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31 08:59

한중수교 15주년과 해운업계의 향후 나아갈 방향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수교를 맺은지 지난 8월 24일자로 꼭 15년이 됐다. 양국은 이념상의 장막을 벗어던지고 수교를 맺은 이후 특히 교역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궈냈다. 지난 1992년 첫 수교년도에 우리나라의 대 중국 무역은 64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작년엔 1,181억달러를 기록해 18배나 확대됐다. 이 수치 하나만으로도 양국관계가 15년 기간동안 얼마나 밀접한 위치에 와있는가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한중 양국의 협력관계는 수교와 함께 외교적 측면에서 뿐아니라 경제·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양국의 협력관계는 수직적, 수평적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며 동북아를 세계 주요 경제권으로 발전시켜 왔다. 양국의 수교에 큰 몫을 한 것은 해운분야의 교류였다. 해운교류는 양국간 수교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1992년 수교 이전인 지난 90년 9월에 인천/위해항로가 개설되고 그 다음해 12월 인천/천진간 카훼리항로가 신설됨으로써 양국간의 인적·물적 교류의 물꼬는 트였다. 이러한 해운교류는 한중수교에 있어 직접적인 가교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한중수교이후 해운분야는 이제 명실공히 양국간 경제협력의 주역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수교 당시 한중간을 운항하던 선박은 한중합작이었던 2개의 컨테이너선사와 2개의 카훼리선사 그리고 제3국 선사의 소수 선박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컨테이너항로에 41개사 98척의 선박이 운항하고 있고 카훼리항로에는 13개사 14척의 선박이 한중 양국간을 운항하고 있다. 양국 수교의 물꼬를 튼 해운교류는 그 어느분야보다 협력관계를 급속히 발전시켜 왔다. 수교 당시 연간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8만3천TEU에 불과 했으나 작년에는 2백49만9천TEU로 수교 당시에 비해 30배나 신장했다.

한중수교 이후 선사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물량을 수송키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든 한중항로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데는 1993년 8월부터 양국이 매년 해운회담을 통해 한중항로를 관리항로로 유지하면서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항로운영 방안을 모색해 온 결과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한중항로의 개방을 주장하면서 한중항로의 운영체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중국측의 항로개방 요구에 대해 우리측은 그간 한중항로가 특별관리돼 왔기 때문에 양국 선사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했다는 점에 대해 중국측을 이해·설득시킴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다만, 다른 모든 항로가 개방돼 있음에도 한중항로만 양국 정부가 직접 특별관리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점에 양국이 인식을 같이했다.

따라서 2002년 9월 제10차 해운회담에서 양국간 해운분야 현안사항은 해운회담을 통해 협의하되 카훼리·컨테이너항로의 신규개설 및 선박투입문제는 양국 민간협의체의 자율적 결정사항을 정부가 적극 지지하기로 함으로써 양국 민간협의체에 의한 항로개설 및 선박투입 체제가 정립됐다.

이제 한중항로의 운영과 관련 남은 숙제는 항로개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유경쟁의 잇점을 극대화 하는데 있다. 글로벌경쟁시대하에서 선사들은 한중항로가 계속 관리항로로 유지·보호되기를 기대하기보다 완전 개방 시장에서 자구노력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대응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다.

한중수교의 물꼬를 튼 양국의 해운업계가 보다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철저한 서비스 정신에 입각한 페어플레이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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