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11-11 11:17

[ 신물류경영기법 총망라 - TPL(Third Party Logistics) ]

“TPL이 왜 붐인가”

박철용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컨설턴트

1. TPL이란 무엇인가.
TPL은 Third Party Logistics의 약자이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제3자물류라
고 할 수 있고 또는 물류 전문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3자물류가 있다면 제2자물류도 있고, 제1자물류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
그렇다.
제2자물류는 제조업체 스스로 물류를 하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에서는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제1자물류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용마유통이
라든가, 일부기업에서 제2자물류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조
업체에서 직접 물류를 하는 제1자물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2. 기존의 물류와 TPL은 무엇이 다른가.
싸움을 할 때 흔히 듣는 “제3자는 빠져!”라는 말이 있다. 당사자가 해결
할 테니까 제3자는 빠지라는 이야기다. 제3자는 이해당사자가 아니니까 믿
을 수가 없고 따라서 당사자끼리 해결하겠다는 이야기지만 오히려 서로의
감정의 앙금만 남긴 채 결국 법이라고 하는 제3자에게 호소하게 된다.
물류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물류라는 문제를 제일 처음
에는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도 하고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을 시켜보기도 했
지만 여전히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문제를 흡족하게 해결한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문제를 남기고 있다.
오랜기간동안 물류를 해 본 기업은 나름대로 자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우리 회사의 물류서비스의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물류코스트는 얼마라는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비교해서 현재의 물류서비스 수준보다 높고 현재의 물류코
스트보다 저렴하게 물류를 해 줄 수 있는 물류회사가 있다면 위탁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신뢰성있게 고서비스 저코스트로 타사의 물량을 처리하여
줄 수 있는 것이 TPL이라고 하면 단순한 제3자물류라고 볼 수 없다. 물류전
문기업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싸움을 하더라도 단순한 제3자에게 의뢰하지 않고 신뢰성이 있고 능력이 있
는 판사에게 의뢰해야 하지 않는가.
기존의 물류는 경쟁의 원리가 결여되어 있지만 TPL(물류전문기업)은 경쟁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위해서 무한노력
을 하는 것이다.

3. TPL(물류전문기업)은 왜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이처럼 ‘TPL은 무한경쟁을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또 많은 기업의 물량을 동시에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트럭의 적재율을 높일
수가 있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
물류부문의 효율성 제고 방안」(97.11.9 발표)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도로
수송에서 비영업용이 수송량에서는 영업용의 3.8배인데도 수송비에서는 6배
에 이르는 등 비영업용 수송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자사물량을 취급하고 있는 경우는 적재율이 30 내지 40%정도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4. 외국기업은 TPL을 어느 정도 도입하고 있을까.
현재 가장 활발하게 TPL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기업들이다.
미국 물류성장율의 경우에 연평균 20 내지 30%정도의 성장율을 TPL부문에서
보이고 있다. 심지어 네바다 대학의 Dale.S.Rogers교수는 「로지스틱스의
미래」라는 저서에서 ‘향후 미국의 대부분의 물류는 TPL이 차지하게 될 것
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생산만 하면 물류는 외부 TPL(전문물류기업)이 수행을 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기업운영에 있어서 선진국일 수록 아웃소싱(Outsourcing)을 하는 경우가 많
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섬유공장을 진단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 실을 뽑아
천을 짜고 염색을 하는 과정을 하나의 공정에서 전부하는 것을 볼 수 있었
다. 일본만 해도 실만 전문적으로 뽑는 회사, 염색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
천만을 전문적으로 짜는 회사 등을 나뉘어 있다.
이렇게 하면 각각의 부분에서 최고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단 이
경우에는 타 회사에 대한 신뢰성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천을 짜는 회사가
실만드는 회사나 염색하는 회사를 믿지 못한다면 자체공정에서 실 만드는
공정이나 염색하는 공정을 함께 가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TPL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회사에서 생산한
모든 제품을 맡기면서 물류를 의뢰할 때에는 그 회사가 재고관리는 제대로
해 줄 것인지 수배송니아 보관은 제대로 해 줄 것인지에 대해 신뢰하지 않
으면 절대로 맡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물류전문기업에 대한 신뢰가 비교적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에서는 생산만 하고 물류전문기업에서 그
제품을 인수받아 토탈 물류서비스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물류자회
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만족도가 높지 못하다. 1990년에 일본의 수송경제신
문에서는 제조업체가 물류자회사에 만족하고 있는 경우는 23.5%에 지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TPL을 보다 촉진시키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3년전에 일본 롯데제과에 물류센터 견학을 의뢰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답
변이 자기회사의 물류센터는 없다는 것이다.
물류센터가 없으면 어떻게 물류를 운영하느냐고 하였더니 제품을 생산하면
전부 물류회사에 보내 물류는 물류회사에서 전부 운영하게 한다는 이야기였
다.
일본의 후쿠야마통운이나 토나이운수 등을 보면 유통업체나 화장품회사 등
의 제품을 토탈 물류서비스를 해주는 경우를 꽤 볼 수 있었다.
또 노무라상사 같은 잡화도매상의 경우는 산토이스(할인점)에 납품되는 물
량을 토탈 물류서비스로 처리해주는 이른바 TPL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5. TPL과 미래의 방향
한국의 TPL은 아직 초창기라고 볼 수 있다. 물류전문기업에서 토탈 물류서
비스를 해 줄 수 있는 물류기업은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물류전문기업은 수배송중심의 물류대행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 일부기업이 보관까지를 포함한 토탈 물류서비스를 지향해서 변화
하고 있다. 또 토탈 물류서비스를 하고 있더라도 제조업의 신뢰를 받아 재
고관리까지를 포함한 전 물류를 선뜻 위탁하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가 컨설
팅을 하고 있는 물류기업도 거의 수배송만을 위탁받아서 물류를 하고 있고
재고관리를 포함한 토탈 물류서비스는 현재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TPL이 활발히 구축되어 나가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물류전문기
업 사이에 신뢰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볼 수 있다.
양자의 신뢰관계는 다음과 같은 대화부분에서 잘 살펴 볼 수 있다. ‘물량
을 재고관리까지 포함해서 토탈 물류서비스로 해주겠다’고 물류기업에서
제조업체에 제안하자 ‘우리도 재고관리능력이 부족한데 물류기업에서 과연
재고관리까지 가능하겠는가?’하고 제조업체에서 의문을 표시했다.
이러한 불신이 신뢰관계로 바뀌는 시기가 TPL이 우리나라에서 꽃피는 시기
가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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