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선박 연료유가 나돈다”

중동일부국 선용유 대부분 가짜인 듯


오염물질과 자동차 폐유등이 섞인 가짜 선박용 연료유가 일부 중동국가에서 큰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발행된 해운전문지 페어플레이와 일본해사신문 등에 따르면 중동 머스켓(Muscat) 항만에서 급유되는 선박 연료유의 경우 70%정도가 불량 제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짜 선박 연료유를 사용하는 경우 대기오염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선박 엔진의 고장을 초래해 대형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제해사기구(IMO)와 세계표준기구(ISO) 등 국제기구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문제는 2년전에도 싱가포르에서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느??, 당시 연료유 품질 검사원들이 뇌물을 받고 저질 선박 연료유의 유통을 눈감아 준 혐의로 처벌된 사례가 있다.

최근 중동지역에서 선박 1척이 운항도중 바다 한 복판에서 엔진의 작동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결과 이 선박은 불순물이 섞여 있는 연료유을 해상에서 급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월 중순 중동의 푸자이라와 머스캣 항만 인근에서 연료유를 공급받은 선박의 경우 대부분이 가짜 선용유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최대의 선박 연료유 공급시장인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연료유 평가기관인 디엔브이 서비스에 의하면 위의 두 항만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에서 판매되는 선박연료유에는 염소계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가짜 선박연료유를 사용한 대형 유조선 한척이 최근 해상에서 엔진이 꺼지는 바람에 싱가포르항만으로 예인돼 대대적인 수리를 받았다고 밝혔다.

디엔브이는 또 지난 6월에도 자동차 폐유를 혼합해 선박연료유를 사용한 선박이 엔진 고장을 일으키는 등 최근들어 이같은 사고가 2건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짜 선박연료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연료에 포함돼 있는 오염물질로 인해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고압펌프가 막혀 선박 주기관으로 연료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가짜 선박 연료유를 만들 때는 대체적으로 재(ash), 물, 잡다한 종류의 금속물질을 섞거나 실리카 등이 포함돼 있는 정체 폐 잔류물, 또는 폐윤활유 및 유기 염소계 물질 등을 혼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선박연료유 품질 문제는 중동 뿐만아니라 다른 항만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연료유에 포함돼 있는 황 함유량이 지나치게 높으면 엔진의 부식을 초래할 수 있고 정제 폐 잔류물이 섞여 있는 선박연료유는 펌프와 연료분사기, 실린더를 막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엔브이의 홈방 국장은 2월에 중동의 푸자이라 항만에서 급유 받은 서납까운데 10척이상이 엔진 손상으로 수리를 받는 등 문제가 일어나자 즉각 경고조치를 발령했는데도 솔벤트 섞인 염소계 오염물질이 들어있는 선박연료유가 4월 중순까지 계속 시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마스캣항만에서 판매된 선박연료의 경우 디엔브이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70%정도가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는 유사 염소계 오염물질과 농도가 높은 나프탈린이 포함된 연료유를 사용한 선박가운데 적어도 2척이상이 연료펌프와 연료 밸브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가짜 선박연료유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급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각 항만의 연료유 공급업자를 확인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으나 불량 연료유 생산업자를 추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연료유에 물을 섞은 경우 고의적으로 오염물질을 첨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아 처벌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해운업계와 선박용 기자재 업체, 석유업계 등에서 안전항해와 환경보전을 위해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박엔진의 고장원인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선사의 경우 사용하는 연료유에 대한 사전품질 검사여부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사소한 엔진고장이라도 눈여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