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1 09:20
상생경영을 표방했던 국내 택배업계가 때아닌 선두 다툼으로 시끄럽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이 최근 부동의 1위인 현대택배를 밀어내고 택배업계 선두에 오르자 현대택배를 비롯한 택배업체들이 대한통운이 발표한 물량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대한통운이 지난 18일 국내 택배업계 사상 한달 최대 물량인 925만 상자를 지난달 처리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1993년 택배사업에 진출한 대한통운은 97년 택배업계 1위에 올랐지만 99년 이후 현대택배에 밀리며 2위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한진에 추월당하며 업계 3위까지 내려앉았던 업체다.
대한통운은 그러나 지난 10월 택배 물량 2위에 오르면서 현대택배와 치열한 1위 다툼을 예고했고 11월 물량에서 현대택배를 앞섰다고 발표하자 현대택배 등 경쟁업체에서는 못믿겠다는 분위기다.
현대택배측은 "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이 불과 한달만에 200만 상자가 늘었다는 것은 택배 업계 상식상 이해할 수 없는 수치"라고 수긍하지 못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관계자는 "지난 10월 712만 상자의 택배 물량을 처리했지만 추석 연휴로 1주일 정도를 쉬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850만개 정도를 처리할 수 있었다"면서 "따라서 11월에 925만박스를 소화했다는게 전혀 무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경쟁업체에서 우리측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증빙 자료를 제시하라"면서 "올해 4분기 공시에서 11월에 925만 상자를 처리했다는 점을 당당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과 현대택배간의 선두 논란 속에 CJ GLS마저 대한통운의 발표가 나온 뒤 최근 인수한 HTH의 물량까지 합하면 지난달 945만상자를 기록했다며 1위 싸움에 뛰어들어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CJ GLS는 "지난 6월에 인수한 HTH의 물량이 이제는 CJ GLS 물량과 합쳐서 기록이 나오고 있어 사실상 우리가 택배업계 1위"라면서 "내년부터는 이같은 사항을 인정받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택배업체들은 "CJ GLS가 HTH를 인수했지만 아직까지 각자 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이를 합산해 계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대한통운과 현대택배의 택배 물량이 비슷해지면서 기 싸움이 심해져 발생한 현상"이라면서 "더구나 CJ GLS도 HTH 인수로 몸집이 커져 내년 택배업계의 선두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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