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20 18:23
지난해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해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이를 우리 제품의 경쟁력 하락으로만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20일 '대미 수출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력산업의 대미 수출 감소는 원화 강세 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에도 일부 기인하지만 생산활동의 글로벌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보다 근본적 원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은 413억 달러로 전년보다 3.5% 감소,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의 21.8%에서 14.5%로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대미 무역흑자도 2004년보다 33억달러 감소한 108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대미 수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컴퓨터, 의류 등 5대 품목의 수출 감소가 뚜렷해 지난해 자동차는 14.1%, 무선통신기기는 26.5%, 반도체는 21.5%의 수출 감소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반도체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개시나 확대, 미국 컴퓨터 및 무선통신기기업체의 중국 등으로의 생산시설 이전 등을 고려하고 자동차와 반도체의 총수출이 지난해 각각 11%와 13.1%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대미 수출 감소를 제품 경쟁력 약화로만 볼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차의 앨라배마공장 가동으로 완성차 대미 수출이 줄어든 대신 현지 조립생산용 부품수출이 크게 늘었고, 무선통신기기도 세계 주요 업체들이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해 이들 국가가 대미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 컴퓨터 및 무선통신기기 업체의 해외 이전에 따른 수요 감소,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및 국내 업체의 현지 생산 증가 등이 대미 수출 감소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컴퓨터와 의류의 경우 개도국 제품에 경쟁력을 상실해 2001년부터 5년 연속 대미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생산시설을 점차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미국으로의 직수출은 앞으로도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주력산업에서 미국 및 제3국 현지생산을 통한 우회수출의 증가와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를 고려하면 단순히 대미 수출의 부진을 우리 제품의 경쟁력 하락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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