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4 09:08

폴슨號 對中정책 유화로 방향잡나

"환율문제 장기.포괄적 접근 필요".."中 성공이 美에도 도움"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주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13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대중 정책 구상을 이례적으로 소상히 밝혀 주목된다.

폴슨 장관은 이날 미 재무부에서 행한 연설의 대부분을 중국 문제에 언급하는 가운데 특히 위안(元) 환율에 대해 '장기적이며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및 블룸버그 등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향후 대중 환율 압력이 '완화될 것 같다'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그러면서 폴슨이 위안 환율을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경제개혁 압력에 포함시키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재무부 관리는 폴슨의 발언이 이런 식으로 분석되자 "잘못된 해석"이라면서 "중국에 대해 계속 환율개선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슨은 재무부 연설에서 "중국의 (경제적) 성공이 미국에도 유익하다"면서 따라서 "단기적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는 것보다는 '세대적'(generational) 관점에서 관계를 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 회견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헐뜯는 정치적 언동을 앞세워서는 안된다"면서 "대신 관계가 진정 세대적이어야 하며 서로가 경제적으로 연계하는 장기간의 전략적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널 회견에서 그는 또 "어떤 단기적 해결도 모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2년반쯤 후 본인이 (장관직을 그만두고) 떠날 때는 미중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돈독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 재무장관이 중국 문제를 이처럼 소상히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이런 식으로 가면 경제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음'을 폴슨이 경고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향후 '보호주의나 고립주의'를 택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폴슨은 저널 회견에서 미 의회내의 강한 반중 감정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찰스 슈머(민주)-린지 그레이엄(공화) 두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대중환율보복법을 제출했음을 지적하면서 "이번에 본인이 중국에 가서 (환율) 문제를 해결해올 것으로 (의회가) 기대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율보복법은 중국이 끝내 위안 가치를 현실적으로 더 높이지 않을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 제품에 27.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상원은 이달말까지 중국측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안을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은 민주.공화 양당의 충분한 지지를 받아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미 재무부 관리는 뉴욕 타임스에 "폴슨 장관이 취임 후 '의회에 이렇게까지 중국에 대한 반감이 많을 준 몰랐다'고 했다"고 귀뜀했다.

타임스는 폴슨이 회장직까지 포함해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에서 32년을 재직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경제를 포괄적으로 개혁시키려는 것이 그의 포부인 것 같다고 전했다. 폴슨은 재무장관이 되기 전 이미 중국을 70여차례 방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동안 대중 경제관계에서 전면에 위치해온 위안환율 문제를 뒤로 끌어내 중국의 전반적인 개혁이라는 큰틀 속에 함께 집어넣을 것임을 폴슨이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폴슨은 16일 싱가포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간에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후 19일 재무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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