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3 13:41

에버그린 사장 "정기선 호황세 계속된다"

中 톈진 WSS서 밝혀…"실선복증가 면밀히 따져야"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왕룽슝(王龍雄.사진) 사장이 세계 정기선시장의 호황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선사최고경영자회의(WSS)에 참석한 왕사장은 2일 '신조발주를 통해 본 성장수요'란 주제발표에서 "과거 10년간 중국의 기록적인 경제성장은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과 조선 및 항만운영업 등 관련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사장은 "지난해 중국 전체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물동량은 세계 전체 물동량의 5분의1 수준인 8천만TEU에 도달했다"며 "이중 아시아에서 유럽 및 북미로 수송된 화물중 절반이상이 중국에서 수출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은 환태평양 동향노선에서 65%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으며 홍콩을 포함할 경우 71%를 넘어섰다. 극동-유럽 서향노선에선 중국 홀로 63%의 물동량을 쏟아냈고, 홍콩까지 포함하면 72%에 이르는 점유율을 나타냈다

왕사장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세계 컨테이너수송시장과 관련산업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자리매김한 것은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왕사장은 컨테이너선 신조선 발주현황에 대해선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조선소는 141만TEU 이상의 선박들을 건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1만TEU급 이상 선박의 신조선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AXS-알파라이너 통계를 들어 "선주사들은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ULCS) 114척을 포함해 컨테이너선 신조에 512억달러를 쏟아부었으며 그 결과 연말까지 초대형컨테이너선은 150척 이상이 신조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만TEU급 이상의 ULCS선대는 향후 4년내 4척에서 152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거대선박들은 모두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극동-유럽노선에 배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사장은 이같은 대규모 발주가 선복과잉에 따른 시황하락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 "컨테이너선 수요공급 전망은 실제 선복량 증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일축했다.

그는 실(實)선복량 증가분은 중량화물이나 부피화물, 위험물 등 특수화물 선적공간을 고려할 경우 선사들이 발표하는 액면선복량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4천TEU 선박이라 하더라도 특수화물 공간을 감안한 실선복량은 300TEU 가량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그는 이밖에 선박해체, 피더시장 성장에 따른 선박대형화, 항만적체, 장거리노선의 선박수요, 환적노선 운영 등도 정기선 시황 분석에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며 시황 전망을 낙관했다.

선박 해체의 경우 일반적으로 매해 전체 선복량의 5% 이상이 선령 25년에 도달해 해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박 20척 가량이 선박 해체를 대신해 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컨테이너 물동량 성장률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의 약 2.4배 가량 웃도는 수준을 보여왔다"며 "IMF(국제통화기금)가 2006~201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4.2~4.3%로 전망한 것에 미뤄 물동량은 같은기간 10~1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컨테이너선사들의 매우 낮은 수익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선사들의 공정경쟁을 요구했다.

그는 "선복 수요.공급의 변화는 운임률과 소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한편, 컨테이너선 산업은 대규모 투자에 비해 수익률은 매우 낮다"며 "컨테이너선 시장은 최근 10년간 과도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전체 물류공급망에서 수익성이 가장 낮은 부분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호황기였던 2004년조차도 선사들의 수익률은 예년의 5%보다 두배 정도밖에 높지 않은 10% 안팎이었다"며 "선사들은 낮은 수익률로 인해 운임이 5% 떨어지거나 비용이 같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으로도 적자로 돌아서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 향후 컨테이너선 산업의 성장전망은 화물증가 및 지속적인 선복증가와 궤를 같이 하는 만큼 공정한 경쟁이 바탕이 될 때 선사들은 서로 상생할 수 있고, 하주와도 동반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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