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9-08 17:27
[ 부러운 이웃나라의 항만 - 해양수산부 趙南一 항만건설국장 ]
항만을 중요시하는 나라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가공수출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룬 나
라」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 「인구는 조밀하고 국토면
적이 크지않은 나라」가 어느나라인가 하고 묻는다면 혹자는 일본 아니면
한국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도서국가이고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이나 대륙으로
연결되는 북쪽지역이 차단되어 있어 섬아닌 섬나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수출입물동량 중 99.7%가 항만을 통한 해상수송에 의존하
게 되어 경제구조와 국제물류유통구조가 일본과 너무나 흡사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물류비용은 전체 제조업 매출
액의 11%수준으로 평가되어 우리나라의 17%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으로 알
려져 있다.
1995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총 매출액이 약 3백50조원 규모이므로 우리나라
물류비 지출을 일본수준으로만 낮출 수 만 있다면 통계적으로 1년간 제조업
매출액의 6%인 20조원이상의 원가가 절감될 수 있다.
우리나라 무역적자를 모두 메우고도 남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내륙수송비가 저렴한가 살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동경~
오사카를 연결하는 5백km 정도거리의 신간센열차 요금이 1만7천엔 무려 우
리 돈으로 13만원이 넘으며 일본 동북부지방에서 동경까지 트럭수송비가 대
당 1백60만원정도가 더 된다하니 육상운송비용이 매우 비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의 물류비가 일본보다 높은지를 분석해 보면 바로 우
리나라는 국토 및 지역개발이 내륙지향축으로 이뤄 진데 반해 일본은 해양
지향축으로 성장되었다는데 근원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경, 오사카, 요코하마, 고베를 비롯한 일본의 모든 대도시와 산업단지들
이 항만을 중심으로 한 임해지역에 발달되어 있어 원자재의 도입부터 생산,
소비, 수출 등 모든 경제활동이 바다와 가까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국제
및 육상 물류유통 거리가 짧고 구조적으로 단순하여 저렴한 물류비가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은 일본이 전통적으로 항만을 중요시하고 해양지향적인 국
토발전을 했기 때문인 것이다.
한·일 항만국장회의를 마치고
1995년 11월 제 1회 한일항만국장회의가 서울에서 발족된 이래 지난해에는
일본 동경에서 제2회 회의를 가졌으며 금년에는 제3회 한일 항만국장회의를
다시 서울에서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선 21세기 해운·항만 환경변화와 항
만의 대응전략, 항만개발을 위한 원활한 재원조달 방안 그리고 항만분야 교
류협력추진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특히 이번에는 회의 다음날 「21세기를 대비한 환경친화적 항만(EOD-PORT)
개발」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해양연구소에서 한일간 국제항만기술 심포
지엄을 열었다.
이 심포지엄에선 한일 양국에서 각각 2명씩 주제 발표자가 나와서 「친수공
간 등 환경을 고려한 항만개발 방향」과 「해수 순환 방파제 등 친수성 항
만구조물의 설계시공기법」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지명토론자와 일반토론
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동안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년 12%이상 급증하는 항만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하역기능위주의 항만개발에 중점을 두어 항만개발을 해 왔으나 아직
도 전국의 항만시설확보율이 65%에 불과해 전국주요항만에서 적체가 발생하
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친수공간(Water Front)개발, 친수·친해성 항만
시설이란 배부른 사람의 타령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우리의 과제
다.
이번 한일항만 심포지엄에선 일본항만의 환경에 대한 노력과 그간의 업적을
자세히 알게돼 우리나라 항만개발의 실무책임자로서 어깨가 무거워 짐을
느끼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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