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1 10:44
<기획>한국포워더, 오지서비스 개척 활발… ‘나만의 경쟁력’ 밑거름
아프리카ㆍ남미 내륙지역까지 네트워크 구축, 우량파트너 선정이 관건
몽골 서비스, 10년새 오지 이미지 떨쳐, 높은 운송비는 여전히 숙제
최근 종합물류업 도입과 관련해 복합운송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산 위주의 대형물류업체 육성방안인 종합물류업 제도가 시행되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중소물류업체인 포워더(복합운송업체)의 어려움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특성화 전략은 어려움에 처한 포워딩업계가 취해야할 생존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성화전략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초대형 물류업체의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 중소물류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전략이란 점에서 이 지적은 다시금 생명력을 얻고 있다.
이중 오지서비스는 우리 포워더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부분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다년간의 시행착오와 손해를 감수하면서 진행한 몇몇 포워더들의 오지서비스 개발은 운송루트가 없어 발을 굴렀던 하주들의 갈증을 해소해 줬을 뿐 아니라 포워더들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인정받고 있다. 선사나 항공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지역에 대해 포워더들은 과감한 진출을 모색함으로써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운송영역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본지는 오지로 분류돼온 아프리카와 중남미, 몽골 지역을 중심으로 포워더들의 서비스개발 현황과 노하우, 애로점 등을 점검해보기로 한다.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과거 오지로 분류됐던 이들 지역이 최근에 들어선 그 개념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화물이 없어서 운송을 못한다 뿐이지 우리 포워더들은 언제 어디서든 운송이 가능하게끔 그에 대한 운송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은 모락스나 은산해운항공, 맥스피드, 앤씨엘, 골드웨이 같은 콘솔사들이 주축이 돼 운송을 주도하는 반면, 몽골 지역은 전통적인 북방 전문 포워더인 동서로지스틱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서중물류, 보고인터내셔널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더이상 오지가 아닌 오지서비스’
현재 아프리카를 서비스하는 포워더는 모락스, 은산해운항공, 앤씨엘, 맥스피드, 국민해운, 유라시아라인, 동주해운, 골드웨이, 해륙해운항공 등이다.
이중 비교적 정기적으로 주1항차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모락스, 은산해운항공, 앤씨엘, 맥스피드, 국민해운, 유라시아라인, 동주해운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메인서비스지역은 남아공의 더반,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를 비롯해 케냐의 몸바사 등 남부 아프리카다. 이들 지역은 정기선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륙지역에 비해 한결 운송이 편해졌다. 이중 요하네스버그는 더반에서 철송 환적으로 운송이 진행되며,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는 1달에 2항차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 지역을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PIL, MOL, 머스크 시랜드, 델마스, 피앤오 네들로이드, 함부르크 수드 등.
남부 아프리카는 이제 오지란 개념이 없어졌다. 예전엔 더반이란 항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큰 변동이 없는 한 주정요일 서비스가 진행되는 등 이들 지역은 유럽이나 구주, 아시아 등과 함께 메인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정기선 서비스 취항과 함께 콘솔사들은 주요 지역에 대해 현지 파트너와 계약을 맺고 1주일에 1항차씩 콘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지역으로 나가는 화물은 기계류, 레진, 자동차 부품 등 원자재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더반과 케이프타운까지의 운송시간은 23일 정도가 걸리며 요하네스버그는 이보다 이틀 정도 긴 25일이 소요된다. 포트루이스는 20일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싱가포르항의 심각한 적체로 이 지역 서비스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중동, 유럽, 미주, 아프리카로 가는 화물이 대부분 환적되는 싱가포르항이 성수기를 맞아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최근엔 보통 1달전에 예약을 해야 겨우 스페이스를 잡을 수 있거나 한주 이월되는 것도 다반사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싱가포르항의 화물적체로 함부르크 수드의 경우 한 때 홍콩항으로 환적항을 옮기기도 했으나 중국발 화물 러시로 인한 적체는 홍콩항도 마찬가지여서 다시 회항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중부 아프리카, 더반ㆍ유럽 통해
한편 나이지라아의 라고스, 튀니지의 튀니스 등과 모로코, 리비아, 르완다 등 북ㆍ중부아프리카 지역은 운송이 약간 까다롭다. 우리나라에서의 직기항 서비스가 없기 때문. 이들 지역은 아프리카 더반을 통하거나 유럽을 거치는 방법이 포워더별로 모색되고 있다.
더반을 통할 경우는 현지 파트너가 수배한 트럭킹이나 철송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반 환적은 유럽 환적보다 운송시간은 약간 짧지만 현지 파트너의 일처리 미숙과 최근의 싱가포르항 적체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운송시간은 더반에서 라고스까지 15~30일.
애로점으로 현지파트너가 더반에서 월 1항차로 북아프리카로의 콘솔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싱가포르항에서 적체돼 화물이 한주 늦게 더반에 도착할 경우 그 화물은 그 달 서비스를 넘길 수 밖에 없어 한달을 더 묶여 있어야 한다. 또 파트너 화물이 충분치 않아 컨테이너 콘솔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그 화물은 도착지까지 언제 운송될 지도 모르는 장기체화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이럴 경우 포워더는 하주한테 연락해 ‘스페셜 운임’을 주고서라도 보낼 것을 권고해야 한다. 장기간 방치된 사실을 가지고 나중에 하주가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
또 현지 파트너가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하주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한국 포워더로 전가되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 한 국내포워더는 북아프리카행 화물이 더반에서 장기간 방치되는 바람에 클레임에 걸리기도 했다. 장기방치된 화물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보내주지 않아 한국에선 그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던 것.
포워더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가 클레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할 뿐 아니라 소위 ‘배째라’식의 배짱대응으로만 일관해 결국 모든 책임은 우리가 질 수밖에 없었다”며 “잘못할 경우 운임의 몇배에 달하는 클레임 비용을 물어야 하는 등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더반을 환적지로 이용해 북아프리카 서비스를 하는 포워더들은 최근에 라고스 등지로 가는 화물은 아예 안받기도 한다고 전한다.
유럽을 통한 북아프리카서비스는 더반 이용시보다 운송시간은 많이 걸린다. 부산에서 해상으로 유럽까지 화물을 운송한 후 환적을 거쳐 다시 내륙운송이나 해상을 이용해 나이지리아나 튀니지로 보내지기 때문에 보통 운송기간은 2~3달 걸린다.
선사들도 아프리카 내륙서비스 뛰어들어
은산해운항공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맥스피드는 벨기에 앤트워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유럽항들은 아프리카보다 각종 항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포워더들의 서비스 대응력도 뛰어나 한국 포워더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유럽 환적은 월 2항차 정도가 서비스되나 선복문제와 화물집화문제로 정시성이 그리 보장되진 못한다.
한편 선사 중 피앤오 네들로이드와 델마스도 철송을 이용해 아프리카 내륙지역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앤오 네들로이드는 탄자니아 달에스살렘에서 현지법인을 통해 철송으로 우간다 캄팔라와 잠비아 루사카를 서비스하고 있다. 델마스도 현지 네트워크를 이용, 부산-포트켈랑-몸바사-캄팔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몸바사에서 캄팔라간 운송은 철송이 이용된다. 선사들의 오지 서비스는 대부분 하주 다이렉트 건이 많으며 운송시간은 대략 2~3달 내외가 걸린다.
케냐와 탄자니아 철송은 최근 탄자니아와 잠비아, 케냐 철도청들이 기존 철도에 대해 대대적인 보수공사 발표를 한데 이어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콩고, 브룬디, 르완다 등이 참가하고 있는 TTCA(Nothern Corridor Transit Transport Coordination Authority)가 내년 초부터 중부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대륙횡단철도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이쪽으로의 운송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남미서비스, 콘솔사들 주도
중남미서비스도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콘솔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은산해운항공, 앤씨엘, 맥스피드, 모락스, 골드웨이, 유라시아라인, 미라클2000, HK코리아, 상명해운 등이다.
물론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우르과이, 파나마 등 주요국들은 선사들이 정기선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진해운, K-라인, NYK, 머스크 시랜드, TMM, 함부르크 수드, 에버그린, 피앤오 네들로이드, CMA-CGM, 클란사 등이 이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는 선사들이다.
남미동안은 함부르크 수드, 에버그린 등 단독배선과 MOLㆍ피앤오 네들로이드 공동배선이 운항중이며, 서안은 에버그린 단독서비스와 K-라인ㆍMOLㆍ피앤오 네들로이드 공동배선이 취항하고 있다.
파나마 만자닐로는 TMM, 함부르크 수드, CMA-CGM, MOL, 한진해운 등이 운항된다.
이같이 취항선사들은 많이 있지만 최근 중국발화물의 영향으로 한국할당 선복이 많이 줄어 포워더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버그린의 경우 예전 200~250TEU였던 선복이 최근엔 100~150TEU 정도로 줄었다.
이에 따라 선사와 포워더들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포워더들은 선사들이 선박스케줄 변동을 제대로 연락해주지 않아 그에 따른 하주불만을 포워더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성토하고 있다. 또 외국적선사 위주로 서비스되다 보니 한국포워더와의 마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해운이 국적선사로는 드물게 파나마 만자닐로를 운항하고 있으나 선복 잡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포워더들은 전했다.
캐리비안이나 파라과이 등 비교적 직기항이 없어 오지로 분류되는 지역은 콘솔을 통하거나 환적운송이 이용된다.
캐리비안, 파나마 현지콘솔서비스 활기
캐리비안 지역은 파나마의 환적콘솔서비스로 활기를 띄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발 파나마행 화물들은 캐리비안이 목적지인 것들이다. 현재 파나마를 통한 캐리비안 서비스는 골드웨이, 은산해운항공, 모락스, 맥스피드, HK코리아 등 몇개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파나마에서 환적되는 화물은 코로드(한 컨테이너에 여러 회사가 싣는 것)가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파나마 정부에서 코로드를 금하고 있는 것. 따라서 파나마의 현지파트너가 자체콘솔화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파트너가 화물이 없어 풀컨테이너박스를 짜지 못할 경우 코로드도 못해 그 화물은 다음 항차로 연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주가 운송을 독촉해 부득이 풀컨테이너가 아닌 상태로 운송하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손해는 순전히 포워더들의 몫이 된다. 이때 현지 포워더가 손해를 공동책임지면 그나마 낫겠지만 여기도 배짱을 부리는 파트너가 많아 국내포워더들이 피해를 종종 입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리비안지역으로의 운송시간은 대략 30일 내외다. 부산에서 파나마까지 23일이 걸리고 파나마아서 캐리비안 지역까지 일주일 내외가 걸린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수리남 등의 중미지역은 파나마에서 4~5일이 걸리고 있다.
모락스는 드물게 캐리비안 지역중 미국령 쌍주앙을 마이애미에서 환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브라질내륙이나 파라과이 등의 내륙지역은 화물이 많지 않아 건별(CASE BY CASE)로 진행된다. 내륙지역에 대한 운송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항만을 찾아 그에 맞은 최적의 요건을 고려해 운송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파라과이의 경우 보통 가까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를 통해 환적한 후 트럭킹을 이용하게 된다. 이때 운송기간, 운임, 통관 등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각 국가별 부대운임과 통관규정의 차이로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기 때문.
포워더들은 남미지역은 하주들이 항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각 나라마다 통관법이 달라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삼바축제 등으로 운송이 한달간 늦어지는 경우에 대해 하주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브라질은 삼바축제 내내 휴일이기 때문.
남미 국가들 ‘통관법 제각각’…사전숙지 필수
또 남미 국가들은 부대운임에 대한 룰이 다를 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반입허용도 조금씩 달라 이를 사전에 숙지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은 군수물자와 위생물품에 대해선 CMPJ NO.(사업자등록번호)과 MCN NO.(아이템번호) 등을 요구하는데, 이를 수하인(consignee)에게 챙겨주지 못할 경우 운송이 안되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
남미 지역은 벌금도 센 편이어서 한번 벌금을 맞게 되면 이윤 챙기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앤씨엘의 경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브라질 빅토리아로 환적운송할 경우 서류를 파트너에게 정확히 확인받고 운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각종 규제로 B/L을 재발행해야할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를 대비해 현지 파트너에 B/L을 비치하는업체도 있다. 그러나 현지 파트너를 신뢰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DHL을 통한 특송으로 재발행된 B/L을 보내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초기엔 화물이 없어 빈 컨테이너 운송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물론 물건이 분실되거나 도난당하는 등의 피해도 감수해야 한다고 업체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파트너의 일처리가 늦거나 실수가 잦은 것도 문제다.
먼저 현지 파트너들의 회신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이다. 중남미 운송에서의 문의사항은 이메일을 통할 수밖에 없다. 남미와의 시차가 12시간 이상이라 전화를 통한 운송관련 문의는 힘들기 때문. 따라서 현지파트너들의 회신률 저조로 포워더들은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미처럼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실시간 회신은 필수임에도 그 지역 파트너들은 몇번 독촉을 해야 한번 받을까 말까한 상황이다.
이외에 물건에 손상이 있어 클레임 제기가 예상될 때 물건을 디배닝(devanning·물품불출)하지 않고 상황을 보고해줘야 하나 물건을 다 내준다던지, 디배닝하다 물건 분실한 경우 발뺌한다던지 하는 등 여러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이를 두고 “중남미 운송은 그쪽 에이전트를 끌고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매우 힘들다”며 “파트너와 싸우는 경우도 많다. 파트너 인식을 고쳐야 그 지역 서비스를 원활히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환적콘솔돼 중남미로 나가는 화물에 대해 중국포워더들이 국내포워더들을 상대로 소위 ‘운임을 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부산에서 환적콘솔을 진행하는 포워더는 자체창고를 보유한 은산, 모락스, 골드웨이, HK코리아 등. 이들 업체에 대해 중국 포워더들은 운임 견적시 타사 운임을 비교하며 운임을 심하게 깎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해당 포워더 관계자는 “한 컨테이너당 25CBM까지 채워야 채산이 나오는 현 상황에서 중국포워더가 운임을 자꾸 깎는 바람에 채산성 맞추기도 힘들다”며 “국내 포워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제값을 받아낼건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몽골서비스, 4개사 각축
한편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 몽골 서비스는 처음 동서해운에서부터 시작됐다. 지금은 동서로지스틱스로 분사한 동서해운의 북방물류팀이 지난 93년 처음 진출해 신강을 통한 울란바토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
이후 90년대 말부터 서중물류가 이 지역 서비스에 뛰어들었으며 2000년대 들어선 보고익스프레스와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도 가세했다. 최근엔 청조해운항공이 합류해 LCL콘솔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은 10년전에 비해 물동량이 많이 늘어났으며 운송루트도 중국에서 배정하는 열차가 정요일 서비스로 진행되는 등 상당히 좋아졌다. 10년 전엔 오지로 평가되던 이곳도 지금은 한국 포워더들의 적극적인 루트개발 노력에 따라 활발한 교역국가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근엔 MIAT(몽골항공)가 울란바토르-인천-일본간 항공서비스를 하고 있어 운송에 더 큰 활기를 보이고 있다. MIAT 취항 항공기는 대한항공에서 무상증여했다.
몽골지역은 부산과 광양, 울산 등에선 주2항차로 서비스되며, 평택항에선 주3항차 서비스된다.
화물은 부산에서 신강으로 해상운송된 후 철송이나 트럭킹으로 환적된다. 철송된 화물은 중국과 몽골 국경지역인 얼리안과 자이루드에서 한차례 환적된 후 목적지인 울란바토르로 도착된다. 총 소요시간은 보통 12일정도. 우진 관계자는 가장 빨리 가게 될 경우 8~9일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울란바토르까지의 모든 운송은 보세운송으로 진행된다. 항만이 없는 몽골은 울란바토르가 항만도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울란바토르에서 내륙지역으로 들어갈 경우 트럭킹이 이용된다. 기타 지역에 대한 화물 운송건은 거의 없지만 만약 있을 경우 현지 포워더의 수배로 트럭킹 운송이 진행된다고 포워더 관계자는 밝혔다.
주로 나가는 물품은 맥주나 과자류, 커피, 담배 등의 소비재와 자동차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서로지스틱스 문영군 과장은 이를 통틀어 기호품이라 칭했다. 생활에 필수적인 생필품은 아니기 때문.
동서와 서중, 우진 등은 소비재 위주를 운송하는 반면 보고는 중고차운송이 대부분이다. 한달에 한국에서 몽골로 나가는 화물은 1천TEU 내외로 이중 절반이 자동차다. 중고자동차의 경우 한때 분해된 부품으로 나가기도 했으나 몽골 세관당국에서 이를 금지해 현재는 완제품형태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운송비가 물건값의 1/3 차지
몽골로 들어가는 운송비는 매우 비싼 편이다. FEU 한개당 2천500달러가 든다. 이에 따라 물건값도 한국보다 더 비싸다.
예를 들어 1대에 1천달러하는 중고차 6대를 FEU 한개에 싣고 갈 경우 운송비가 더해진 중고차는 총 8천500달러에 달하게 된다. 자동차 가격의 1/3이 운송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예전엔 한번 쓰고 회수를 안하는 디스포잘(disposal) 컨테이너를 사용해 공컨테이너 회수 부담을 덜기도 했다.
한국보다 비싼 제품가격에도 이들의 기호품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포워더들은 전하고 있다. 자체 생산되는 생산품이 전무한 몽골의 산업환경 특성에 따라 소비재의 수입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 몽골 자국 생산품은 5%이하다.
특히 SK텔레콤이 현지에 진출해 있어 휴대폰 소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울란바토르 현지에선 휴대폰 통화하는 현지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몽골의 생활환경이 업그레이드 됐음을 반증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한 경제발전이다. 미국이 차관형태로 몽골에 경제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
주변 중국과 러시아의 사이에 낀 몽골의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우방만들기 전략인 것이다. 최근엔 도로나 건물, 교량공사에 따른 원자재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유선망 확충에 따른 전선도 증가품목 중에 하나다.
한편 현지 몽골하주들의 무분별한 수입은 포워더가 경계해야할 사항이라고 서비스업체들은 말한다. 높은 운임을 생각하지 않고 수입했다가 도착된 화물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찾아가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런 경우 운송포워더들은 운임을 십중팔구 ‘떼이고’ 만다.
운송루트가 개발돼 오지 개념에서 벗어난 몽골이지만 국민들의 의식은 아직까지 공정거래 등에 대한 개념은 희박하다.
이와 관련 포워더 관계자는 “결국 스탠다드 룰에 대한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겪는 문제다”며 “운송기간이 며칠 넘었다고 그만큼 물건값을 물어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몽골 하주들은 헤이그비스비 규칙 같은 국제운송법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기 때문에 면책사항 등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
몽골로의 운송은 몽골 포워더와의 파트너십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몽골엔 총 40여개의 포워더가 활동중인데 이중 CY를 보유한 규모 있는 회사는 5~6개업체에 불과하다.
몽골은 인텔리 계층들이 정치를 하거나 무역, 포워딩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포워딩은 고급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포워더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높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즉 몽골은 포워더들이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인 것. 철송상태도 우리와 같고 운송업에 대한 마인드도 인텔리 계층을 바탕으로 확산돼 있기 때문.
그러나 운영노하우등 ‘수업료’가 많이 필요한 곳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시장에 알려진 운임만 파악한 채 이보다 약간 낮은 운임으로 이쪽 시장에 들어왔다가 퇴출된 업체도 많다고 그는 전했다. 앞서 말한 각종 스탠다드 룰에 대한 희박한 개념도 진출 포워더를 발목잡는 요인이다.
또 시장이 좁아 영업 자체가 힘든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하주상황이 ‘빤한’ 상황에서 신규진출한 포워더는 결국 기존 포워더와의 경쟁만 가중시키는 것.
포워더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몽골이란 나라의 산업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진출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만 하는 현 상황에서 드나들 수 있는 화물의 양과 품목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금 어느정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는 하나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그는 또 “운송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제조업이 활성화되기도 힘든 요인이다”며 “몽골에서 나오는 의류가 있는데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 철송료와 해상운임, 미국 내륙운임 등으로 제품비보다 운송비가 더 높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몽골에서 나오는 질 좋은 광물을 들여오기 위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나 높은 운송비에 질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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