세계 1위 탱크컨테이너 기업인 네덜란드 스톨트탱크컨테이너와 6위 영국 벌크홀은 나란히 24%대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각각 6만5000개 2만9000개에 도달했다.
반면 말레이시아 이웨이는 보유량을 9% 감축한 결과 순위가 지난해 7위에 9위로 떨어진 걸로 집계됐다. 2위 독일 호이어와 10위 일본의 NRS오션로지스틱스(옛 인터플로)도 각각 -2% -6%의 역신장을 냈다. 스톨트가 장비를 크게 늘린 반면 호이어는 소폭이지만 감량에 나서면서 1위와 2위의 격차는 지난해 1만700개에서 2만4500개로 더 벌어졌다.
10위권 아래 기업 중에선 인도 굿리치마리타임이 53%, 중국 헝청이 36%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반면 네덜란드 RMI글로벌로지스틱스는 1년 새 장비 보유량을 4600개에서 1400개로 70% 감축해 시장 철수를 예감케 했다.
국내 기업 3곳 순위 상승
우리나라 기업이 보유한 탱크컨테이너 규모는 지난해 1만3200개에서 올해 1만3300개로 소폭 늘어났다. 팬브릿지가 100개(10%) 늘어난 1100개를 신고하면서 순위를 59위에서 55위로 끌어올린 결과다.
이와 비교해 대림은 7000개, 태웅로직스는 3500개, 레이딕스는 1700개를 유지했다. 순위는 대림은 21위를 이어갔고 태웅과 레이딕스는 각각 2~3계단 오른 32위 42위에 위치했다. (
해사물류통계 ‘탱크컨테이너 운영사 장비 보유 현황(2026년 1월1일 현재)’ 참고)
임대회사가 보유한 컨테이너는 39만4000개로, 지난해 38만1700개에서 3% 늘어났다. 프랑스 유로테이너가 5% 늘어난 8만9000개(자회사 래플스리스 포함), 미국 엑시프(EXSIF)가 지난해와 같은 7만1300개, 싱가포르 시코글로벌이 7% 감소한 4만개를 신고하며 1~3위를 형성했다.
3대 임대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51%로, 지난해의 52%에서 소폭 하락했다. 지난 2023년 59%에 달했던 3대 회사의 점유율은 2025년 52%로 크게 꺾인 뒤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4위 미국의 CS리싱이 4%, 5위 네덜란드 피콕컨테이너가 20%가량 자산을 늘리면서 순위 상승을 노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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